가락시장 5대 도매상(도매시장법인) 소유주, 매출 분석(ft. 영업이익률 높은 알짜 회사)
최근 생활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생활 물가 중에서도 특히 과일 가격의 상승이 놀라운 수준이다. 과일 가격 급상승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원인 중 하나로 농산물의 유통구조가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은 단계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생산자 - 도매상 - 2차 도매상 - 소매상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높은 유통 비용을 유발해 결국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부담을 지우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농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가장 큰 도매상 5곳의 매출과 지배구조를 분석해본다.
가락시장 빅5 도매상(도매시장법인)
가락시장의 도매상은 도매시장법인이라는 형태로 영업 중이다. 도매시장법인은 산지의 농산물을 수집하여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일을 하는 농산물 유통회사다. 우리가 다큐3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본 경매사들이 이 회사 소속의 직원들이다. 사실상 생산자 다음으로 거쳐가는 유통 단계라고 보면 된다. 도매시장법인을 통해 중도매인에게 넘어가고 소매상으로 가는 구조이다. 현재 서울청과, 중앙청과, 동화청과, 한국청과, 대아청과, 강동수산, 서울건해, 서부청과, 강서청과 같은 민간법인과 농협, 수협 같은 공공법인이 도매시장법인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청과류 도매시장법인은 농협을 제외하면 동화청과, 서울청과, 중앙청과, 대아청과, 한국청과 5곳이다.
동화청과
동화청과는 신라교역이라는 회사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신라교역은 원양어업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이다.
가락시장 청과 도매법인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동화청과의 2023년 매출액은 392억원에 달하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76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66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20%에 가까운 수익성 높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서울청과
서울청과는 철강업을 하는 고려제강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철강회사가 도매시장법인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의아하다. 서울청과의 2023년 매출액은 약 331억원, 영업이익은 약 81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84억원 수준이었다. 서울청과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중앙청과
중앙청과는 건설회사인 태평양개발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평양개발은 범 아모레퍼시픽 그룹(서씨 집안)에 속해있는 회사다. 중앙청과 역시 범 아모레퍼시픽 그룹 소속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청과의 2023년 매출액은 약 347억원, 영업이익은 약 79억원, 당기순이익은 68억원이었다.
대아청과
대아청과는 호반프라퍼티가 51%, 호반걸설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호반그룹 계열의 회사다. 건설사가 도매시장법인을 운영한다는게 다소 의아하다. 대아청과의 2023년 매출은 약 231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50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3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청과
한국청과는 더코리아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참고로 더코리아홀딩스는 학교법인 서울학원 일가에서 운영하는 경영컨설턴트 업체이다. 한 마디로 도매법인을 사학재단이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청과의 2023년 매출액은 약 349억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68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67억원이었다.
정리
가락시장 청과 도매시장법인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 이상이었다. 주식 투자에서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영업이익률 20% 이상의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감안해보면, 도매시장법인은 수익성이 높은 알짜 회사들이라고 판단해볼 수 있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인지 5개 도매법인 모두 상장 회사가 아닌 비상장 회사 형태로 운영중이었다. 농사나 농업과 관련된 기업에 속한 도매법인은 한 곳도 없었고 건설사나 사학재단, 철강회사 등 농업과 관련 없는 법인들이 모회사였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름이 잘 알려진 대기업, 스타트업보다 이렇게 숨어있지만 안정적으로 돈을, 그것도 현금을 빨아들이는 기업이 더 좋은 기업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