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군산상회 계절모둠회 후기(ft. 노량진 회 2인분 최저 가격)
겨울이 가기 전에 가족끼리 회를 한 접시 먹기로 했다. 회를 어디서 살까하다가 평소에 아이와 함께 가보고 싶었던 노량진 수산시장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회를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수산시장의 모습과 분위기도 경험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1층에 있는 군산상회에서 구입한 계절모둠회 후기를 남겨본다.
노량진 수산시장 회 주문 - 인어교주해적단
인어교주해적단은 이미 유명해진 어플이다. 거의 수산물, 회 분야의 '배달의 민족' 느낌이다. 어플로 미리 주문을 하고 결제를 하면 예약된 시간에 포장된 회를 찾아갈 수 있다. 이번에 처음 써봤는데 정말 편리했다.
인어교주해적단의 출시 이후 노량진 수산시장의 눈탱이와 바가지는 거의 사라졌다. 실시간 가격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상인들이 제시하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회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옆 가게에서 광어회 한 접시를 5만 원에 판다고 어플에 나와 있는데 7만 원에 판다고 하는 횟집이 살아남을 수가 없다.
과거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회 가격도 안 써있고, 흥정에 따라 가격이 고무줄처럼 변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회의 가격을 공개하고 있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를 파는 횟집들의 모습을 보니 인어교주해적단 어플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바가지를 쓰거나 호갱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노량진 수산시장 - 군산상회
어플에서 여기 저기 횟집의 가격을 비교해봤는데 횟집마다 가격이 대동소이했다. 차이가 나도 5,000원 ~ 1만 원 정도였다. 어차피 회를 많이 먹지도 않을 거고 회로 배를 채울 생각은 없었기에 가장 작은 사이즈의 메뉴를 찾았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2인분 회 가격은 5만 원이었다(1인분 최저 가격은 3만 원 정도). 5만 원 짜리는 광어, 숭어, 연어 등 여러 생선회가 섞인 메뉴였고, 6만 원 이상 메뉴들은 광어나 우럭처럼 단가가 높은 회로만 구성된 메뉴였다.
내가 선택한 횟집인 군산상회는 연어, 숭어, 광어, 참돔이 섞인 계절모둠회 세트를 5만 원에 팔고 있었다. 집에서 포장 주문을 하고 예약된 시간이 조금 지나서 찾으러 갔다. 찾으러 가니 주문한 회는 냉장고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랩핑 아래에는 주문자인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군산상회는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사장님의 인상이 선해보이고 나쁘지 않았다.
군산상회 - 계절모둠회 양과 후기
집에 와서 포장해온 계절모둠회를 꺼내서 먹었다. 회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보냉팩에 담겨서 포장되었다. 회와 함께 초장, 와사비, 간장, 쌈장 소스가 같이 들어있었다. 필요 없는 초밥용 초도 들어있었는데 잘못 넣어준건지 원래 주는건지는 모르겠다.
군산상회의 계절모둠회는 기대보다 실망이 컸다.
가장 실망한 부분은 양이었다. 비교적 저렴한 횟감인 연어와 숭어가 들어가 있음에도 양이 많지 않았다. 회의 식감은 탱탱했고 맛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양이 부족했다. 회는 적고 무순이 차지하는 부분만 많았다. 회의 양이 2인분 치고 다소 적다고 느껴졌다. 아이는 거의 먹지 않고 우리 부부 둘 만 먹었는데도 다 먹고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노량진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워졌다. 신선한 회를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먹기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건데 더 이상 노량진 수산시장의 회 가격이 그리 싸지는 않은 것 같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다녀오고 나서 동네에 있는 하나로마트 수산 코너에 가서 광어회를 봤는데 비슷한 양의 회가 5만 원에 판매중이었다. 먹어보지 않아서 회의 질과 신선도는 모르겠지만, 회만 먹기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리
역시 가격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일까? 군산상회가 다른 매장에 비해 회 가격이 쌌기 때문에 양이 적었던 것일까?
아니면 인어교주해적단과 같은 플랫폼 어플의 등장으로 회 가격은 횟집마다 비슷해졌지만, 플랫폼에 지불해야하는 수수료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과거에 비해 나빠진 것일까? 과거에는 일부는 싸게 사고 일부는 비싸게 샀는데 평균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다면, 지금은 대부분 비슷한 가격에 사고 평균 가격은 오른 것일까? 인어교주해적단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단통법이었던 것인가? 회를 먹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앞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은 시장 구경을 하거나 친구들과 모임이 있을 때 방문해야지 개인적으로 회를 먹기 위해 방문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가성비가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