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좌충우돌 아빠의 육아휴직

발달 느린 44개월 아들 모습 정리(ft. 짝 언어 치료와 유아 체육 학원)

Path Follower 2024. 6. 1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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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갑자기 더워졌다. 무더운 더위가 우리 가족을 찾아왔다. 새로 이사온 집에서 맞이하는 첫 여름인데 아들과 함께 잘 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들이는 강아지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항생제를 2주일 넘게 먹고 있다. 의외로 여름에 에어컨 바람 때문에 그런지 감기가 잘 걸리는 것 같다. 올 여름을 아들이가 건강하게 보내길 바라며 44개월 아들 발달 기록을 정리해본다.

 

 

44개월 아들 발달 모습

짝 언어치료 시작

다니던 발달 센터에서 혼자 하던 언어 치료 수업을 짝끼리 하는 언어 치료 수업으로 변경했다. 아이가 기본적인 언어발달은 다 됐다고 판단이 되어 단순 표현보다는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서 연습을 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짝 수업을 신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년생 동갑내기 남자 아이와 짝이 지어졌고, 다행히 서로가 서로를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아직까지 수업이 계속 잘 진행 중에 있다. 같이 짝을 하게 된 아이를 한 번도 만나보진 못했지만(센터로 아이를 외할머니가 데려간다), 우리 아들보다 말도 조금 더 빠르고 발달도 조금 더 됐다고해서 보고 배울 게 있을 듯 싶다. 

 

아쉬운 점은 짝 치료라고 해서 치료비용이 개인 치료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다. 개인 언어 치료도 한 시간당 8만원이었는데, 짝 언어치료도 같은 금액은 8만원이다. 

 

 

아빠 사랑해요

 

이 날은 평생 기억될 날일 듯 싶다. 아들이가 퇴근한 아빠를 보고 거실에서부터 현관까지 손을 벌리면서 우르르르 뛰어와 아빠를 안아주며 "아빠 사랑해요"를 말했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빠를 안아주는 아들이의 몸이 참 따뜻했고 아빠에게 하는 사랑한다는 말이 세상 그 어떤 사랑한다는 말보다 아름답게 들렸다. 아들이를 들어서 꼭 안아주고 아빠도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더니 아들이가 좋아했다.

 

아빠들이 힘들지만 자식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나도 조금은 알 것 같은 하루였다.

 

44개월 아들이

 

 

퇴근 인사

아빠 사랑해요를 들은 이후, 아빠가 퇴근하면 아들이가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아들 특유의 말투로 "다녀 오셨어요~~"를 하는데 인사를 할 때마다 폭풍 칭찬을 해주고 있다. 아들에게 퇴근 인사를 받으면 쌓였던 피로가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 언제 이렇게 컸는지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고, 언제까지 이렇게 퇴근 인사를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반문하기

아들이의 언어가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대화하면서,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노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다. 서로 좋아하는 자동차, 색깔, 놀이를 물어보고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놀이를 한다. 역할을 바꿔서 하기도 하고 아빠가 한 번 보여줬던 놀이 패턴이나 놀이 때 했던 말을 바로 혹은 며칠 뒤에 따라하거나 다른 형태로 살짝 바꿔서 하는 모습도 보인다.

 

퇴근 하고 엄마가 저녁 준비를 할 동안 아들과 놀면서 대화하는 시간이었다. 아들이에게 "유치원에서 뭐했니?"라고 물으니 친구들이랑 자동차 놀이를 했다고 했다(자동차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그리고는 이어서 아들이가 "아빠는 오늘 뭐했어요?"라고 반문을 했다. 대화를 하면서 이렇게 반문을 바로 들어본건 처음이라 기억에 남았다. 이제 정말 대화다운 대화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율휴업일

올해 현충일은 목요일이어서 금요일만 쉬면 연휴가 가능했다.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현충일 다음 날을 자율휴업일로 정했다. 사실 일반 직장인 입장에서 학교의 자율휴업일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다. 부모가 출근해 있을 동안 아이를 봐줄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날 아빠도 휴업일이라 아들을 봐줄 수 있었다(아쉽게도 엄마는 출근을 해야했다). 

 

그래서 아들과 단 둘이 하루 종일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름하야 남자들의 데이트 시간이었다. 새로 개통한 GTX-A 노선을 타고 동탄 롯데백화점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GTX는 정말 빨랐고, 동탄 롯데백화점은 넓고 시원하고 파는 음식들도 맛있었다. 

 

동탄에서 아들과의 데이트

 

자율휴업일 덕분에 오랜만에 아들과 하루 종일 붙어서 생활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동탄에 다녀온 자세한 후기는 아래 글에 있다.

 

GTX 타고 분당에서 동탄 가는 방법 3가지(..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GTX 타고 분당에서 동탄 가는 방법 3가지(ft. 구성역의 필요성)

올해 3월 GTX-A노선이 부분 개통했다. 수서에서 동탄역까지 개통했는데 중간 정차역 두 곳인 성남역과 ...

blog.naver.com

 

 

우문현답

아들이가 운동 신경이 둔하다. 부끄럽지만 44개월인데도 양발 점프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유아 체육학원을 이번 달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원장님 왈, 2~3달 정도 다니면 양발 점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2024.06.05 - [육아 일기/좌충우돌 아빠의 육아휴직] - 분당 영유아 체육학원 아이앤짐 후기(ft. 수강료, 프로그램)

 

분당 영유아 체육학원 아이앤짐 후기(ft. 수강료, 프로그램)

분당은 참 살기 좋은 곳이다. 교통도 좋고 공원도 많고 상점이나 학원 같은 생활 인프라 시설도 풍부하다. 분당신도시를 벗어나지 않고도 생활 속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

pathfollower.tistory.com

 

 

집에서도 운동신경을 조금이라도 키워주고자 킥보드를 꺼내서 연습시키고 있다. 날이 더워 저녁에 타러 나가려고 했는데 아들이가 킥보드를 타기 싫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을 설득하고자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인 솔민이랑 규빈이가 킥보드를 잘 타는 이유는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듣고 있던 아들이 한 마디를 날렸다. "규빈이는 킥보드 없던대?"

 

사실 아빠도 솔민이랑 규빈이가 킥보드를 얼마나 잘 타는지 알지 못한다. 한 번도 타는 모습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충 둘러대서 말한건데 아들이가 아빠 논리의 허점을 정확히 찌르고 들어온 것이다. 만 3세 아이에게 허를 찌른 내 모습에 아내는 재밌다며 킥킥 웃었다. 허허.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 나도 웃었다. 앞으로는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해봤다.

 

유아 체육학원에서 운동중인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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