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야구장 건설 계획 발표 - 성남 중립 경기 및 프로 야구단 유치 가능성 분석

성남시에서 성남종합운동장을 개발해서 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글에서는 성남시의 야구장 건설 계획을 살펴보고, 성남시에서 원하는대로 프로 야구단 유치와 중립 경기 개최가 가능할지 가능성을 분석해본다.
성남종합운동장 - 개요
성남종합운동장은 성남시 중원구 모란역 인근에 있는 종합운동장이다. 성남종합스포츠센터, 하키경기장, 보조경기장이 같이 운영 중에 있다. 성남종합운동장은 잠실주경기장처럼 축구경기와 육상경기를 모두 치를 수 있는 종합운동장 형태이다. 그러나 1984년 완공 당시에는 하키장으로 건설되었고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하키 경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키장의 수요가 많지 않아 축구장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성남에는 이미 탄천종합운동장이라는 조금 더 나은 시설의 종합운동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성남을 연고로하는 축구 구단인 성남FC도 탄천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성남종합운동장은 현재 성남FC의 보조 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리하면 현재 성남종합운동장은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남종합운동장 - 야구장 개발 계획
성남시에서 2024년 10월에 성남종합운동장을 야구장으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 축구장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폐기하고 야구장 건설로 돌아선 것이다. 성남종합운동장을 개발하면서 바로 옆에 있는 중원구청도 호피스텔과 함께 복합 개발하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성남 구시가지 재건축과 함께 관공서와 공공시설도 재건축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성남시의 궁극적 목표는 새로 짓게될 야구장에 프로야구 구단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는 장기 목표이고 단기 목표는 프로야구 중립 경기를 유치하는 것이다. 야구장 유치를 통해 구시가지의 지역 상권을 살리고 노후화 되고 기능을 상실한 종합운동장 부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성남시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과 3년 뒤기 때문에 생각보다 사업 진행을 빠르게 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중립 경기의 뜻과 프로야구 중립 경기 역사
스포츠에서 중립 경기란, 홈팀도 원정팀도 관련이 없는 제3지역에서 하는 경기를 말한다.
프로야구에서는 과거에 구단의 연고지에 상관없이 한국시리즈 5, 6, 7차전을 서울에서 중립 경기로 진행한 적이 있다. 서울에 인구가 많고 지방 야구장의 관중 수용 인원이 부족하다는 명분으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서울을 연고로하는 팀에게 유리했고, 2010년대 들어 지방 야구장들이 속속 신축되면서 2016년부터 한국시리즈 서울 중립 경기 규정은 사라지게 되었다.


이후에도 프로야구에서 중립 경기는 종종 등장했는데, 코로나19와 올림픽 등으로 정규 시즌이 늦게 끝나서 11월에 한국시리즈를 하게된 2020, 2021년에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가 중립 경기로 진행되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NC 다이노스인데,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구장이 아니고, 서울의 고척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고척돔에서 '집행검 세레머니'를 했는데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한국시리즈 외에 중립 경기가 열린 경우도 있는데, 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열린 경우이다. 2000년대에 제주도에 있는 제주 야구장에서 올스타전과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그러나 제주도까지 이동이 불편한 점, 제주 야구장의 시설도 열악한 점, 흥행 성적이 좋지 않은 점 등 복합적인 이유로 2011년부터는 제주도에서 야구 경기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성남 야구장 - 중립 경기 가능성 분석
이와 같이 중립 경기는 프로야구에서 흔치 않은 사례이다. 연고지 외 지역에 쓸만한 야구장이 없다는 이유도 중립 경기를 어렵게하는 현실적인 요인이지만, 프로야구는 연고지 제도가 매우 잘 정착되어있기 때문에 연고지 이외 지역의 야구장에서 야구를 한다는 게 팬들 입장에서는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울산, 포항, 청주에서는 각각 롯데, 삼성, 한화가 정규시즌 중 3 ~ 6경기 정도를 진행하고 있다. 제2홈구장 개념으로 홈 경기중 일부를 홈구장 외 지역에 있는 야구장에서 진행하는 것이다(롯데의 연고지는 부산, 삼성의 연고지는 대구, 한화의 연고지는 대전이기 때문에 엄밀히 이야기하면 제2홈구장이 아니고 중립 경기의 개념이기는 하다). 성남에 새로운 야구장이 생긴다면, 위와 같이 제2홈구장 개념으로 일부 경기를 유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구는 현재 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도시 연고제를 채택하고 있다. 성남시는 경기도에 속해있으며, 경기도 도시 중 유일하게 야구 연고지가 있는 도시는 수원, 수원을 연고로 하는 야구단은 KT 위즈이다. KT 위즈 수원 홈경기의 일부를 성남에서 열도록 하는 게 성남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잠실야구장 신축 공사 기간 동안 LG나 두산의 홈경기 일부를 개최하는 것이다. 현재 잠실야구장은 2026년 착공에 들어가 2032년 새로운 야구장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따라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 동안 LG와 두산은 잠실야구장을 쓸 수 없다. LG와 두산 모두 위 기간에 잠실종합운동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서 홈경기를 치르게 된다.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잠실종합운동장은 야구 전용 구장도 아니고 임시 구장이기 때문에 잠실 신축 구장 공사 기간에 성남에 신식 야구장이 생긴다면, 일부 경기를 잠실과 가까운 성남 신구장에서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성남 야구장 - 프로구단 유치 가능성
성남시의 궁극적인 계획인 프로 야구단 성남 유치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매우 낮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현재 10구단 체제도 8개 구단 시절 대비 질적 하락이 눈에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인구도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서 추가로 야구단이 더 생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성남에 프로 야구단을 유치하려면 기존 야구단의 연고지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가능성이 매우 낮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연고지를 바꾼 경우는 두산(충청도 → 서울)과 현대(인천, 경기, 강원 → 서울)밖에 없다. 야구는 프로 스포츠 중에서 연고지 제도가 가장 뿌리 깊게 내린 스포츠라 연고지를 바꾸는 것은 팬들에게 매우 격렬한 저항을 받게 된다.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 스포츠 특성상 팬들의 저항을 극복하고 새로운 연고지에 정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무려 서울로 연고를 옮긴 히어로즈가 여전히 인기 순위 하위 구단이란 것이 프로야구에서 연고지가 갖는 의미를 대변해준다(물론 히어로즈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연고지 문제 때문만은 아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