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아기 용인 농도원 목장 방문 후기(ft. 주차, 점심, 체험, 예약 정보)
5월 연휴를 맞아 30개월 된 아들과 함께 용인 농도원목장에 다녀왔다. 농도원목장은 1973년에 설립된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목장이다. 서울과 가깝고 체험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어서 학교 현장체험학습 장소로도, 가족끼리 낙농체험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농도원목장에 다녀온 후기를 예약부터 체험까지 정리해서 남겨본다.
농도원 목장 - 예약
농도원 목장은 미리 예약한 사람만 출입해서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매월 첫날에 다음 달 예약분이 열리는데 예약 경쟁이 꽤나 치열하다. 개인 체험은 주말이나 공휴일만 예약 가능하다. 나는 정말 운이 좋게 들어갔을 때 마침 예약 취소분이 있었는지 예약 가능한 날짜가 있어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일기예보를 통해 계획된 체험이 취소되기도 한다.
※ 농도원 목장 홈페이지 링크
https://www.nongdo.co.kr/index.php
농도원목장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가족(개인)체험 예약 안내> 6월 가족(개인)체험은 모두 마감되었습니다. 현재 5월, 6월 주말 가족(개인)체험은 모두 마감되었으며 취소 잔여 추가 접수는 예약창이 재오픈됩니다. 7월 가족(개인)
www.nongdo.co.kr
농도원 목장 - 교통편과 주차
거주하고 있는 분당에서 농도원목장까지는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정체가 없는 환경에서 약 50분 정도 소요되었다. 농도원목장까지 도로가 잘 놓여있어 차로 이동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농도원 목장 내부에 주차 시설과 안내가 잘 되어있어 주차 걱정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농도원 목장 체험프로그램 - 내용과 비용
농도원 목장 체험프로그램은 아래와 같다.
목장 체험 비용은 2023년 현재 어른 3만 원, 아이(24개월 초과) 2만 5천 원이다.
농도원 목장 - 도착
목장에 도착하니 조를 알려주었다. 1조부터 4조까지 있었고 각 조별로 같이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다. 조별 차이는 프로그램 순서와 시작 시간만 다르고 내용은 동일했다. 한 조의 규모는 약 40명 정도였다. 프로그램 시작 시간은 10시 20분이다. 1,2조가 10시 20분 정각에, 3,4조는 10시 35분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목장에서 10시까지 도착하라고 안내받았는데 10시에 맞춰 도착했다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다. 늦는 건 곤란하지만 일찍 가도 목장에서 풀을 먹고 있는 임신한 젖소를 보는 것 말고는 별로 할 게 없다. 시간에 맞춰 가는 걸 추천한다.
목장 초입에 젖소가 풀을 먹는 곳에 가느다란 선이 하나 있는데 약한 전류가 흐르고 있어서 만지면 전기가 느껴진다. 그런데 아무 안내문이 없어서 어린 아이들에게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목장 측에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 아기를 데려가는 분들은 주의하시기를 바란다.
농도원 목장 - 오전 프로그램 시작
우리 가족은 3조로 배정되었다. 3조는 치즈 만들기, 젖소 젖 짜기 체험을 오전에 진행했다.
치즈 만들기 체험
치즈 만들기는 교육관 건물 1층에서 진행된다. 네모난 치즈를 손으로 으깬 후에 뜨거운 물로 녹여서 길쭉한 스트링 치즈로 만드는 체험이다. 물이 뜨거울 때 치즈를 늘어뜨려야 길게 되는데 생각보다 뜨겁다. 어린아이가 혼자 하기는 쉽지 않고 보호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30개월 아들이는 치즈 먹기를 좋아하지 않아 치즈 만들기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체험은 온전히 아빠 몫이 되었다. 잘 못해도 직원분이 와서 도와주시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즈 맛은 꽤나 훌륭한 편이다. 바로 먹을 수 있는데 먹고 남은 치즈는 포장해서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젖소 젖짜기 체험
젖소 젖짜기는 암소 젖소의 젖을 직접 손으로 짜서 우유를 뽑아내보는 체험이다. 말씀을 재치 있게 하시는 직원분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우리가 젖을 짠 젖소의 이름은 태어난 지 2년 된 엘사였다. 젖소는 2년만 키워도 몸무게가 600kg이 되고 송아지도 두 마리나 낳는데, 인간은 2년 키우면 겨우 걷고 말하는 수준이 된다(이 시점에서 살짝 현타가...). 젖소는 체온이 인간보다 2도 높아서 만져보면 따뜻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만져보니 따뜻했다. 30개월 아들이는 팔이 짧아서 아빠의 도움을 받고서야 간신히 젖소의 젖을 만져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젖을 짜야했다.
농도원 목장 - 점심
오전 프로그램이 끝나면 점심 시간이다. 우리 조는 11시 50분부터 1시 10분까지가 점심시간이었다.
점심은 목장 밖으로 나가 먹고 와도 되고, 도시락을 가져와서 먹어도 된다. 실내에서 도시락을 먹을 장소가 있긴 있으나 협소하고, 대부분은 목장 가운데 잔디밭에서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가져온 도시락을 먹었다. 캠핑 의자에 테이블, 아이들이 놀 공과 놀이기구, 버블건까지 가져온 가족이 있는 반면, 우리처럼 돗자리만 하나 가져온 가족도 있었다. 바람이 좀 강해서 다소 추웠던 것 말고는 잔디 관리 상태가 좋아서 앉아서 밥을 먹는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다.
농도원 목장 - 오후 프로그램 시작
3조의 오후 프로그램은 트랙터 타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송아지 우유주기, 양 건초주기 체험 순서로 진행되었다.
트랙터 타기
트랙터는 두 번에 나눠서 탄다. 목장 한 바퀴를 도는데 비포장도로를 돈다. 따라서 진동과 충격이 굉장히 심하다.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소리를 막 지른다. 운전하시는 분도 브레이크를 갑자기 밟기도 하면서 나름 재미를 주신다. 참고로 트랙터 타기는 30개월 아들이가 가장 좋아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아이스크림 만들기
얼음물과 소금, 우유만을 활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체험이다. 우유만 넣으면 맛이 없어서 초코, 딸기, 바닐라 가루 중 희망하는 가루를 같이 넣어준다. 차가운 얼음 위에 놓인 우유를 거품기로 계속 저어야 하는데 팔뚝이 꽤나 아프다. 역시나 30개월 아들이가 직접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이 손을 잡고 몇 번 같이 젓고 아이는 이내 흥미를 잃었다. 역시나 남은 건 아빠몫이었다.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우유 한 팩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스크림 양이 상당함에 놀랐다.
송아지 우유주기 / 양 건초주기
마지막 체험은 송아지 우유주기와 양 건초주기였다. 목장주로 추정되는 분이 안내해주신다. 목장에 대한 소개와 목장에 심어져 있는 식물들도 설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송아지들에게는 우유통에 담긴 우유를 주는데 송아지들이 매우 빠르고 힘 있게 잘 빨아먹는다. 30개월 아들이는 점심 먹고 졸음이 몰려온 나머지 모든 활동에 흥미를 잃었다. 간신히 우유통을 잡게 해서 체험시켰다. 아들이는 그저 "아반떼"를 외치며 차로 가자고 조르기만 할 뿐이었다. 양 건초주기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손을 씻고 체험을 마쳤다.
정리 - 30개월 아기에게 목장 체험은 다소 이르다
목장 체험을 신청하며 30개월 아이가 잘 할수 있을까 고민하며 했는데, 역시나 30개월에게 목장 체험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발달이 빠른 아이라면 모를까 가뜩이나 평균 발달보다 느린 아이에게 치즈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은 난이도가 높았다. 체험에 온 아기들을 보니 4살 아기들은 별로 없어 보였고, 5살 이상되는 아기들이 많아 보였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관심을 보이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년 봄에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