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좌충우돌 아빠의 육아휴직

43개월 아들 발달 기록(ft. 5살 유치원 운동회 활동)

Path Follower 2024. 5. 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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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느새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이래저래 바쁜 달인 5월이 찾아왔다. 아직까지는 맑은 날씨와 비오는 날씨가 교대로 이어지고 있다. 날씨와 다르게 43개월 된 아들이는 언제나 맑음이다. 유치원에 너무 잘 적응해버린 43개월 아들의 발달 모습을 기록해본다.

 

이마트와 삼마트

장을 보러 이마트에 다녀왔다. 이마트를 가고 있는데 아들이가 어디를 가느냐고 물었다. 이마트에 간다고 했더니 아들이가 삼마트에 가야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응? 어디라고" 하니 아들이가 삼마트라고 또박또박 말해주었다. 삼마트가 어딘지 고민했는데 생각해보니 아들이가 이(2)마트를 삼(3)마트로 바꿔서 말한 것이었다. 요즘 숫자 공부에 재미를 붙였는지 숫자 세기를 많이 하는데 그래서 이런 개그를 하는 것 같았다. 그저 귀엽다.

 

숫자 세기도 많이 늘어서 20까지 숫자를 셀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숫자를 많이 빼먹었었는데 이제 빼먹지 않고 정확하게 센다. 엘리베이터에서 바뀌는 숫자를 보고도 잘 따라 읽는다. 신기하다.

 

더러워지는 옷

유치원에서 온갖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거의 매일 옷이 더러워져서 온다. 물감, 흙 등이 안 묻어 오는 날이 없을 정도다. 운동화에는 거의 매일 모래가 들어있다. 손에도 물감과 싸인팬이 묻어 있는게 예삿일이다. 유치원에서 모래 놀이, 텃밭 가꾸기, 숲 활동, 미술 활동 등을 돌아가면서 거의 매일 하고 있는 것 같다. 점심 급식을 먹을 때 스파게티 같은 음식이 나오기라도 하면 옷이 참... 유치원에서 원없이 놀고 활동하고 오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이것 저것 다 해보고 무럭무럭 많이 자라렴 아들아.

온 몸으로 스파게티를 먹는 43개월 아들이

 

국힙 원탑

최근 뉴진스의 프로듀서 민희진의 기자회견이 화제다. 쉴새 없는 2시간 기자회견으로 국힙 원탑이라는 칭호까지 붙은 상태이다. 민희진의 경쟁자가 있으니 바로 우리 아들이다. 민희진은 2시간이지만, 우리 아들이는 14시간이다. 일어나서 잘 때까지 말을 쉬지 않는다.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또 노래한다. 요즘 말이 많긴 했지만 지금이 거의 피크인 것 같다. 아내의 말로는 아직 내적 언어가 발달하지 않아서 모든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 같다고 한다. 아들이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말을 배우려면 말을 많이 해야한다. 언어 학습의 왕도는 끊임 없는 말하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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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와 공개 수업

인생 첫 자녀의 운동회와 공개수업에 다녀왔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열린 유치원 운동회겸 공개수업이었다. 병설 유치원이라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운동회를 진행했다. 병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전교생을 합쳐도 100명이 채 되지 않는 조촐한 운동회였다. 유치원생의 수도 쇼킹했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건 이 학교의 1, 2학년 초등학생 학생수였다. 2학년은 5명, 1학년은 3명이었다. 지방 시골이 아니고 서울 인근 대도시의 초등학교 상황이다. 저출산의 여파와 곧 다가올 비학군지의 미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초등학생과 같이 운동회를 하긴 했지만 모든 운동회 활동은 유치원생만 따로 진행되었다. 

초등학교 전교생...

 

유치원생들은 운동회 활동으로 박 터뜨리기, 줄다리기, 공 굴리기, 윷놀이 활동 4개를 했다. 이중 공 굴리기와 윷놀이는 부모와 함께하는 활동이었다. 어린 유치원생 아이들이 입장을 위해 지나갈 때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귀엽다며 호응해주었다. 불과 초등학생만 되어도 귀여움이 많이 사라지긴 한다. 

 

어설프지만 열심히 하려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짠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다. 운동회에 이어 열린 공개 수업에서는 아이와 함께 어버이날 기념 꽃꽂이를 하는 활동을 했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어떻게 지내는지, 어떻게 노는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5살 아들 운동회는 지나갔고, 앞으로 하게 될 운동회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 아들과 소중한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메롱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거나, 하기 싫은 것을 시킬 때, 뭔가 마음이 안드는 게 있을 때에는 "메롱"을 말한다. 모든 것에 메롱을 붙이거나 메롱만 말하는 식이다. 노래 가사를 전부 메롱으로 해서 메롱메롱메롱~으로 노래를 부른다거나, 사물에 메롱을 붙여서 메롱차, 메롱타요 등으로 부른다. 뭘 물어봐도 "메롱~"으로 답한다. 이때는 아들이가 뭔가 마음에 안 드는게 있구나, 삐진게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메롱을 처음 시작한건 할아버지와의 영상통화였던 것 같다. 자주 뵙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다르게 할아버지, 할머니랑은 자주 못 보기 때문에 영상통화를 많이 하고 있는데, 아들 입장에서는 별로 재미가 없나보다. 하기 싫은걸 아빠가 자꾸 하라고하니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메롱을 알게되고 할아버지한테 메롱메롱을 했는데 할아버지가 잘 받아주고 반응이 좋아서였는지 이 뒤로 메롱을 하게 됐다. 문제는 그냥 했던 메롱이 어느새 부정적인 상황과 결합을 해버렸다는데 있다. 아들이의 메롱이 언제까지 갈지 지켜봐야겠다.

 

우산

비오는 날에 나가면 자신에게도 우산을 달라며 우산을 꼭 챙겨나간다. 문제는 우산을 쓰는둥 마는둥 한다는 점이다. 우산을 가지고 썼다가, 높게 들었다가, 빙글빙글 돌리다가, 우산 안쪽이 비를 맞게 그냥 바닥에 내려 놓았다가, 그러다가 자기 신발로 밟다가, 바닥에 질질 끌다가... 우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이란 행동은 다양하게 하는 것 같다. 비가 조금오면 그나마 나은데, 비가 꽤 오는 날에 저런걸 하고 있으면 비는 비대로 다 맞고, 신발은 신발대로 다 젖어서 아빠의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하필 또 올해 5월 주말에는 왜 이리 비가 자주오는 건지. 결국 우산을 쓰고 백화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빠는 아들에게 혼을 내고 말았다.

우산은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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