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월 아이 어린이날 선물 -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 후기(ft. 한토이)
어느새 아들이가 어린이날을 알아버릴 나이가 되었다. 집에서 따로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린이날 = 선물'이라는 공식을 어디선가 배워왔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가 어린이날 '한토이'를 가기로 했다고 해서, 우리 아들이를 데리고 어린이날에 장난감 백화점인 한토이에 다녀와봤다. 아들이가 한토이에서 2시간 가까이 머물면서 고민해서 선택한 장난감인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에 대한 후기를 남겨본다.
장난감 백화점 - 한토이
내가 다녀온 한토이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에 있는 한토이 매장이다. 한토이는 경기도 광주 말고도 전국에 여러 곳 매장이 있는 체인점 같았다. 오전 10시 오픈이고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주차장은 거의 만차였다. 어린이날인데다가 비까지 와서 사람들이 실내인 장난감 가게에 더 몰린듯 했다. 한토이를 찾아오는 어린이들의 나이는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는 아이부터해서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나이대까지 다양했다.
경기 광주 한토이는 3층 건물인데, 3층 모두 장난감으로 가득차있는 곳이다. 어른도 눈이 돌아갈 정도인데,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놀랍고도 부러운 곳일까? 1층에는 각종 탈것들과 레고, 부피가 큰 장난감, 간식들이 판매중이었고, 2층은 여자 아이들이 선호하는 장난감, 3층은 남자 아이들이 주로 선호하는 장난감인 변신 로봇, 건담 조립, 자동차 등이 판매중이었다.
아들과 함께 1층부터 장난감을 살피면서 한 층, 한 층 올라갔다. 사실 우리 부부는 내심 레고를 선물해주고 싶었지만, 기대와 달리 우리 아들이가 몰입한 건 2층에서 판매중인 스웨덴 왕실에서 쓴다는 목재 조립 장난감 브랜드인 '브리오(Brio)'였다(역시 육아는 부모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한토이에는 아이들이 직접 브리오 장난감을 체험해볼 수 있게 두 세트 정도를 전시해놨다. 비록 블록 자체는 분실 예방을 위해서인지 본드로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었지만, 블록 위를 다니는 기차나 자동차 등은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면서 놀 수 있었다. 아들이가 좋아한건 화물 기차 세트였는데, 아들이가 좋아하는 크레인 등 중장비와 기차, 자동차를 함께 가지고 놀 수 있어서였다.
우리 아들이는 이 브리오 화물 기차 세트 장난감을 가지고 거의 30분 가까이를 놀았다. 중간 중간 가지고 놀려고 아이들이 왔지만, 잠시 아들이를 스쳐가는 정도였고 우리 아들만 지박령처럼 브리오 장난감 옆을 지켰다.
어지간하면 하나 사주고 싶었지만, 마음을 접은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장난감의 부피였고, 다른 하나는 가격이었다. 브리오 화물 기차 세트는 조립하고 나면 우리 집 거실겸 안방 가용 공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 같았다. 물론 조립이지만, 완성된 작품을 아들이가 치우지 못하게 한다면 가뜩이나 좁은 집이 더 좁아질 우려가 있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사악한 가격이었다. 나무 블록 장난감 자체의 원가가 비싸고 품질도 괜찮은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할인된 가격표가 붙어있긴 했지만 비싼 세트는 50만원이 넘었고, 살만한 것도 최소 20만원이었다. 5만원 정도로는 블록 5~6개 짜리로 구성된 제품을 살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어린이날 선물로 책정해놓은 예산안과 너무 괴리가 컸기 때문에 구매할 수는 없었고, 한토이에서 최대한 가지고 노는 것으로 대신해야했다.
한토이에는 브리오 세트 말고도 다른 여러 장난감이 전시되어 있었다. 리모콘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로봇들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고 킥보드나 전동 자동차 등도 직접 탑승이 가능해보였다.
43개월 아들의 어린이날 선물 선택
1시간 가까이 한토이 1~3층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장난감을 구경했다. 어른도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으면 고민되듯이,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선택을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충분히 둘러보고난 뒤에 후보 몇 개를 정해주고 아이에게 질문했다.
우리가 제시한 최종 후보는 다음 5가지였다.
- 레고 블록
- 헬로 카봇 에이스 변신 로봇
- 슈퍼윙스 변신 로봇
-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
- 각종 자동차 다이캐스트
아들이가 이중 선택한 장난감은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였다. 월드카가 선택된건 아마 저중에 유일하게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만 직접 가지고 놀 수 있게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들이가 원래 월드카 시리즈를 좋아했고(집에 있는 월드카만 20개가 넘는다), 변신 소방차와 같이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 중 집에 없는 모델도 있어서 아들이가 월드카를 선택한 것 같았다(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에는 일반 월드카카 하나도 없고 순수하게 변신 소방차만 있어서 아들이가 집에서 다소 실망하기도 했다).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 후기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를 한토이에서 4만 6,000원에 구입했다(약간의 할인이 들어간 것 같았다). 위에서 말했듯이 변신 소방차에는 소방차밖에 없어서, 만약 월드카나 자동차가 하나도 없다면 소방차에 싣고다닐 관련 월드카 몇 개가 더 필요하다. 변신 소방차 하나만 가지고서는 이 장난감의 진가를 발휘하기는 어렵다.
한토이에서 집에 오는 내내 카시트에 앉아 그 큰 장난감 박스를 안고 오려고 하는 것을 자기 자리 옆에 두고 오는 것으로 합의하여 데려왔다. 집에 오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는데 밥도 안 먹고 장난감부터 가지고 놀자고 강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장난감 박스만 일단 열고, 조립은 밥을 먹고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일단은 먹은 후에 본격적으로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이 장난감은 '변신' 소방차라는 이름처럼 소방차도 됐다가, 변신을 통해 소방센터로도 변하는 장난감이다. 단, 변신 과정이 어른이 하기에도 다소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지고 꽤나 큰 힘이 필요해서 아직 43개월 아들이가 혼자 변신을 시키는 건 무리인 상황이다. 부품을 빼고 다시 끼는 과정이 많은데 아직 새거라 그런지, 원래 이런건지는 몰라도 힘을 많이 줘야 했다.
43개월 아들은 완성된 소방센터에 집에 있는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월드카 시리즈를 모두 꺼내 배치했다. 소방센터에 가득찬 월드카를 보고, 한토이에 있었지만 박스에는 들어있지 않은 월드카들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 달랜듯 했다.
월드카 주차블록 변신 소방차 운전석 지붕에는 버튼이 하나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면 소방차에게 어울리는 다양한 효과음과 노래가 재생된다. '화재 발생, '재난 발생' 신고 접수부터 출동하는 멘트, 월드카 시리즈 노래까지 10가지가 넘는 파일이 들어가 있다. 따로 선택은 안되고, 그냥 옛날 테이프 듣듯이 순차 재생으로 들어야 한다. 아들이는 월드카 노래를 좋아해서 이 노래를 계속 듣기 위해 버튼을 연달아 눌러줘야 했다.
이 장난감의 특수 기능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소방차 운전석 문 밑에 있는 노란 버튼을 누르면 본네트 쪽 문이 열리면서 월드카를 나오게 할 수 있다.
- 소방차 바퀴를 굴리면 운전석에 있는 자동차 전시 공간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 소방센터로 변신 후 왼쪽 자리 버튼을 누르면 리프트가 올라간다.
- 소방차 사다리를 소방센터로 변신 후에 미끄럼틀로 사용할 수 있다.
가지고 논지 일주일이 됐는데 일주일 내내 월드카 변신 소방차와 집에 있는 기존 월드카를 중심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아들이가 변신 소방차 못지 않게 좋아하는 건 장난감 포장 박스이다. 박스에 있는 다른 월드카 종류를 보면서 "이건 뭐냐?"고 물으며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엄마랑 아빠는 어떤 월드카를 좋아하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기분상 느끼기에 하루에 10번은 물어보는 것 같다).
어린이날 선물로 크고 비싼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들이가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선물을 해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들과 함께 소방차를 소방센터로 변신 시키고, 소방차와 경찰차를 출동시키고, 월드카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노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