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월 아들 발달 내용 정리 - 삐지기 가능, 배변 훈련 성공
나무의 나이테가 한 겹 한 겹 쌓이며 나무가 커가듯이, 사람도 한 달, 한 달씩 발달의 결실이 쌓이면서 점점 더 사람답게 변해가는 것 같다. 45개월 우리 집 아들도 조금씩 조금씩, 한 겹 한 겹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45개월 아들의 발달 내용을 정리해본다.
45개월 아들 발달
1. 침 뱉기 놀이
이번 달 들어서 아들이 침을 손에 뱉고 손에 묻은 침을 입 주변에 문지르거나 몸에 문지르는 행동을 하고 있다. 침이 피부에 묻은 상태로 마르면 피부나 입술이 건조해지고, 세균도 묻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행동이다. 아들한테 화도 내고 살짝 치기도 하면서 하지 말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중인데 효과가 별로 없다. 이제 조금씩 말이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걸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말이 통하고 말 뜻을 아는 데도 엄마와 아빠의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말을 잘 들으면 아이가 아니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부모에게 필요한 건 역시 끝 없는 인내인건가. 인내에 관한한 난 너무 부족하다.
2. 양발 뛰기 성공
아들이는 지난 달부터 동네에 있는 유아 체육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원장님이 두 달 안에 양발 뛰기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자 약간이지만 양발 뛰기를 성공했다. 지면에서 한 5cm 떴나? 아무튼 동시에 양발을 뛰었다는 게 놀랍다. 원장님이 아이의 양손을 잡고 트램벌린에서 최대한 양발 뛰기를 연습 시키셨는데 이게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3. 배변 훈련 성공
드디어 아이가 배변을 가리기 시작했다. 아이가 소변은 땠는데 대변은 아직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똥을 한 덩이 싼 다음에 "똥 마려워요"를 말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 달에 처음으로 똥을 싸기 전에 "똥 마려워요"를 외치더니 바로 거실 구석에 있는 자기 변기로 가더니 팬티를 벗고 똥을 싸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가 잘했다고 폭풍 칭찬을 해주니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도 잘 해주렴 아들아. 똥은 변기에 싸야 한단다.
4. 할머니의 장난감 선물
한 달에 한 번씩 친할아버지 댁에 방문하고 있다. 이번에는 평소 일 때문에 바쁜 친할머니가 집에 있어서 할머니가 해주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손자를 오랜만에 봐서 좋으셨는지 선물을 사주시겠다고 했다. 선물이란 말에 귀가 번뜩 뜨인 아들이는 신이 났다. 엄마, 아빠, 할머니와 이마트에 가서 선물을 고르기 시작했다. 우리 아들이는 신중한 편이기 때문에 선물을 고르라고 하면 최소 1시간은 고민한다. 이번에도 1시간을 넘게 고민해서 간신히 선물을 골랐다. 그 시간 동안 할머니와 아빠는 다른 쇼핑을 해야했다. 아들이 고른 장난감은 월드카 싼타페와 캠핑카였다. 아들은 할머니가 사준 장난감을 일주일 동안 손에서 놓지 않았다.
5. 삐지기 기능 탑재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자신이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지 못했을 때 삐지는 기능이 탑재되었다. 아빠의 생일을 맞아 아빠의 생일 선물을 사러 신발 매장에 갔다. 아빠는 원하는 신발을 샀는데, 아들도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사고 싶어했다. 그러나 어른 전용 제품이었기 때문에 아들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었던게 문제였다. 아들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울먹 거리기 시작했고 간신히 울음을 참았다. 이후 아들은 삐딱선 모드를 타기 시작했다. "ㅇㅇ 백화점에서 신발 안 살거야", "ㅇㅇ 백화점 안 올거야"라는 말을 과장 좀 보태서 100번은 한 것 같다. 아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다른 신발 매장에도 가보고 간식도 좀 사주려고 했지만, 아들이가 모두 원치 않아서 집에 돌아왔다. 오는 중에는 잠투정까지 더해져 증상이 더 심했다. 집에 와서야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아들의 삐진 감정이 사그라들었다.
아들이 삐졌다고 말도 안 듣고 고집 부리고 짜증내는 모습을 보니 나도 성질이 난다. 이만큼 컸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고 이해해줘야 하는 일인데 쉽지 않다. 아빠가 되는 건 너무 어렵고 힘들고, 많은 연습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