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월 아이와 국립생태원 체험 하기 - 에코리움 관람 소요 시간, 개미관
여름 휴가로 충남 서천을 다녀왔다. 충남 서천에서 꼭 가야할 곳인 국립생태원을 다녀왔다. 국립생태원은 2013년에 법률에 의해 설립된 국가 기관이다. 생태와 생태계에 관한 조사, 연구, 전시, 대국민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환경을 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46개월 아이와 함께 다녀온 국립생태원 체험 후기를 남겨본다.
국립생태원 - 주차와 입장 정보와 주의사항
국립생태원은 장항선 장항역 바로 옆에 입장이 가능한 서문이 있어서 기차로 방문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립생태원만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자차로 방문하게 된다. 자차 방문 시에는 국립생태원 정문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국립생태원이 워낙 넓기 때문에 조금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약간의 팁이 있다. 일행을 서문에 내려주고 운전자만 정문 주차장에 가서 주차 후 합류하는 방법이다. 국립생태원의 메인 시설인 '에코리움'까지 거리가 정문보다 서문에서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의 주차 요금은 따로 없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관람이 시작된다.
입장 시 주의사항으로는 국립생태원은 매주 월요일 휴관이라는 점, 반려동물 입장이 금지된다는 점, 일체의 채집도구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중 방학 숙제 등으로 잠자리채나 곤충 보관함 등을 들고오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들고 들어갈 수 없다.
국립생태원 - 에코리움 가는 길
초두에 언급했지만 국립생태원은 정말 넓다. 제대로 관람하려면 하루 만에 다 관람하기 힘들 정도로 넓다. 여름에 가면 너무 더워서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대부분 관람객이 방문하는 곳은 실내 시설인 '에코리움'이다.
에코리움에는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구성된 총 5개의 관이 마련되어 있다. 하나의 관람 동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순서대로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에코리움에는 기념품관, 개미관, 식당, 편의점과 같은 각종 편의시설 등이 있어서 국립생태원의 핵심인 곳이라 할 수 있다.
정문에서 에코리움으로 가려면 1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정문 주차장에서 미디리움까지 운행하는 전기 버스를 이용하면 시간과 에너지를 조금 줄일 수 있다. 전기차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무료이다. 운행 중에 운전 기사님이 생태원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을 해주신다.
아쉽게도 미디어룸에서 에코리움까지는 전기 버스가 운행되지 않아 그냥 걸어가야 한다. 날씨가 좋다면 모르겠으나 한 여름처럼 무더운 날에는 꽤나 긴 거리다. 그래도 양 옆으로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있고 호수도 볼 수 있어서 걸어가는 맛이 있다.
에코리움 체험
에코리움 앞에는 거대한 야자수와 올리브 나무가 엄청나게 큰 화분 속에서 자라고 있다. 화분을 옮기기 위해 화분 아래에 지게차 파레트를 갖다놨을 정도다. 국립생태원에서 수백가지 식물을 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에코리움 입구에 있는 웅장한 야자수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에코리움은 정말 넓은 공간이었다. 실내 공간에 5개 기후대의 생태관이 마련되어 있다니 놀라웠다. 5개의 생태관을 관람 동선에 따라 관람하고 중간에 점심을 먹고, 추가로 개미 전시실까지 둘러보는데 총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에 생태 교육을 받았다는 서명을 하면 안내 팜플렛과 학습 자료, 바질 씨앗이 담긴 연필을 선물로 준다.
열대관
처음 관람한 곳은 열대관이었다. 열대관에는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열대기후에 사는 동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열대관이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열대 기후 특유의 습함이 느껴졌다. 가장 먼저 만난 건 열대 물고기인 피라냐였다. 피라냐가 많아서 꽤나 무서웠다. 열대관의 관람 동선은 오르락 내리락 하며 구불구불한게 특징이었다. 중간에 구름다리까지 있었다. 열대 식물들이 다른 기후대의 식물들에 비해 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열대관에서는 수염처럼 생긴 뿌리를 내린 거대한 크기의 맹그로브 나무, 연못에 살고 있는 거대한 민물고기들이 인상적이었다.
사막관
다음은 사막관이었다. 사막관에는 지구의 여러 사막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있었다. 우리는 흔히 사막하면 아프리카를 떠올리지만, 사막은 남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에도, 호주에도 있다. 각 사막별로 다양한 종류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국립생태원 사막관에서는 귀가 큰 사막여우들과 귀여운 프레리독들과 도마뱀, 키가 큰 멋진 선인장들의 늠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금호선인장의 뜻이 선인장이 황금색 산호를 닮아서 금호라고 불린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지중해관
사막관 다음에 이어지는 관은 지중해관이었다. 지중해성 기후는 흔히 축복받은 기후로 평가받는다. 일년 내내 영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따뜻하며, 한 여름에도 기온은 높지만 습도는 높지 않아 비교적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 올리브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구상에서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는 곳은 한정적으로 유럽 남부와 아프리카 서북부, 미국 서부, 칠레 등이 대표적인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다. 지중해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코알라가 좋아한다는 유칼립투스속 식물 중 하나인 코림비아 시트리오도라였다. 코알라는 하루에 20시간 이상 잠을 자는데 유칼립투스속 식물들에 포함된 알코올성 마취성분과 빈약한 영양소 때문이라고 한다. 영양소가 부족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잔다는 것이다. 코림비아 시트리오도라는 레몬향이 나서 비누와 향수 등의 재료로도 쓰인다는데 실제로 레몬향을 느낄만큼 향이 강하지는 않았다.
지중해관에는 식충식물도 전시되어 있었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온대관
온대관은 우리나라가 온대 기후여서 그런지 관람하면서 우리나라 숲에 와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주도의 생태를 재현해 놓은 곳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익숙해서인지 다른 관에 비해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온대관은 다른 관들과 다르게 야외도 둘러볼 수 있게 되어있다. 야외관으로 나가면 섬에 사는 원숭이들을 볼 수도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아쉽게도 원숭이들이 없었다.
극지관
극지관은 북극과 남극, 냉대와 한대 기후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을 전시한 관이다. 극지는 기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실물 생물을 전시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다른 관에 비해 박제된 생물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살아 있는 생물로는 젠투 펭귄과 턱끈 펭귄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뒤에 있고, 실물보다 모형이 많아보니 아이의 관심이 가장 많이 떨어진 전시관이었다.
에코리움 - 개미관(개미 세계 탐험전)
에코리움 1층 구석에는 개미의 생태에 대해 알 수 있는 '개미 세계 탐험전' 전시실도 있었다. 개미 세계 탐험전에서는 개미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불개미, 왕개미, 잎꾼개미 등 다양한 종류의 살아있는 개미 및 개미들이 만든 집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개미집 내부를 구경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잎꾼 개미들이 실제로 잎을 나르는 모습, 잎을 나르고 잎을 이용해 버섯방을 만드는 모습, 버섯방에서 실제로 버섯을 재배하는 모습까지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개미에 흥미가 있는 아이라면 눈을 떼기 힘들만큼 생생한 전시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6개월 우리 아들이는 개미에 그렇게 큰 관심은 없어서인지 처음에는 집중력 있게 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었다. 전시실 크기는 작지만 개인적으로 국립생태원에서 가장 실감나는 전시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