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좌충우돌 아빠의 육아휴직

47개월 아들 발달 모습 - 거짓말과 편도염 증상 및 치료

Path Follower 2024. 9. 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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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낳고 정신 없는 시간을 지내왔다. 지내다보니 어느새 네 돌에 거의 다 왔다. 이제 아들 없는 우리 집의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아들은 우리 부부의 삶에 녹아들었다. 출근을 하거나, 밖에 볼일이 있어서 나가거나 해서 아들 없이 둘만 있는 경우가 있는데 뭔가 있어야 할게 없다는 어색함이 느껴진다. 낳은 정과 키운 정이 결합하니 그 어떤 것도 적수가 없는 것 같다. 이번 달에는 47개월된 아들이의 모습을 남겨본다.

 

 

47개월 아들 발달 모습 기록

1. 옷 물어 뜯기

여름방학이 끝나고, 엄마와 아빠가 출근을 시작한 무렵부터 아들이가 옷을 먹는 일이 많아졌다. 주로 먹는 부분은 내의(런닝)의 어깨 부분이다. 어깨 부분을 끌어다가 입으로 가져와서 우걱 우걱 먹는다. 옷에서 침 냄새가 나고 좋은 습관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방학 때 엄마와 아빠랑 붙어 있다가 갑자기 떨어져서 불안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가 불편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방학 때 치과 검진을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어서 치아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역시 심리적 문제인가?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일까? 아들이가 촉감이 예민한지 옷에 붙어있는 태그가 피부에 닿는게 거슬린다고 해서 다 가위로 잘라주고 있는 중이다. 내의 어깨쪽에 붙은 실들이 거슬리나? 아 이건 너무 예민한 것 같은데... 이유를 모르겠다.

 

 

2. 개 헤

여름이 가기 전, 탄천변에 마련된 임시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왔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주섬주섬 준비물을 들고 물놀이장에 가서,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물에 들어갔다. 8월 말임에도 물은 따뜻했다. 그만큼 이번 여름은 정말 미친듯이 더웠다. 튜브를 가져갔는데 아들이가 튜브를 타고 풀장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처음에는 튜브가 어색한지 좀 얼어있다가, 시간이 지나니까 튜브에 적응했는지 본격적으로 튜브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에서 좀 잡아주니 다리로 개 헤엄을 치기도 했다. 짧은 발로 발장구를 치며 헤엄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였다. 물놀이는 많은 체력을 요하는 놀이었다. 1시간 30분 정도 했는데 집에 와서 모든 가족들이 지쳐 쓰러졌다.

물놀이 하는 47개월 아들

 

 

3. 편도염

물놀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물놀이를 마치고 일주일 뒤에 아들이가 열이나기 시작했다. 보통 같으면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쉽게 떨어지는데, 이번에는 해열제를 먹었음에도 열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 병원을 이틀이나 갔는데도 병원에서는 감기 같다는 둥, 장염 초기 같다는 둥 오락가락한 진단만 내렸다. 약을 먹여도 열이 안 내려서 또 병원에 갔더니 목에 있는 편도가 많이 부워서 편도염에 걸렸다고 했다. 아니 목이 하루만에 갑자기 부웠을리는 없을테고, 그 전에 진찰했을 때 분명 보였을텐데... 병원과 의사에 대한 신뢰가 많이 내려갔다.

 

어찌되었건 항생제를 먹으니 조금씩 차도가 생겼다. 다른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아들이는 열이 나면 밥도 잘 안 먹고, 곧잘 토하고, 생기 없는 눈으로 축 늘어져서 누워있다. 그러다가 해열제의 약효가 돌면 언제 그랬냐는듯 일어나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돌아다니고 부지런히 논다. 스스로도 아픈 걸 싫어한다. 내가 "아프니? 열나니?" 라고 물어보면 "아니요. 다 나았어요. 열 안나요. 안 아파요"라고 대답한다. 아주 웃기는 똥강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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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열이 많이 나고,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편도염을 의심해야겠다.

 

 

4. 강한 승부욕

승부욕도 생기고 욕심도 많아졌다. 모든 것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길 가다가 달리기 경주를 해도 자기가 이겨야 좋아한다. "저기까지 가야 이기는거야" 하면서 먼저 쌩~하고 달려 나가서 도착하면 "내가 1등이다~"를 외친다. 아빠가 먼저 도착해서 "아빠가 1등이다~"라고 하면, "아니다~ 늦게 도착하는 사람이 1등이다~"라고 하면서 아예 룰을 바꿔버린다. 경주를 하다가 자기가 불리할 것 같으면 "아빠 손잡아주세요"라고 하면서 손 잡기를 유도하고 "같이 1등이다~"를 시전한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조금씩 점점 사고가 발달한다는게 느껴져서 좋다.

아빠 친구 결혼식 가는 아들이와 엄마

 

 

5. 악의 없는 거짓말

우리 아들이는 전세게 모든 국가를 다녀왔다. 영국도, 프랑스도,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러시아도 이미 다 가봤다. 각 나라의 자동차 브랜드 자동차들도 이미 다 타봤다. 벤츠도, BMW도, 포드도, 시트로엥도, 도요타도, 킹롱도 자신이 안 타본 브랜드의 자동차가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사실이냐고? 당연히 아니다. 이런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러나 거짓말에서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속이고 이익을 얻기 위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목받고 싶고, 주인공이 되고 싶고, 아니라는 말이 싫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말이 거짓말인지도 모를 것이다. 의도가 있는 거짓말은 지능이 굉장히 발달해야 할 수 있는 고급기술이다. 아직 아들이가 이 수준에 이른 것 같지는 않다. 아직은 그저 귀여울 뿐이다. 아들아. 굳이 거짓말 하지 않아도 우리 집에서는 네가 주인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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