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좌충우돌 아빠의 육아휴직

KPRC(한국아동인성평정척도) 검사와 검사 결과 상담 후기(ft. 준정형외과)

Path Follower 2025. 6. 19.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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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두 돌 때부터 언어 발달이 느려서 사설 발달센터에 다니고 있다. 언어는 많이 따라 왔는데 여전히 사회성에서 약점을 보여서 그룹 활동을 통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다니는 센터에서 KPRC 검사와 검사 결과 상담을 무료로 진행해준다고 하여 신청해서 받아봤다. 준정형외과 발달 센터에서 받은 KPRC 검사 후기와 상담 결과를 공유해 본다.

 

 

KPRC 검사 실시

한국아동인성평정척도 검사인 KPRC(Korea Personality Rating Scale for Children)는 아동과 청소년의 성격발달과 심리적 적응의 양상을 측정하기 위해 국내에서 만든 심리검사다. 검사를 통해 개인의 특유한 성격적 특징과 심리적, 사회적 적응 상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엄격한 양육으로 오은영 박사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유명한 아주대 조선미 교수가 검사 개발자로 참여했다.

 

KPRC 검사는 4지 선다형 177문항으로 되어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별로 그렇지 않다, 다소 그렇다, 매우 그렇다가 1~4로 제시되어 있고 각 문항에 해당하는 응답을 기록하면 된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직접 검사지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고, 부모나 보호자가 아동을 보고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검사지를 작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3자가 검사지를 작성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결과의 왜곡은 감안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유치원생이지만, 검사지가 고등학생까지 커버하다보니 유치원생 입장에서 대답하기 어려운 문항들도 많았다. 아래와 같은 문항들은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아닌 걸로 응답했다.

  •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
  • 가출을 한다
  • 제시간에 숙제를 한다

KPRC 검사 검사지

 

 

KPRC 검사 결과와 상담

KPRC 검사 결과와 해석은 아이가 다니는 발달 센터의 센터장님에게 들을 수 있었다.

KPRC 검사 결과지

 

검사 결과지를 보니 가장 먼저 검사의 타당도 점수가 나와있었다. 타당도란 검사자가 검사에 일관성 있게 반응했는지, 검사자가 얼마나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대충 대답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타당도 점수가 낮게 나오면 검사 결과 자체를 신뢰하기가 어렵다.

 

우리 아이의 검사 결과는 타당도 중에서 L척도 점수가 높은 편이었다. L척도 점수가 높다는 의미는 검사자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긍정적으로 보려고 애쓴다는 뜻이다. 아이의 모습을 미화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긍정회로를 돌려보면 아이는 부모가 바라보는 관점대로 크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긍정적으로 자라는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으나 아이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백분위가 96이라니, 높아도 너무 높다 희망회로를 너무 돌렸나보다).

 

아이는 자아탄력성 점수도 높게 나왔다. 자아탄력성이 높으면 내적 및 외적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문제 행동이 있더라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언어발달과 운동발달 점수는 예상대로 낮게 나왔다. 발달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아직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불안척도 점수도 높게 나왔다. 우리 아이는 엄마를 닮아서 불안 수준이 높다. 센터장님은 아이가 불안이 높으니 새로 접하게 되는 환경과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편하게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라고 했다.

 

 

우울과 스트레스, 비행, 과잉행동에 대한 점수는 매우 낮은 편이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인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가족 구성원들 간의 관계는 화목하고, 지지적이고 갈등이 적다고 나왔으나 또래관계 및 일반적인 대인관계에서는 관계를 맺는데 다소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있다고 나왔다.

 

 

대인관계 훈련 - 자기 표현력 기르는 법

아이의 자기 표현력을 길러주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가족회의'를 진행해보는 것이다. 가족회의는 주 1회 정도 진행하면 되고,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게 의견을 내고 결정한 후 일주일동안 실천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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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의 진행에서 유의할 점은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내는 의견이 부정적이고 부모 마음에 드지 않더라도 아이 의견을 무시하거나 교정하려고 들면 안된다. 또 하나 신경써야 할 점은 부모가 서로 '의도된 갈등 상황'을 만들고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말 외식 메뉴를 정하는 회의를 한다고 하면 엄마가 '자장면'을 말했을 때 아빠가 "난 그거 싫어"라고 이야기하며 일단 갈등을 만들고, 이후 대화를 통해 외식 메뉴를 합의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갈등을 부정시하고, 갈등이 생기면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얼핏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이렇게 쌓인 불만과 스트레스는 결국 터지기 마련이고, 쌓였던 것이 터지는만큼 터졌을 때 아이의 행동이나 말이 예측 가능한 범위를 아득이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족회의 과정에서 부모가 서로 계획한대로 의견을 내고, 낸 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의도된 갈등 상황을 만든다. 단순히 갈등 상황을 만들고 끝을 내면 안되고 반드시 부모의 대화를 통해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었음을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 갈등 상황은 너무 길어서도 안 된다. 아이가 불안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갈등이 나쁜 것이 아니고 인간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것임을 이해하고,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익히고 갈등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 있다. 가족회의에서 엄마 아빠가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모델링함으로써 또래 관계에도 이를 적용시킬 수 있다.

 


신체 능력 훈련 - 아빠와 운동하기

KPRC 검사 결과 아이의 대근육이나 신체 발달이 느린 편으로 나왔다. 이미 종합병원 종합검진에서도 비슷한 소견을 받았기에 평가자에게 영향을 준 것 같다(실제로도 운동 능력이 또래에 비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남자 아이들은 또래관계에서 공놀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1년에 종목 하나 씩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신체활동을 많이 하면 좋다고 한다. 축구, 농구, 야구 등의 종목을 같이 하면서 룰도 배우고 공을 치는 경험을 통해 공격성을 해소해주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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