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국회의원 선거 - 투표 사무원 알바 근무 후기(준비물과 하는 일)

카테고리 없음

by Path Follower 2024. 4. 16.

본문

반응형

지난 주에 국회의원 선거 투표 사무원 근무를 하고 왔다. 투표 사무원 근무는 공무원 중에서 희망하는 사람을 모집해서 운영한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학교로 투표 관리원을 모집한다는 공문이 왔고, 공문에 따라 신청을 했는데 선정이 되어서 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선거 투표 사무원 근무를 하면서 느낀 점과 후기, 필요한 준비물을 남겨본다.

 

2024.04.08 - [학교 일기/교육 이슈] - 교사 - 선거(투표 및 개표) 사무원 지원하는 방법 및 수당 금액 정리

 

교사 - 선거(투표 및 개표) 사무원 지원하는 방법 및 수당 금액 정리

교사는 공무원으로서 선거가 있을 때 투표나 개표 사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투표나 개표 사무원을 신청하는 방법과 선거 사무원으로 근무 시 받을 수 있는 수당 금액을 정리해

pathfollower.tistory.com

 

 

선거 투표 사무원 근무 후기 - 시작과 하는 일

선거 투표 사무원은 투표소에 오전 5시까지 가야 한다. 투표가 오전 6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전부터 가서 준비하고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투표소로 가야 한다는게 투표 사무원 근무 중 가장 힘든 점이었다. 투표소가 그나마 집 근처라면 모르겠는데, 새벽길임에도 운전해서 40분이나 가야 하는 거리라 쉽지 않았다. 4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출발했더니 늦지 않고 딱 맞춰 갈 수 있었다.

투표 사무원 안내 문자

 

 

준비물은 신분증을 가져오라고 안내 받았는데 신분증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물이나 간단한 간식 정도는 휴게실에 준비되어 있었다. 도착하니 투표소 셋팅은 이미 완료되어 있었다. 전날 주민센터 직원들이 와서 대부분 설치를 해놨다고 했다. 다른 투표 사무원도 와 있었고, 정당의 참관인들도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이 되자 메뉴얼대로 투표 사무원 선서를 진행했다. 투표 관리관이 대표로 선서문을 읽었고, 투표 사무원은 선서 동작을 취했다. 선서 이후 투표 시작 전까지 투표 관리 메뉴얼을 살펴보며 유의사항을 확인했다.

 

투표 관리원 후기 - 투표 메뉴얼

 

이후 투표 관리관은 참관인들을 모아 놓고 투표함이 비었음을 확인하게 한 후 투표함 봉인 작업을 진행했다. 투표 시작 시간이 임박해지자 투표지가 박스에서 개봉되었고, 투표지에 투표 관리관 도장이 찍히기 시작했다. 

 

선거 투표 사무원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신분증과 선거인 명부 확인, 다른 하나는 투표지 배부, 마지막 하나는 투표 현황 기록 및 보고였다. 신분증과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는 사람들은 신분증을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등재번호를 통해 두꺼운 선거 명부 속에서 유권자 이름을 찾아 해당 투표소의 유권자가 맞는 지 확인하는 일을 한다. 투표지 배부는 본인 확인이 끝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나눠주는 일이다. 투표 용지 하단의 일련번호 자르는 곳을 가위로 3분의 2정도 잘라놓고, 투표용지를 줄 때 일련번호는 보관함에 넣고 투표 용지만 준다. 투표 현황 기록 및 보고는 투표소 운영 일지에 투표 현황이나 특이사항을 수기로 기록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는 일을 한다.

 

내가 맡은 일은 신분증과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선거인 명부에서 등재번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였다.

 

반응형

 

수당은 근무를 시작하고 1시간 쯤 후에 투표 관리관이 현금으로 주었다. 현금으로 수당을 받는 건 정말 오랜만에 겪어보는 일이라 인상적이었다. 투표 사무원을 신청할 때 계좌번호까지 입력했기 때문에 계좌로 지급될 줄 알았는데 현금으로 받았다.

 

 

선거 투표 사무원 근무 후기 - 본격적인 업무

오전 5시 40분이 되자 투표소 밖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투표는 6시부터라 일찍오더라도 투표소에 들어올 수 없었다. 6시가 되자 투표 관리관이 투표 개시 선언을 했고,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선거인 명부는 등재번호 앞번호와 뒷번호로 나뉘어 있어서 양쪽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나는 뒷번호를 맡았다.

 

 

 

2인 1조로 구성 되었는데, 한 명은 신분증 확인을 하고 다른 한 명은 선거인 명부에서 이름을 찾아 서명 받는 일을 했다. 나와 한 팀을 이룬 투표 사무원은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9급 직원이었다. 공무원이 된지 3개월 밖에 안된 신입이었다. 같은 공무원이어도 하는 일이 달랐기 때문에 근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직업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의외의 성과였다. 이야기를 안 하고 싶어도 12시간이나 같이 앉아서 근무를 해야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아예 안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이야기가 잘 통하시고 협조적인 분이라 근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12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본인 근무 경력과 결혼 유무, 여행 이야기 등 오만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만약 같이 일하게 될 동료와 마음이 자 맞지 않는다면 근무 시간이 배로 힘들어질 것 같았다.

 

근무를 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등재번호를 아무리 찾아도 이름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는데 알고 보니 투표소가 잘못된 것이었다. 옆 투표소로 가야 하는데 우리 투표소로 온 것이었다. 투표소의 위치를 안내해주고 돌려보낸 사람이 꽤 된다. 

 

대부분 투표용지 수령란에 본인 이름을 썼지만, 도장을 가져와서 도장을 찍은 사람이 3명, 지장을 찍은 사람이 1명 있었다. 어디든지 독특한 사람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은 사전투표를 많이 했기 때문인지, 본투표에서는 확실히 노년층이 많았다. 지팡이를 짚어가며 투표하러 오는 노인들을 보면서 저렇게 투표를 열심히 해야 우리 세대의 정치적인 권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귀가 잘 안들리시는 지 목소리를 다소 크게 내야 했다.

 

12시간을 계속 앉아 있기는 불가능한 일이라 중간 중간 밖에 나가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일어나서 몸을 풀어줘야 했다. 의자가 체육관 접이식 의자라 앉아 있는 게 배로 힘들었다. 엉덩이도 아프고 목도 아팠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근육에 알이 배기는 느낌이었다. 아침을 안 먹고 가서 오전 시간이 꽤나 힘들었다. 앞으로 투표 사무원을 하게 되면 뭐라도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시간을 내서 나오긴 했는데 내가 없으면 동료가 혼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냥 여유를 부릴 수도 없었다. 빨리 먹고 다시 들어와서 교대를 해줘야 했다. 

 

우리 투표소에 배정된 유권자는 약 4,500명 가량이었고, 이 중 3분의 1정도는 미리 사전투표를 한 사람들이었다.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약 3,000명의 유권자가 투표 대상인데 결과적으로 이 중 절반도 오지 않은 것 같다(투표 결과를 확인 하니 2,863명 중 1,364명의 유권자가 찾아왔다). 평균적으로 1분당 1.9명의 사람이 왔으니, 30초에 한 명씩 들어온셈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였다. 다행히 투표소에서는 별다른 소동이 없었다. 투표지를 한 장 밖에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사람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기표소에 나머지 한 장을 두고 나와서 생긴 일이었다.

 

 

마무리

오후 6시 정각이 되니 투표 관리관이 투표를 종료한다고 선언하고 투표소의 문이 닫혔다. 이후 곧바로 투표소의 해체 작업이 진행되었다. 테이블과 의자를 접어서 정리하고 학교 체육관 바닥에 깔린 천막을 걷어냈다. 기표소도 해체되었고 남은 투표지와 보관함에 쌓여있던 투표지에서 잘린 일련번호 쪽지들은 봉인되었다. 정리까지 마치니 대략 약 20분 정도 소요됐다. 사실 투표소 정리는 정리 수당을 받는 사람이 하면 되는데 그냥 남아서 도와주고 왔다. 참고로 정리 수당은 4만원이다.

 

투표 사무원을 하면서 알게된 건 오래 앉아 있는건 역시나 꽤나 고된 일이라는 사실, 본투표에는 오히려 사전투표보다 사람이 몰리지 않는다는 사실, 투표는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각 정당의 참관인들, 투표 사무원들, 투표하러 오는 사람들 등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 부정 선거는 적어도 투표소의 투표하는 과정 속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2024.04.07 - [학교 일기/교육 이슈] - 교사 선거 투표 및 개표 사무원 근무 시 휴무 가능 여부(ft. 교육행정직, 교육공무직)

 

교사 선거 투표 및 개표 사무원 근무 시 휴무 가능 여부(ft. 교육행정직, 교육공무직)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는 이미 진행되었고, 본투표와 개표만이 남아있다. 대선과 총선, 지선처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만으로는 운

pathfollower.tistory.com

 

 

2022.03.08 - [기타] - 선거 무효표 판별 기준 정리(ft. 중앙선관위 자료)

 

선거 무효표 판별 기준 정리(ft. 중앙선관위 자료)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정하는 선거가 내일로 다가왔다. 오늘은 내일 본투표에서 소중한 나의 한 표가 무효표가 되지 않게 하기위해 무효표 판별 기준을 정리해봤다. 정상적으

pathfollower.tistory.com

 

반응형

댓글 영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