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월 아들 발달 기록 - 어린이 부심, 허언, 이름 쓰기 연습
한 달에 한 번 아이의 발달 기록을 정리하고 있다. 아들이가 이번 달부터 하게 된 행동이나 말, 또는 그 전부터 했는데 이번 달에 유독 눈에 들어온 행동이나 말들을 기록하고 있다. 46개월 된 아들의 행동과 말, 함께 했던 것들을 남겨본다.
46개월 아들 발달
울어
아들이는 엄마와 아빠의 행동과 감정을 통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놀이에서 지거나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엄마와 아빠에게 "울어"라면서 지시?!를 내린다. 울어라는 말을 하면서 하는 독특한 억양이 있는데 '울'에 강세를 두고 '어'를 내리는 억양이다.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는 그 억양과 분위기가 참 재미있다. 엄마와 아빠는 "엉엉" 하면서 아들의 말에 반응해주고 있다. 이제 슬슬 연기로 울기에서 정상적인 반응으로 반응을 바꿔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들아. 사람들이 울라고 해서 울지는 않는단다."
어린이 부심
아들이에게 아기라고 하면 매우 싫다는 반응을 보인다. 얼마나 싫은지 두 세 번만 아기라고 부르면 자기는 아기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울려고 하는 표정과 함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질 정도다. 자신은 아기가 아니고 '어린이'라고 항상 강조한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디선가 들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으면 나이가 적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많은 것이라고. 엄마, 아빠는 아들의 반응을 훈육에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는 이렇게 안해요", "어린이는 정리도 잘하고 밥도 잘 먹어요", "이거 안 하면 아기인데" 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 교육적으로 옳은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허언(?!)
45개월 아들이는 안 가본 나라가 없다.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멀게는 미국, 영국, 프랑스까지 모두 가보았다. 기차를 타고 가보기도 했고 비행기를 타고 가보기도 했다(아직 살면서 기차역이나 공항에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게 함정). 엄마와 가기도 하고 아빠와 가기도 하고 어쩔 때는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다고도 말한다. 이것도 발달 과정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 않았던 일들을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한 점의 부끄러움 없이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한다. 일단은 거쳐야 할 발달 단계라고 생각하며 받아주고 있는 중이다.
이름 쓰기 연습
두 달 전쯤부터 혼자 하던 언어 치료를 짝 치료로 바꿔서 진행하고 있다. 같이 치료를 받는 아이가 자신이 그린 작품에 자기의 이름을 쓰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은 엄마는 하루에 한 번씩 아들이에게 자기 이름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보여주고 그대로 따라 써보라고 하는 중이다. 한 일주일쯤 지났는데 조금씩 조금씩 이름다워지고 있다. 쓰는 순서는 엉망이고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조금씩 비슷해지는게 신기하다. 만 3세 아들에게 한글은 역시 아직 무리인가보다. 똑똑한 아이는 벌써 글을 읽기도 한다는데, 우리 아들은 아닌가보다.
올림픽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집에 TV가 없어서 스마트폰으로 틈틈히 경기를 보고 있었다. 양궁 결승전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아들이가 "아빠 뭐해?"라며 관심을 보여서 같이 스마트폰으로 양궁 경기를 봤다. 아들이는 선수들의 유니폼 색깔로 선수들을 지칭하며 누가 이겼냐고, 누가 이기고 있냐고 계속 물어봤다. 양궁의 규칙을 이야기해주면서 양궁 과녁판을 스케치북에 같이 그려봤다. 노란색이 10점이고 빨간색이 8점이고 색깔마다,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점수가 낮아진다고 설명해줬다. 음... 당연히 못 알아들었다. 그냥 색깔이 좋다고 색칠 공부만 열심히 했다.
치과 검진
영유아 치과 검진을 받고 왔다. 왼쪽 윗니 두 개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충치는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이 이 아랫부분이 조금 누런데 치과의사는 양치를 깨끗하게 하지 않아서 음식물 때문에 이가 노랗게 된 것이라고 했다. 나름 매일밤 최선을 다해서 치실까지 써가며 양치를 시켰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다소 야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엄마는 치과에 다녀온 오늘 밤부터 더욱 강력한 양치질에 들어갔다.
부상
아이가 집에서 놀다가 다쳐서 이마가 찢어졌다. 피가 많이 나서 엄마와 아빠 모두 놀랐다. 밤에 응급실로 달려가서 6바늘이나 꽤매고 돌아왔다. 눈과 멀지 않은 부분이라 눈이 다치지 않은 것에 정말 감사했다. 상처는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중인데, 흉이 안 남기만을 바라고 있다. 요즘은 레이저 치료로 흉을 지울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자연 치유로 흉이 남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본다. 아이가 다친 이후로 아이와 함께 집에서 놀 때 스트레스 지수가 조금 더 올라간 느낌이다. '또 다치면 어쩌지, 다치면 안되는데' 와 같은 생각이 계속 들기 때문이다.
2024.07.27 - [육아 일기/좌충우돌 아빠의 육아휴직] - 45개월 아이 응급실 이마 봉합 후기(ft. 분당 제생병원과 전공의 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