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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저출산 이유 6가지와 해결책 고민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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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 Follower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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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저출산의 이유를 가지고 제대로 된 논쟁이 붙었다. 글을 읽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내 머릿속에 있는 저출산의 이유와 해결책들을 정리해서 적어본다.

 

저출산의 이유

1. 낮아지는 혼인율

우리나라는 결혼을 하고 법적 부부가 되어야 애를 낳는 문화이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임신을 하게 된다면 예전보다는 덜 하지만 '속도위반' 딱지를 붙여 뒤에서 아직까지 수군거리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서양처럼 미혼모의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다? 그리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저출산 해결 제1의 전제는 청년들이 결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결혼을 많이 시켜야 아기가 많이 태어날 것으로 기대라도 할 수 있다. 결혼을 안 한다? 그러면 아기도 없다.

 

 

2. 경제적 부담

1번 원인과 연결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결혼을 하지 않는가?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청년들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스스로 먹고 살만큼의 돈은 있을지 몰라도,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 혹은 자녀와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키울만한 돈은 없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하나 둘 끊겨가고 있고 가지고 있는 자본의 차이가 벌어 들이는 소득의 차이를 넘어선 지 오래다. 아무리 일해도 가진 자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난 부동산값 폭등이 기름을 부었다. 돈도 없는데 결혼 비용은 점점 늘어만 간다. 

 

간신히 결혼을 했더라도, 아기를 낳는건 또 다른 문제다. 아기를 낳으면 집도 넓혀야 하고 육아 용품도 사야 하고 기본적인 생활비 자체도 늘어난다. 그런데 돈이 없다. 주택담보대출 또는 전세자금대출 이자 내기도 버겁다. 아기를 낳으면 누가 키울 것인가? 맞벌이 중인데 한 명이 휴직하거나 일을 관두어야 한다. 그러면 돈은 누가 벌 것인가? 결국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게 된다.

 

일단은 경제적인 이유부터 해결이 되어야, 그 뒤에 오는 고민인 육아 부담, 경력 단절 등을 해결할 여유가 생긴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뒤에 따라오는 고민은 그저 사치에 불과하다.

 

 

3. 남녀갈등

가부장적 사회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의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남녀갈등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페미니즘의 탈을 쓴 여성우월주의, 반남성주의 사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페미니즘, 상식적인 페미니즘은 여성인권 신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 여성가족부가 욕을 엄청나게 얻어먹고 있지만 여성가족부의 설립 취지, 이후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에서 여성가족부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일부 상식 밖의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행하는 모든 남성을 적으로 돌리는듯한 발언과 메시지들이 남자들을 자극했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지금의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 깊어지는 남녀갈등 속에 연애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대 청춘남녀들이 서로 사랑에 빠지기보다는 게임을, 드라마를, 아이돌을, 운동을 찾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역대 최저로 향해가는 연애율 통계

 

4. 인터넷과 SNS의 발달

위에서 언급한 남녀갈등이 확산된 이유 중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 바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의 발달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퐁퐁남', '도축남', '한남', '김치녀', '된장녀' 등 특정 성별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만들어졌고 확산되었다. 남자들은 남초 커뮤니티에서, 여자들은 여초 커뮤니티에서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보고 들으며 확신 편향을 키워갔다. 너무 많이 온 것인지 이제 어떤 이슈가 나와도 젠더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같은 SNS 활성화도 저출산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문화 특징 중 하나는 비교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SNS 확산 전에는 비교라고 해봤자 내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SNS를 하게 되면서 비교의 대상이 전국민, 연예인, 아니 전 세계의 샐럽들까지로 넓어졌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리 내가 열심히 살고 돈을 벌어도 그들의 삶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과 자신을, 그들의 자녀와 자신의 자녀를 비교하며 열등감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들처럼 멋지게 자녀를 키울 자신이 없으니 애초에 자녀 양육을 포기한다. 

 

인터넷과 SNS 공간에서 육아가 힘들다, 육아가 헬이다, 육아는 지옥이다와 같은 메시지를 계속해서 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육아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가지게 된다. 뒤에 이어질 내용이지만 우리 사회는 육아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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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육아와 가사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태도

최근 100분 토론에 등장한 오은영 박사가 이점을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듯 싶다. 대중교통수단이나 식당에서 아기가 울면, 우는 아기와 어쩔 줄 모르는 부모를 무심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조용히 좀 시켜라'라고 무언으로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선진국은 어떤가? 아기가 비행기에서 몇 시간을 울어도 아무도 부모나 아기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고, 심지어 부모가 부담 스러워 할까 봐 눈치 한 번 주지 않는다고 한다. 육아와 아기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가부장제 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집에서 살림하고 아기 키우는 것을 밖에서 일하는 것보다 무의식적으로 낮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집에서 애나 키워라"같은 말이 비하의 뜻을 가지는 걸 보면 느낄 수 있다. 여성 인권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지만, 육아를 주로 담당하는 엄마, 또한 아빠의 인권은 제자리이다. 한 여성이 커리어 우먼으로 직장에서 잘 나가다가, 출산을 하고 육아를 시작하는 순간 멋진 커리어 우먼에서 애나 키우는 사람으로 처우가 내려간다. 

 

엄마도 커리어 우먼과 동등하게 대우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30대에 대기업 임원이 되었어요"와 "30대에 아이 3명을 키우는 엄마가 되었어요"라는 말을 듣고 같은 반응이 나오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두 상황이 똑같이 대접받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엄마에 대한 존중, 리스펙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 정책과 엄마 정책을 구분해서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출산과 양육을 하는 엄마에게 미혼 여성은 가질 수 없는 특별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 엄마에게 아기를 키우는 자긍심과 리스펙을 주는 사회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6. 자본주의 키즈의 등장

위의 2번 요인과 관계 깊을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결국엔 기승전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다. 2030 세대 내부에는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다. 모든 세대에 이기심이 있겠지만, 2030세대 내부에 있는 이기심은 자라온 환경 탓인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4050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이들은 자본주의 키즈답게 가치와 행위를 돈으로, 또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로 판단한다. 아기를 키우는 육아도 예외는 아니다. 결혼과 출산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판단하고 결정한다. 저출산이 대세인 이유는 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손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대개 자신이 손해라고 생각하는 일은 자발적으로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결혼과 출산은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나 출산은 더욱 그렇다. 자신의 행복과 생활을 포기하고 아기를 키우는데 헌신해야 한다. 이렇게 즐길 것이 많은 시대에 쉽지 않은 선택이고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선택이다. 

 

 

저출산 해결책

저출산 해결의 명제는 아래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살 때보다 같이 살 때가 더 넉넉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결혼과 출산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과거 사람들이 이타적이어서 아기를 많이 낳았던 게 아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결혼과 출산이 자신의 삶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아기를 많이 낳았을 뿐이다. 따라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선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이 당신의 삶에 이득이 된다, 메리트가 있다는 점을 가지고 설득시켜야 한다.

 

우선은 혼인율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결혼을 해야 자녀를 낳는 사회구조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모든 출산 대책이 무용지물이 된다. 저출산을 해결하려면 욜로, 솔로 등을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미디어, 매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혼자산다'가 정말 재미있는 예능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저출산 문제 해결의 입장에서 보면 폐지해야 할 프로그램 1순위다. 허경영의 정책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말이 되어가고 있다. 결혼을 하면 주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솔로보단 연인이, 연인보단 부부가 보다 가치 있고 살만하다는 생각을 청년들이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결국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게 된다.

 

그다음은 출산에 대한 직접적인 경제적인 보상이 제대로 주어져야 한다. 저출산 관련 예산으로 지금까지 수 백조를 썼다고 하는데,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예산 지원은 없다는 게 함정이다. 두 돌 아기를 키우면서 정말 저출산과 관련해서 돈을 지원받았다고 느낀 건 임신하고 받은 검진비(한 50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함), 현재 받고 있는 육아수당과 양육수당(현재 월 22만 원), 육아휴직 수당(월 150만 원 ~ 250만 원), 아기 병원 진료비 할인 정도이다. 아기를 낳고 키우는 입장에서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 혜택만 가지고 아기를 낳을 거냐라고 했을 때는 고개를 저을만한 수준이다. 실제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말 "이렇게까지 주는데도 안 낳을 거야?"라고 물을 수 있을 만큼 파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3자녀 이상 가족에게 아파트를 준다거나(주는 게 부담이면 20년 무상 임대라도), 2자녀 이상에게는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해 준다거나, 육아 휴직 시 자리를 법적으로 보전해 준다거나, 만 3세 이전 아기에게 쓰는 부모의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부모의 월소득을 그대로 보전해준다거나 하는 파격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미 저출산의 흐름을 돌리기에 너무 늦어버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정책을 펼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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