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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여파를 맞은 5년 뒤 초등학교 모습 예상해보기(공립초등학교 입학 설명회와 홍보 자료)

학교 일기/교육 이슈

by Path Follower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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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는 2017년 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2017년 생이 특별한 이유는 15년 넘게 유지되던 한 해 출생아 40만 명이 무너진 첫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후 연간 출생아 수는 3년 만에 30만 명대가 붕괴되었고, 20만 명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내년 기준으로 5년이 지나면 40만 명 이하로 태어난 학생들이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해 1학년에서 6학년을 채운다. 당장 5년 뒤인 2028년 초등학생 수는 현재 초등학생 수 대비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초등학교의 미래를 먼저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다. 이미 어린이집은 많이 없어졌다. 동네에서 폐원한 어린이집 1~2곳 정도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치원도 없어지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부족하다고, 태어나자마자 대기를 걸어놔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아기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종이 한 장이 나를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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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설유치원 입학 설명회, 홍보 자료

아이 가방에 들어있던 종이의 정체는 집 근처에 있는 병설유치원에서 원아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홍보 전단지였다.

병설유치원 홍보 자료

 

내가 알던 병설유치원은 이런 위치가 아니었다. 학부모들이 알아서 몰리고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결정하는 곳이 병설유치원 아니었던가? 제발 당첨되라고 기도하며 뽑기를 뽑았던 곳 아니었는가? 이런 모습은 10년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국공립 유치원은 늘었으나, 출생아 수는 감소하면서 생긴 일이다. 콧대 높았던 병설유치원은 이제 없다. 사립유치원들과 원생 유치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되었다. 우리 학교 옆에 있는 단설 유치원도 원생 모집을 위해 입학 설명회를 열었다. 이제 입학 설명회를 하거나 홍보 자료를 만들어 동네 어린이집에 돌려야 하는 상황에 왔다(심지어 위 유치원의 만 3세 반 정원은 5명밖에 되지 않는다).

출처 - 한겨레

 

 

 

입학 설명회 - 공립 초등학교의 미래

유치원 다음은 초등학교 차례다. 사실 이미 지방의 인구 소멸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에는 이미 온 미래이기도 하다. 인구 소멸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는 생존을 위해, 폐교를 면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정말 몸을 갈아가며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다(존경한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주택이나 현금 등을 지원하고, 학교에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분투중이다.

 

출처 - 보은사람들
출처 - 구글 검색

 

 

이제 이와 같은 모습을 일부 학군지를 제외한 대한민국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현행 교사 배정 기준에 따르면 "학급 수 = 교사 수"이다. 학생이 많아서 학급 수가 많아져야 교과 교사를 더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학생 수가 줄어 학급이 줄어들면 배정된 교과 교사 수가 줄어든다. 교과 교사가 줄어든다는 것은 담임의 수업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는 수업질 저하와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으로 귀결된다. 학급 수에 따라 교과 교사의 수가 결정되는 현재의 배정 규칙대로라면, 조만간 근처의 초등학교들끼리 학생 모집을 놓고 소리 없는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소리가 있을 수도...).

 

머지않은 미래에 사립 초등학교에만 있는 줄 알았던 입학 설명회가 공립 초등학교에서도 보편화될 것이다. 대도시처럼 초등학교 선택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정부 주도의 학교 통폐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 학부모가 초등학교를 골라서 보내는 시대가 올 것이다(이미 어느 정도 온 것으로 보인다). 2~3개의 초등학교가 한 개의 초등학교로 합쳐질 것이며, 살아남은 학교는 신축으로 다시 지어질 것이다.

사립 초등학교 입학 설명회. 출처 - 구글 검색

 

 

입학 설명회 업무는 교무부장의 업무가 될까 연구부장의 업무가 될까? 교장의 업무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 미국은 학생 유치를 위해 교장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도 저출산의 위험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의 목을 조여 오고, 우리의 발끝부터 젖어 올라오고 있다. 교권 붕괴에 이은 다음 문제는 현행 학교 시스템 자체의 붕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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