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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티스토리 애드센스 무효 트래픽 사건 - 원인과 현재 상황 정리

생활/IT

by Path Follower 202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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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구글에서 메일 한 통을 받으며 이 사태는 시작되었다. 메일 내용은 애드센스 계정에 광고 게재 제한이 적용되었다는 메일이었다. 애드센스를 운영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이런 내용의 메일이 날아온 건 처음이었다. 메일의 주된 내용은 내 애드센스 계정에서 '무효 트래픽' 문제가 확인되었고 그로 인해 구글은 내 애드센스에 광고를 제한한 것이다. 

 

애드센스 무효 트래픽이란?

무효 트래픽은 쉽게 말하면 온갖 형태의 잘못된 광고 클릭이라고 볼 수 있다. 트래픽, 즉 광고 클릭은 생겼지만 구글에서 이 클릭이 유의미하지 않은, 자연스럽지 않은, 인위적이고 작위적이고 고의적인 클릭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무효 트래픽의 대표적인 예로 서로 짜고 광고를 클릭해 주는 행위, 광고 클릭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행위, 자신의 광고를 자신이 클릭하는 행위, 자동화된 클릭 도구/트래픽 소스/로봇 등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클릭하는 행위들이 있다. 클릭에 대한 광고 단가가 지급되기 때문에 이런 고의적인 클릭, 무효 트래픽은 구글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내용은 구글에서 온 메일에도 잘 나와있다.

문제는 난 이러한 행위를 지금까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애드센스 계정이 제한당할까봐 노심초사하며 내 페이지의 글을 읽게 될 때는 클릭 하나하나를 조심했던 나였다. 이런 나에게 애드센스 계정이 날아갈 수도 있는 무효 트래픽이라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도대체 누가 내게 무효 트래픽을 안겼는지 알고 싶었지만 구글은 절대 나에게 무효 트래픽의 대상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또 하나의 문제가 더 있었는데 이 메일을 받은 사람이 나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애드센스 포럼에 들어가니 나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광고 게재 중단 메일은 받지 않았으나, 갑자기 광고 수익이 급감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쌓아놓았던 수익이 야금야금 줄어든다는 사람도 많았다. 나 역시도 많지는 않았지만, 6월달에 쌓아놓았던 수익의 10%가 사라졌다. 노출수가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클릭수는 사라졌다.

 

6월 26일을 기점으로 티스토리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게 분명했다.

 

문제의 시작 - 티스토리 공지

티스토리 애드센스가 이상해진 이유는 99% 확률로 티스토리의 자체 광고 신설에 있다.

티스토리가 자체 광고를 시작한게 6월 27일 오전 11시, 내게 애드센스 광고 게재 제한 메일이 날아온 게 6월 27일 오후 1시 30분이다. 이 정도면 거의 인과관계가 100%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티스토리가 자체 광고를 신설하는건 이전부터 공지되어 있던 내용이었다. 티스토리는 올해 초, 약관 변경을 통해 티스토리에 자체 광고를 올리겠다고 밝혀놓은 상태였다. 이미 이때부터 몇몇 빠른 사람들은 티스토리에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이 약관 변경이 밥줄이 끊어질 정도로 무서운 약관 변경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고 아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

2월 3일 부 티스토리 약관 개정 내용

 

티스토리는 계획대로 티스토리 서비스 내에 자체 광고 게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티스토리가 광고를 올리는 방식이었다. 

티스토리 자체 광고 공지 - 댓글이 1,000개 가까이 달렸다

 

티스토리를 운영하는 카카오는 카카오 애드핏이라는 광고 플랫폼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카오가 자체 광고를 넣더라도, 보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애드핏의 형태로 티스토리에 광고를 넣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다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카카오의 광고 플랫폼 애드핏, 이제 아무도 안 쓰게 되었다.

 

 

문제의 원인 - "애드센스는 내꺼야", 카카오의 펍코드 삽입

카카오는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티스토리에 광고를 넣었는데, 티스토리 광고 플랫폼으로 자사의 애드핏이 아닌 구글의 애드센스를 사용한 것이다. 애드센스는 계정별로 펍코드(Pub)라는 게 부여되는데, 카카오도 개인 블로거처럼 구글에서 펍코드를 받아 본인들의 펍코드를 티스토리에 삽입하는 방법을 통해 광고를 올렸다. 카카오는 꼼꼼하게 자신들의 펍코드를 삭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광고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약관도 이미 공지해 놓은 상황이었다.

2월 6일 개정된 티스토리 공지

 

결과적으로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카카오의 애드센스와 블로거의 애드센스가 같이 올라가는 상황이 되었고, 애드센스 중복 문제가 부정 클릭 및 무효 트래픽 문제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강력히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는 상단과 하단 광고를 랜덤하게 뜨도록 설정해 놨다고 공지했는데, 랜덤으로 상단에 광고가 뜨는 경우 한 페이지 전체가 광고로 도배되는 참상이 발생했다. 카카오는 꼼꼼하게 본인들의 광고가 항상 위로 가게 설정해 놨으며, 이로 인해 블로거들의 수익은 6월 27일을 기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 광고 게재가 상단, 하단 랜덤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대처할 방법도 없었다.

 

카카오는 애드핏이 아닌 애드센스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수익화를 선택했고, 그 결과 블로거들에게 가야 할 광고 수익이 고스란히 카카오로 가버리는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유저들의 외침 - 차라리 유료화를 해라

티스토리가 자체 광고를 올려 수익을 내는 걸 비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티스토리도 서버 운영비나 운영 인력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도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며 이에 대해선 비판할 생각이 없다. 문제는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기업이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점이며, 카카오는 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 버린게 문제이다. 현재 상황은 지주(카카오)가 소작농(블로거)의 산출 100%를 가져가 버리는 상황이며, 내 만두가게 포스기 옆에 건물주의 포스기를 설치하고 내 대신 만두값을 받아가는 상황이다. 아무리 악덕한 지주라도 소작농과 임차인이 산출한 모든 것을 가져가지는 않는다.

 

이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카카오의 애드센스 게재 때문에 많은 블로거들의 애드센스 계정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애드센스 계정에 티스토리, 유튜브, 워드 프레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묶여 있는 경우, 티스토리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계정들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점이 블로그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애드센스 계정은 '애드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발급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스토리는 카카오꺼지만, 블로거들의 애드센스는 카카오 소유가 아니다. 만약 이 일로 인해 블로거들의 애드센스 계정이 영구정지라도 당하게 된다면 카카오는 소송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가 티스토리 수익화를 위해 차라리 '유료화' 정책을 펴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판단이 드는 대목이다. 블로거들의 수익을 일정 비율로 가져가거나, 월 정액으로 과금을 했더라면 카카오와 티스토리가 이렇게까지 욕을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의 해결 - 대책은?

티스토리 유저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티스토리측은 애드센스 광고 게재 제한 문제와 무효 트래픽 등의 문제에 대해 구글에 문의하겠다고 수정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공지가 수정된 지 4일이 지나도록 아직 티스토리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 이야기가 없다.

 

많은 유저들은 이미 카카오와 티스토리에 신뢰를 잃었고, 구글블로그나 워드프레스 등의 다른 플랫폼을 알아보고 있는 실정이다. 

 

내 생각에 카카오측에서 이번 애드센스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고 본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애드센스 펍코드를 선택한 건 기업의 수익 측면에서는 옳은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유저들의 애드센스 계정에 무효 트래픽이 발생하고 구글에서 광고 게재 제한을 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만약 이 모든 문제를 알고도 카카오가 광고 게재를 진행했다면 카카오 티스토리 운영진은 정말 한심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라도 티스토리와 카카오는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고 유저들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찾기를 바라본다. 이미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광고 게재 누락 등의 문제로 카카오는 유저들의 신뢰를 잃는 중이었다. 카카오와 티스토리가 이번에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티스토리는 나를 비롯한 많은 유저를 잃게 될 것이다. 분수령은 7월이라고 본다. 7월 안으로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티스토리가 개선되기는 어럽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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