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주변의 물은 기온에 따라 얼음(고체), 물(액체), 수중기(기체)로 끊임없이 상태가 변한다.
물이 열을 받아 기체로 변하는 '증발'과 '끓음', 그리고 수증기가 차가워져 다시 액체로 변하는 '응결'의 원리를 이용하면 오염된 물이나 바닷물, 심지어 공기 중에서도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모을 수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사용되는 신기한 물을 만드는 장치 8개를 알아본다.

동글동글 축구공처럼 생긴 투명한 공 안에 오염된 물을 넣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둔다. 태양열을 받으면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오염된 물 속의 '순수한 물'만 수증기로 증발하게 된다. 이 수증기가 투명한 솔라볼 벽면에 부딪혀 차가워지면 물방울로 응결되어 아래쪽 테두리 관으로 모이게 된다.
휴대가 간편해서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지에서 아이들도 쉽게 들고 다니며 하루에 약 3리터의 깨끗한 물을 만들 수 있다.

이탈리아의 디자이너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위해 만든 커다란 탑 모양의 장치다. 대나무나 풀로 엮은 커다란 구조물 안쪽에 촘촘한 나일론 그물망이 쳐져 있는 모양이다. 밤과 아침 사이에 기온이 내려가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이 그물망에 부딪혀 차가워지면서 이슬(응결)로 맺힌다. 이 물방울들이 아래로 흘러내려 물통에 모이게 된다.
전기가 전혀 필요 없고 주변의 자연 재료로 만들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하루에 무려 50~100리터의 물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지구의 물 중 97%는 짠 바닷물이다. 바닷물을 큰 냄비나 장치에 넣고 뜨겁게 가열하면 물이 보글보글 끓어 수증기가 된다. 이때 소금 성분은 증발하지 않고 그대로 남기 때문에, 끓어 나온 순수한 수증기만 따로 모아 차갑게 식히면(응결) 짜지 않은 깨끗한 민물을 얻을 수 있다.
이 원리를 거대하게 만든 공장이 '해수 담수화 플랜트'이며, 중동처럼 물이 부족한 해안 국가에서 아주 중요한 기술이다.


외형은 태양광 패널처럼 생겼지만, 전기가 아니라 물을 만드는 장치다. 패널 내부의 팬(Fan)이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면, 패널 속 흡수제가 공기 중의 수증기만 쏙쏙 잡아낸다. 그 후 태양열로 온도를 높여 수증기를 분리한 뒤, 시원한 장치에서 급속도로 시켜 물방울로 응결시킨다.
사막처럼 아주 건조한 지역에서도 공기 중에 존재하는 미량의 수증기를 모아 마실 수 있는 최고급 미네랄 워터를 만들어내는 최첨단 장치다. 가격은 비싸지만 성능은 확실하다.

사막 지역의 밤낮 기온 차를 활용한 돔 모양의 온실 구조물이다. 햇빛이 뜨거운 낮에는 온실 뚜껑을 닫아 내부 식물이나 토양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가두어 둔다. 밤이 되어 사막의 기온이 뚝 떨어지면 뚜껑을 열어 차가운 공기를 만나게 함으로써 갇혀 있던 수증기를 벽면에서 물방울로 세차게 응결시켜 모으는 원리다.

안개가 자주 끼는 고산 지대나 해안가 산기슭에 커다란 그물망을 쳐두는 장치다. 안개는 아주 작은 물방울(수증기가 가볍게 응결된 상태)들이 공기 중에 떠 있는 것인데, 이 안개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다 미세한 그물망에 부딪히면 서로 뭉치면서 커다란 물방울로 응결되어 아래쪽 배수관으로 뚝뚝 떨어진다.
칠레의 초건조 지역인 아타카마 사막 등에서 주민들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얻는 고마운 장치로 쓰인다.

고깔(원뿔) 모양의 투명한 플라스틱 장치다. 바닥의 검은색 받침대에 오염된 물이나 바닷물을 부은 뒤 그 위에 원뿔 모양의 돔 뚜껑을 덮어둔다. 햇빛을 받으면 바닥의 검은색이 열을 흡수해 물을 빠르게 증발시키고, 원뿔 내부 벽면을 타고 물방울이 응결되어 흘러내려 가장자리의 나선형 홈에 깨끗한 물이 고이게 된다. 고깔 끝의 마개를 열면 바로 마실 수 있다.

전통적인 옹기나 그릇 형태 위에 가열 장치와 비닐 등을 얹어 만든 장치다. 원리는 워터콘이나 솔라볼과 같다. 진흙물이나 오염된 물을 담아두고 태양열로 증발을 유도한 뒤, 위쪽의 경사진 유리나 비닐 표면에서 차갑게 응결시켜 깨끗한 물만 한 방울씩 받아내는 장치다.
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 8가지를 정리해 봤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물을 얻는 원리는 동일했다. 물을 얻기 위해 꼭 필요한 두 가지 상태 변화는 증발(또는 끓음)과 응결이다. 증발과 응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수증기를 물로 바꿔서 물을 얻을 수 있다.
물이 증발할 때는 오염 물질이나 소금은 불순물로 바닥에 남고, 오직 순수한 물만 수증기로 변하기 때문에 다시 응결시켰을 때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원리다. 물의 상태 변화는 이처럼 우리 지구의 모습을 아름답고도 다채롭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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