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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서 대운하 추진 - 기대 효과와 관련주 분석

투자 일기/주식 정보

by Path Follower 202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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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동서를 횡단하는 운하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나라의 동서해를 연결하는 대운하 건설을 비롯한 전망적인 경제 사업들에 대한 과학적인 타산과 정확한 추진 계획을 세우며 일단 시작한 다음에는 국가적인 힘을 넣어 반드시 성공을 안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시점에서 왜 김정은이 갑자기 동서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지 그 이유와 혹시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관련주들을 정리해봤다.

 

 

북한 동서 대운하 - 추진 이유

북한에서 대운하를 구상한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은 북한 땅을 가로질러 황해와 동해를 물길로 연결하는 계획을 구상하였으나 이를 현실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1954년 김일성은 대동강과 용흥강일 잇는 방안을 연구해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김일성의 아들이자 김정은의 아빠인 김정일도 남포-평양-대동강-금야강을 잇는 길로 운하를 구상한 적 있으나 역시 실현하지 못했다. 

 

북한 김씨 삼대가 동서 연결 대운하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동해와 황해(서해)가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와 황해가 남해를 통해 연결되는 구조라 조금 돌아가기는 해도 인천에서 강릉까지 어려움 없이 배로 이동이 가능하다. 물론 우리나라는 도로와 철도 교통이 매우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굳이 배로 그 먼길을 돌아갈 이유는 없지만 갈 수 '없는' 것과 가지 '않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북한은 동해안에 자리한 원산에서 황해안에 자리한 남포까지 배로 이동하려면 우리나라를 영해 12해리를 벗어난 공해 지역을 돌아서 가야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영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밖으로 크게 돌아야 한다(남북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라면 공해상 이동도 어려워질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동해와 황해가 단절되어 있는 지금 상황이 매우 비효율적인 상황인 것이다. 

영해선 밖으로, 제주도 밖으로 돌아 가야한다

 

가뜩이나 북한은 우리나라처럼 도로와 철도가 발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교통 발달이 미약했던 조선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교통수단이 수로, 즉 강이나 바다에 배를 띄워 운반하는 방법이었다. 북한도 조선과 상황이 비슷한지라 배로 화물을 옮기고 싶을 것이나 동해와 서해가 단절되어 있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분단으로 동해안과 서해안이 분리되어 있다.

 

북한 대운하는 북한 내부의 물류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만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도 큰 이득이 되는 사업이다. 황해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중국도 접하고 있는 바다이다. 북한 대운하가 생긴다면 중국의 공장들이 몰려있는 중국 입장에서의 동해안과 러시아 극동 지역을 보다 가깝고 빠르게 이어 줄 수 있다. 아마 북한 내부의 물류, 중국과 러시아의 물류 수요까지 고려한다면 북한 대운하의 수요는 차고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운하 사용료를 받아 챙기는 건 덤이다.

북한 대운하가 생긴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물류 수송 시 상당한 거리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물류를 원활하게 하는 것도 북한이 대운하를 추진하는 이유이지만, 더 큰 원인은 해군 군사력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북한 때문에 반도이지만 대륙과 연결되지 못한 섬과 같은 상황이라면, 북한은 우리나라로 인해 동해와 서해가 완전히 나눠진 상황이다. 따라서 동해와 서해 각각의 바다에 해군을 나눠서 배치할 수밖에 없고 이런 병력 배치는 유사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쪽에서 위기가 터졌을 때 다른 쪽 전력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해군 제1함대의 기지가 경남 진해, 즉 남해안에 있는 이유는 유사시 서쪽과 동쪽 양쪽 어느 방향이든 지원을 나가기 용이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러한 전략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만약 운하를 건설한다면 물류와 해군 전력 배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우리나라 제주도 밖으로 돌아가지 않고도 동해와 황해를 배로 오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북한의 위치에 있었고 지금의 경제력을 가진 상황이었다면 동서를 횡단하는 운하가 최소 한 개는 생겼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동해와 서해를 잇는 운하의 효용성 그 자체는 차고도 넘친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김정은 정권 치적 쌓기의 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도, 김정은도 해내지 못한 사업을 김정은이 해낸다면 북한 인민들에게 김정은이 크게 인정받는 사건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뒤숭숭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계 하기 위한 방법이거나 이목을 돌리는 방안으로 북한 대운하 안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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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운하 - 그럼에도 추진이 안된 이유

상식적으로, 역사적으로 생각해봐도 운하를 만드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운하 건설은 대규모 중에서도 최대 규모인 국가적인 토목 사업이다. 어느 정도냐면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할 수도 있는 사업이다. 수나라가 망한 이유 중 하나가 황하와 양쯔강을 잇는 대운하 공사 때문이었다.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를 뚫는데도 그때 당시로 상당한 자본이 투입되었고, 수많은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북한의 동서 대운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많은 자본과 장비, 노동력이 필요로 할텐데 과연 북한에 이것들이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리 사람을 갈아 넣어 노동력으로 밀어 붙인다고 해도, 부족한 자본과 장비 문제는 현재 북한이 받는 대북 제재로 정상 국가가 아님을 감안하면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북한의 대운하 사업을 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바로 북한의 험준한 지형이다. 북한은 우리나라보다도 산이 많고, 높고, 험하다. 대동강에서 용흥강으로 가려면 고도가 1,000m에 가까운 태백산맥을 넘어가야 하는데 도로도 아니고 철도도 아니고 수십 미터 폭의 운하가 산을 넘어가기는 정말 쉽지 않다. 파나마 운하는 해수면과 고작 26m의 고도차를 가지는데도 수문을 닫고 물을 채워 운하를 지나가야 한다. 1,000m의 산을 전통적인 운하의 방법으로 넘는 건 불가능하다. 운하를 터널처럼 뚫는 방법이 해결책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태백산맥의 폭이 그렇게 좁지 않다는 데 있다. 넓게는 150km, 아무리 좁게 봐도 10km 이상 되는 거리를 터널로 뚫어야 한다. 북한이 땅굴과 핵실험을 위한 갱도를 하도 많이 파서 터널 공사에는 도가 텄을 수도 있으나 쉽지 않은 일임은 확실하다.

구글 지도로 본 서해쪽 대동강 최상류와 동해쪽 입석강 최상류를 이어본 거리. 12km 정도를 터널로 파야한다. 물론 저렇게 좁은 강 상류까지 배가 올라올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과연 북한이 자본과 장비, 지형의 한계를 넘어 동서 대운하를 개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북한 대운하 - 관련주 

사실 북한 대운하 관련주는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민주당 정권도 아니고 국민의힘 정권에서 북한에 지원을 하고 같이 협력을 한다는건 정치적으로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운하와 관련된 종목들을 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아래 종목들은 이명박 정부 때 한반도 대운하, 4대강 사업 추진 시 관련주로 묶였던 종목들이다.

 

여러 종목이 있지만 건설 관련 종목들로만 추려보면 이화공영, 특수건설, 삼호개발, 동신건설 정도를 들 수 있다.

동신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세 종목의 주가는 2007년 이명박의 대운하 공약 당시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당시 얼마나 대운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예외인 동신건설은 최근 전고점을 갱신했는데 그 이유는 이재명 테마주에 묶였기 때문이다. 

 

4종목 모두 시가총액 1천억 원대의 작은 규모의 기업이다.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테마주로 묶이기 쉽고 주가의 등락이 심하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 등의 지표로 보면 이화공영과 특수건설은 2021년 기준 적자를 낸 기업이라 투자를 하기가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그나마 삼호개발과 동신건설은 당장 흑자는 내고 있는 상황이라 비교적 나아 보인다.

 

북한 대운하 뉴스가 나왔는데도 꿈틀거리지 않는걸 보면 북한 대운하가 테마로 엮이기에는 아직 정보와 확신이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 만약 정말 북한에서 대운하 뉴스가 계속 나오고 추진을 하게 된다면 다시 관심을 가져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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