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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 실제 역사와 다른 점 및 1212사태 이후 이야기(장태완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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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 Follower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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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이 화제다. 어려운 영화 시장에서 범죄도시4 이후의 제대로 된 흥행작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정치적인 의견을 떠나서 영화 자체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하고 있고, 이를 반영하듯 네이버 평점도 9점이 넘는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봄은 박정희 대통령 사후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의 1212 군사 반란 사태를 기본으로 픽션을 추가해 제작한 영화이다. 박정희 16년 독재 이후 민주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염원했던 '서울의 봄'은 전두환의 쿠데타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서울의 봄 내용과 실제 역사에서 달랐던 점을 살펴보고, 1212사태 이후 전두환과 반대편에 섰던 인물들의 삶을 살펴본다.

 

 

영화와 실제가 다른 점

 

인물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허구가 많이 가미된 사람은 이태신(장태완)이다. 주연들이 성은 비교적 실제 인물과 같은데 비해 이태신만 성이 다르다. 다른 배역들이 최대한 비슷한 생김새와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노력한 반면, 이태신만큼은 실제 인물의 이미지와 매칭되는 점이 많지 않다. 이는 그만큼 실제 인물과 차이가 영화 속 인물이 차이가 크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태신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사실에 기반하되, 영화적인 허구가 많이 포함되어있다. 이태신은 전두광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전두광의 악을 더 부각하기 위해서는 이태신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해야 했고, 전두광 세력과 갈등을 절정적으로 치닫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이벤트들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1212사태 이전에도 전두광과 이태신의 사이가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영화처럼 경멸할 수준까지 미워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이태신과 아내와의 에피소드는 모두 연출이고 공수부대를 막기 위해 혼자 행주대교를 지킨 것도 허구다. 마지막 장면에서 100여 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전두광을 치러 가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는 출진 전 연병장에서 이미 대세가 결정된 상황이라는 부관들의 설득과 장태완을 사살하라는 방송을 듣고 끝내 출진을 포기하고 신군부 측에 의해 체포되며 마무리 된다.

 

이외에도 영화는 픽션인 만큼 사실과 다른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중 크게 다른 내용 세 가지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총리공관에서 전두광 체포 작전

영화 속에서는 전두광(전두환)이 총리공관에서 대통령 재가를 받지 못하고 30경비단으로 돌아갈 때, 육군본부 헌병감 김준엽(김진기) 준장의 명령으로 체포될 뻔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체포 명령은 내리지 않고 대기 명령만 내렸다. 이 때문에 전두환은 총리공관을 아무런 제지 없이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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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수의 전투 씬

영화에서는 다수의 총격전이 등장하고 군인들이 총을 맞는 장면도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1212사태 때 사망한 군인은 3명뿐이다. 두 진영 모두 내전으로 확전 되는 것은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기 때문이다. 

 

 

3. 무능력한 장군들 모습

영화에서는 전두광과 이태신을 제외하면 전두광의 신군부와 이태신과 육군본부 수뇌부를 이루는 장군들의 능력이 매우 부족하고 아둔하고 소심하고 겁이 많은 것처럼 표현했다. 그러나 하나회의 수뇌부 중 노태건(노태우)은 자기 휘하의 9사단 투입을 본인 스스로 결정했으며, 중장들도 동요하지 않고 자기들 나름대로 쿠데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육군본부 쪽 장군들도 이태신과 김준엽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무능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둘을 제외하고도 강경 진압을 주장하는 장성들이 있었고 무능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모습이 다소 과장되어 표현되었다. 지금 관점에서야 해답이 보이는 문제이지만, 당시 치밀하게 준비한 보안사의 전략, 보안사에 비해 부족했던 정보력, 급작스러운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해답을 찾기가 의외로 힘들었을 수도 있다.

 

 

1212사태 이후 주요 인물 행적

1212 쿠데타 성공 이후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들은 진급에 진급을 거듭해 주요 요직을 독차지하는 건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쿠데타의 수장이었던 전두환은 제11, 12대 대통령을, 2인자였던 노태우는 13대 대통령을 역임하고 하나회 간부들도 별을 달거나 군내 주요 요직에 임명된다. 영화 속에서 혼자 떡을 다 먹지 않겠다는 전두광(전두환)의 말처럼 전두환은 자신들의 사람을 정말로 하나하나 살뜰하게 챙겼다. 전두환이 테니스를 즐겨했다고 하는데 테니스를 치다가 후배를 만나면 뭐라도 줬고, 줄게 없으면 자신의 테니스 장비라도 줬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반면 1212 쿠데타 이후 신군부와 대척점에 섰던 사람들의 행적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들의 행적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장태완(극 중 이태신, 배우 정우성) 수경사령관

이태신(정우성)과 장태완 특전사령관


1212 쿠데타 때 보안사에 체포되어 고문을 받기도 하며 힘든 시간을 지냈다. 이에 대한 충격으로 부친이 화병으로 사망한다. 이어서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아들도 행방불명되고 한 달 뒤에 지방의 야산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졸지에 아버지와 아들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전두환 정부 시기에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안받고 이를 수락하여 공기업 사장이 된다. 전두환과 대척점에 섰던 인물이 전두환에 의해 고위직에 임명된 것이다. 이에 대해 장태완이 진정 참군인이 맞냐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이태신의 강직한 모습을 보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현실에서 발생한 것이다.

 

전두환 정부가 끝나고 노태우, 김영삼 정부를 지나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열린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그러나 이후 정계를 은퇴하고 2010년 사망한다.

 


2. 윤성민(극 중 민성배, 배우 유성주) 육군참모차장

민성배(유성주)과 윤성민 육군참모차장


영화에서 무능하게 표현되며 전두환과 대립각을 세웠던 육군참모차장 윤성민은 전두환 정부에서 하나회에 포섭되어 국방부장관과 합동참모본부의장에 이어 한국석유개발공사 이사장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한다. 1212 쿠데타 때 신군부를 강경 진압하는데 반대해서 결과적으로 쿠데타를 성공시킨 x맨의 공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사망했다.

 

 

3. 정승화(극 중 정상호, 배우 이성민) 육군참모총장

정상호(이성민)과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1212 쿠데타 이후 보안사에서 고문받고, 이후 열린 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동시에 17계급 강등되어 이병으로 강제 예편당했다. 이때 군인연금 수급권도 박탈되어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두환 정부 이후 들어선 노태우 정부 때 복권되어 육군 대장의 자격을 되찾았고 박탈되었던 급여와 연금도 수령할 수 있었다. 2002년 사망했다.

 


4. 정병주(극 중 공수혁, 배우 정만식) 특전사령관

공수혁(정만식)과 정병주 특전사령관


위의 인물들이 그래도 천수를 누린데 반해, 불행하게도 정병주 특전사령관만은 그렇지 못했다. 1212 사태 때 믿었던 부하들의 배신으로 본인의 체포 과정에서 총상을 입기도 했고 장태완이 공기업 사장으로 임명된 것과 다르게, 정병주 사령관은 신군부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팽당했다. 정승화 총장과 마찬가지로 군인연금도 수령하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212 쿠데타의 진실을 밝히고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1989년 경기도 양주시 송추계곡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5. 노재현(오국상, 김의성) 국방부 장관

오국상(김의성)과 노재현 국방부 장관

 

노재현 국방부 장관의 경우 신군부와 반대점에 선 인물은 아니다. 쿠데타 당시 신군부에 회유당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체포에 동의했고 장태완 사령관의 항복을 종용했기 때문이다. 노재현 국방부 장관은 공관에서 총성이 들리자 이에 놀라 잠옷 차림으로 대피한다. 굉장한 겁쟁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박정희 정부 때 육군참모총장과 합동참모본부의장까지 지내고 대장으로 전역한 최고위급 출신 군인이다(이런 사람이 한때 육군의 수장이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1212 쿠데타 이후 공기업 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2019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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