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연수로 교총에서 주최하는 2030 교사 경제교육 리부팅 캠프를 다녀왔다. 1박 2일 과정 11시간 직무연수 프로그램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해 고민해보고 의견을 나눠보는 연수였다.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 국내 대표기업들의 사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HD현대 그룹의 계열사들 중 연구개발 인력들이 모인 분당 HD현대 글로벌 R&D 센터 견학 후기를 남겨본다.
HD현대 그룹의 R&D센터는 분당 정자동 한국잡월드 바로 옆에 있다. 2022년도에 신축한 새건물이며 우수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해 울산이 아닌 분당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근무 인력은 5,500명 규모라고 하니 엄청난 인력이 일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글로벌 센터 입구에는 HD현대그룹의 전신인 현대중공업 설립자인 아산 정주영 회장의 명언이 적혀있었다. 기업은 기업의 이익 외에도 국가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우리가 잘 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것이며,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될 수 있는 길이다. - 아산 정주영 -
건물 메인 로비에는 HD현대 그룹에서 미래 제품으로 추진하고 있는 무인 중장비와 자율 주행 배 목업 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만약 진짜 저런 제품이 나오면 활용도가 매우 높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협조로 HD현대 그룹에서 인사와 교육 분야 상무가 기업에 대한 소개와 직원 연수 및 교육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HD현대 그룹은 현대중공업 그룹의 새이름으로 현재 자산가치 기준 재계서열 7위에 랭크된 대기업이다. 크게 선박 제조 및 관리, 에너지, 건설 및 전력 기계 사업 세 가지를 주력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는 그룹이다. 단순 제조에서 벗어나 끊임 없는 기술 개발과 연구를 통해 통합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회사의 가치로 도전과 혁신을 높이 여기고 있었는데 초대 회장인 아산 정주영 회장의 뜻을 따라서였다. 기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선소도 없이 배를 수주한 정주영의 도전 정신을 기리고 있었다. 이와 같은 정신으로 신개념 선박, 무인 항해, 무인 건설 장비 등을 개발하고 있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을 핵심 가치로 정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상명하복, 리더십에 대한 복종이 미덕이었다면 현재 사회는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윈윈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존중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과연 우리 학교에서는 어떤 모습인가 하고 돌아보게 되었다. 학교는 업무분장철마다 일어나는 모습들을 볼 때 존중보다는 비난과 무시, 회피가 더 장려되고 있지 않은가 하고 반성해봤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아닌,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의 구조와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 곳인데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직원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 훈련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HD현대그룹에서는 직급별로 받아야 할 교육이 정해져있고 회사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도 체계적으로 짜여져있었다. 특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팀장이나 부장, 임원급에 대한 교육이 더 많다는 점이 놀라웠다. 학교는 관리자는 그대로 있고 교사들만 쥐어짜고 있는 모습 아닌가? 교장이나 교감에게 제대로 된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가? 교육 이후 제대로 평가하고 피드백하고 있는가? 인사 담당 상무님은 연수 이후 지필 평가와 동료 평가, 외부 전문가 평가 등 체계적인 평가가 진행되며 점수를 산정해 승진에 반영하다고 했다. 우리 교사들은 이정도 퀄리티의 연수를 받아본적 있는가? 연수 중의 연수라는 1정 연수에서 조차도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해야하는 조별 과제와 몇 쪽짜리 짜깁기 보고서로 평가받지 않았나?
상무님의 설명이 끝나고는 본격적인 사옥 견학이 시작되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배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연구 부서에 가서 직접 장비도 보고 설명도 들었다. 기업 홍보관에 가서 기업 홍보 영상도 보고 굿즈샵, 직원 식당, 직원 헬스장, 직원 어린이집, 직원 도서관, 직원 병원, 직원 복지센터 등을 둘러봤다. 회사 건물 안에는 카페와 음식점도 들어와 있었다. 마치 하나의 마을에 온듯 했다. 직원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이 모두 제공되며 가격은 모두 무료라고 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대기업, 대기업 노래를 부르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정도 복지면 없던 애사심도 뿜뿜 생겨날 것 같다. 학교에서 이런 복지가 제공된다면? 분신쇄골의 정신으로 학생 교육에 임하겠다.
HD현대 글로벌 R&D 센터 지하와 2층까지 공간은 HD현대그룹 직원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었다. 개방된 공간에는 음식점과 카페, 스타벅스,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 시설, 그룹 소개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HD현대의 글로벌R&D센터는 웅장했고, 깔끔했고, 여유로웠다. 그룹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지 직원들의 얼굴에 근심이나 걱정, 조바심이 없어보였다. 재택근무도 많은지 그 넓은 빌딩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직원들은 우리를, 지나가는 우리는 그런 직원들을 서로 신기해하듯 쳐다보며 견학은 이뤄졌다.
견학 후 선물로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께 HD현대 굿즈샵에서 판매하는 큐브와 키링, 펜을 기념품으로 줬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던가. 머슴을 하더라도 정승집, 만석꾼 집에서 머슴을 해야 콩고물이 더 떨어진다. 선생님들의 근무 환경과 복지도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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