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교사 3대 단체와 6개 단체에 대해 소개한 글을 썼었다. 최근 인디스쿨을 중심으로 '대한초등교사협회'라는 새로운 교사 단체가 하나 더 생겼다. 이번 글에서는 새롭게 생긴 교원 단체(노조)인 대한초등교사협회에 대해 알아본다.
2023.08.18 - [학교 일기/교육 이슈] - 교원 6대 단체 - 특징, 회비, 회원수 비교(feat. 교원단체와 교원노조)
단체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교사 중에서도 초등교사만을 위한 단체이며 2023년 10월에 설립된 단체이다. 초등교육의 전문성과 권익 보장을 위한 활동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교총, 전교조, 교사노조에 초등교사 외에도 중등교사, 비교과교사(보건, 영양, 사서, 상담) 등의 회원도 가입 가능한 것과 달리, 대한초등교사협회는 오직 초등교사만 가입이 가능하다. 단체 이름은 협회이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해 신고된 노동조합 단체이다. 노조라는 점에서 교총보다는 전교조나 교사노조와 궤를 같이한다.
현재 본부 격인 대한초등교사협회와, 각 지역에서 활동하기 위해 결성된 서울초등교사협회, 경기초등교사협회가 조직된 상황이다. 지역별 협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에서는 근무 지역에 지역 협회가 있다면 지역 협회로 가입해 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중복가입도 가능하며 중복가입 시에는 받을 수 있는 법률지원 혜택(변호사 선임비, 변호사 동행비 지원)이 커진다.
현재 대한초등교사협회의 회원수는 1,000명이 넘는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반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체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다.
대한초등교사협회의 특징은 초등교사만의 노조라는 점 외에도 총연합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는 노조라는 점이 있다. 총연합단체란 한국노총, 민주노총과 같은 노조를 말한다. 전교조는 민주노총 산하, 교사노조는 한국노총 산하에 포함된 단체이다.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처럼 거대한 총연합단체와 함께하면 노조의 틀을 잡고 세력을 확장시키는데 유리하고, 산하 노조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사안에 따라 총연합단체와 산하 노조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총연합단체 가입의 결정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전교조가 교사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소위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강성 민주노총의 스탠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초등교사협회는 이러한 총연합단체의 입김에서 벗어나서, 초등교사만을 위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총연합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초등교사만의 단체를 조직하게 된 이유는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특히나 비교과교사, 관리자, 공무직과 서로 이해관계가 갈리는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초등교사협회는 이해관계가 갈리는 지점에서 확실하게 초등교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비교과교사라고 하면 정식 과목을 맡아서 가르치지 않는 보건, 사서, 영양, 상담교사를 의미한다. 최근 초등학교의 상황은 급격한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학급수가 감소하면서 학교에 배정되는 교사의 정원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대부분 집단이 그렇듯, 집단의 규모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의 양은 정해져있다. 전교생 800명이었던 학교가 400명으로 학생수가 반토막이 되었다고 해도, 교사가 해야 할 일은 10에서 5로 줄지 않고 8이나 9 정도로 밖에 줄어들지 않는다. 10명이 해야 하는 일을 7~8명이서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초등교사들은 지금까지 별도의 보직교사나 과외 업무를 하지 않았던 비교과교사에게도 업무를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초등교사노조는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교사노조는 상담교사노조, 보건교사노조, 영양교사노조 등과 같이 교사노조라는 연맹에 가입된 하나의 단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반발한 초등교사들이 초등교사들만의 단체를 원했고, 대한초등교사협회가 창립되기에 이르렀다.
학교에서 관리자와 교사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호원초 사건도 그렇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배후나 정면에는 언제나 학교 관리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생겼음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관리자의 모습을 너무나도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대한초등교사협회는 책임지지 않는 관리자에게 '고소'의 방법으로 대응한다.
공무직과 얽힌 교원 단체는 전교조이다. 교육공무직의 노조인 학비노조가 민주노총 산하 노조이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학비노조와 같은 민주노총 산하에 있기 때문에 공무직에 대한 비판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많다. 교사와 공무직이 대립할 때 공무직의 편을 든다는 이유로 전교조는 교직 사회에서 신뢰를 많이 잃은 상황이다. 대한초등교사협회는 다른 어떤 집단보다 초등교사 우선 정책을 1순위로 펴기 때문에 초등교사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서울초등교사협회 가입 링크 (bankcm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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