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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준 아동발달센터 - 1년 언어, 감통치료 후기 및 현재 아동 발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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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쯤 현재 40개월 된 아이가 28개월이었을 때 분당차병원에서 언어와 사회성 발달 지연 판정을 받았다. 차병원에서 진행하는 치료는 대기가 밀려있어 언제 시작될지 모르니,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사설 센터에서라도 치료를 받아보라는 교수의 말을 듣고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부터 여기저기 발달센터를 수소문했다. 수소문한 결과 분당 오리역에 있는 준아동발달센터란 곳에서 상담을 받았고, 수업을 잡을 수 있어서 언어치료와 감통치료를 시작했다. 이번 글에서는 준 발달센터에서 1년 정도 언어 치료와 감각통합 치료를 받은 진솔한 후기를 남겨본다.

 

 

준 발달센터 - 등록

준아동발달센터는 수인분당선 오리역과 가까운 곳에 있다. 간판으로는 거의 알 수가 없어서 미리 위치를 알고 가야 한다(스타벅스 건물 7층에 있다). 주차장은 있기는 있지만 마땅치 않아서 주변에 있는 사설 주차장이나 농협 하나로마트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센터 측에서 주차 영수증 제출 시 주차요금 2,000원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주차비 부담은 다소 덜한 편이다. 

준 아동발달센터 위치

 

상담을 위해 처음 방문했을 때 센터 실장님이 상담을 진행하셨다. 센터 실장님은 나이가 꽤나 있으신 온화하신 여성분이셨다. 그분의 경력을 정확히 알수는 없었지만,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으로 봤을 때 아동상담이나 치료에 조예가 깊은 분인 것 같았다.

 

발달 지연 진단을 받았을 당시 아이가 호명 반응도 잘 안되고 말도 느렸기 때문에 자폐가 아닌가 강하게 의심했었다. 그런데 실장님은 아이를 만나보고는 이 정도 눈 맞춤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자폐는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치료를 받으면 점점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당시 우리 부부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멘붕상태였기 때문에 치료를 당장 하기로 결정했다. 준 센터에서는 아이도 언어 검사와 발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차병원에서 베일리 검사를 받고 왔기 때문에 차병원에서 검사한 검사 결과지를 제출하는 것으로 검사를 대체했다(검사비만 수십 만원이다).

 

준아동발달센터는 준정형외과 부설 센터이다. 의료법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동발달센터를 의사가 아닌 사람의 명의로는 운영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준센터에서 치료를 시작하려면 처음에 정형외과 의사한테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정형외과 의사의 진단은 처음 딱 한 번뿐이었다. 이후에는 정형외과가 아닌 발달센터에 바로 가서 언어 치료와 감각통합 치료를 받으면 되었다.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료사가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며 10페이지 정도에 달하는 질문지를 써오라고 했다. 질문 내용은 부모의 학력, 소득, 직업부터 흡연이나 음주 여부, 아동의 구체적인 발달 상태와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 매우 민감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지나친 개인정보 수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의 치료를 위해 쓴다고 하니 군말 없이 써주었다.

 

발달센터 등록 당시 문화센터 다니던 아이 모습 - 발달이 느려서 정말 걱정이 많았다.

 

 

언어 치료와 감각통합 치료의 시작

바로 다음 주부터 감각통합 치료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언어치료는 자리가 없어서 한 달 정도를 기다린 후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 준 발달센터의 치료는 치료 시간 35분, 부모 상담 시간 10 분해서 총 45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치료 시간을 늘리고 부모 상담 시간을 줄이는 것도 가능한 것 같다.

 

감각통합 치료는 아이의 운동 능력이나 협응력을 기르기 위한 수업이었다. 아이는 치료실에서 치료사와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사다리를 오르거나, 그네를 타거나, 점프를 뛰거나 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치료가 끝나면 치료사가 아이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집에서 어떤 활동을 연습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아이는 감각통합 수업을 매우 힘들어했다. 아마 수업 첫날부터 울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문화센터 수업에서도 초반부 수업 때는 자주 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계속 수업을 시켰다. 한 달쯤 지나니 우는 빈도가 줄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에 다시 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처음 10분 ~ 15분 정도만 괜찮고 한 번 울음이 시작되면 그치지 않아서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감각통합 치료는 결국 시작하고 4개월 정도만에 종료했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아이가 운동신경이 없어서, 아니면 낯선 환경이 싫어서 수업을 하기 싫어했던 게 아닌가 싶다. 지금 다시 시키면 울지는 않고 할 것 같기는 한데 수업 내용으로 봤을 때 지금도 그리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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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통합 치료 덕분인 건지, 아이가 자라면서 저절로 좋아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놀이터 사다리를 조금씩 타기 시작했고 협응력도 조금씩 개선되었다. 감각통합 치료는 차병원에서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중단하고도 크게 아쉬움이나 걱정은 없었다.

 

비록 감각통합 치료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언어 치료에서는 꽤나 유의미한 성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언어 치료도 언어 치료를 받아서 좋아진 건지, 크면서 저절로 좋아진 건지 변인통제를 할 수 없어 객관적인 검증이 불가능하다. 그냥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거의 1년 동안 한 명의 선생님과 연속성 있게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는 감각통합 치료 시간에는 많이 울고 수업을 힘들어했지만, 언어 치료 시간에는 거의 울지 않았다. 언어 치료실에 있는 장난감(주로 자동차)에 관심을 보였고 수업을 진행하면서 선생님과 조금씩 소통 시간을 늘려갔다. 두 돌이 지났음에도 아빠, 엄마란 단어조차 어눌한 발음으로 잘하지 못했던 아이, 고래를 말하려면 '라고....... 래'라고 버퍼링이 걸렸던 아이, 단어 하나 제대로 말하기 힘들었던 아이가 1년 뒤에 입을 쉬지 못하는 수다쟁이가 되었다. 지금도 또래 여자 아이나 말을 잘하는 아이들에 비하면 언어 발달이 느린 축에 속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평균 범위에는 들어온 것 같아서 다소 안심이 된다.

 

준 발달센터 언어 치료가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 건 차병원의 언어 치료와 결과가 달랐기 때문이다. 대기가 있었던 차병원 언어 치료실에서도 순번이 와서 언어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는 차병원에서 언어 치료를 받을 때마다 울었다. 치료실 전체가 떠나갈 정도로 크게 울었다(원래 울음이 큰 아이이긴 하다). 울음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아이를 울리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어서 결국 차병원 언어 치료는 교수와의 상담 후 취소했다. 아이가 차병원 언어 치료를 싫어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차병원 언어 치료실은 일반 병원의 치료실 같은 딱딱한 환경의 곳이었다. 아이가 의자에 앉아서 치료를 받아야 했고 놀잇감도 거의 없었다. 반면 준 발달센터의 언어 치료실은 좌식 구조이고 놀잇감이 풍부한 곳이었다. 선생님도 차병원 언어 치료사님은 젊은 여성분이셨고, 준 발달센터 언어 치료사님은 나이가 있으신 여성분이셨다. 아이를 대하고 다루는 방법이나 태도에 있어서 준 발달센터 선생님이 우리 아이와 더 잘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분당차병원 언어치료 센터

 

 

준 발달센터 - 치료비 

준 발달센터의 언어 치료와 감각통합 치료 비용은 1회 당 8만 원이다. 실로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주 1회, 한 달만 해도 28만 원이지 않은가. 다행히 아이가 태어났을 때 들어놓았던 실손보험 덕분에 자부담 20%인 1만 6,000원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치료 한 달 만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낸 실손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받았다. 실손보험 만세다.

 

우리가 치료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보험사에서 아이들의 발달치료 비용 청구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과다한 비용이 청구되어 보험사의 손해가 막심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놀이 치료나 미술 치료, 음악 치료 같은 치료는 실비보험 적용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되었다. 다행히 언어 치료는 실비보험 청구가 가능했다. 

 

이후 발달센터에서도 치료비를 이원화했다. 실손보험 처리가 되는 병원부설 치료의 경우에는 1회당 8만 원, 그 외 치료에 대해서는 6만 원으로 비용이 다소 인하되었다. 대부분의 발달센터가 그렇듯 준 발달센터도 당일 취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환불되지 않는다.

준 발달센터 치료 요금표

 

 

준 발달센터 - 모습

준 발달센터는 건물 2층과 7층에 있다. 7층이 메인이고 2층은 보조다. 우리 아이 치료는 2층에서 진행되는데, 수납은 7층에 가서 해야 해서 다소 불편함이 있다(발달센터가 있는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한 개 밖에 없어서 진짜 늦게 온다). 원래 2층에는 치료실이 없었는데 사업이 잘 되어서인지 2층까지 치료실을 확장했다. 아래는 7층 메인 준 센터 입구 모습이다. 갈 때마다 항상 사람과 아이들로 붐빈다.

 

 

아래 모습은 준 발달센터 2층 치료실 대기실의 모습이다. 잔잔한 음악도 나오고 차도 마실 수 있고 아이의 치료를 기다리면서 그래도 편하게 쉴 수 있게 되어있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도 많다. 삼행시 이벤트도 있었고 후기 이벤트도 있다. 고객의 피드백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센터가 사업을 좀 할 줄 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아이에게는 고마운 센터다. 앞으로도 치료를 잘 받아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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