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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갈등, 구글(CP)과 통신사(ISP) 주장과 근거 비교 정리

생활/IT

by Path Follower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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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싸움에서 구글을 대표로 한 글로벌 공룡기업과 국내 통신 업체들의 갈등으로 커지고 있다. 먼저 제기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에서 우선 1심에선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한 상황이다. 넷플릭스가 과거에 ISP 사업자인 컴캐스트에 착신망 이용 대가, 즉 망 사용료를 지불한 적이 있다는 게 판결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망 사용료 갈등에 구글(유튜브)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관련 법안 입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올려 본격적인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망 사용료 논쟁에 대해 구글을 필두로 한 CP(Contents Provider)와 우리나라 통신 3사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의 주장을 정리해본다.

 

망사용료 갈등이 등장한 배경

기존에 텍스트와 이미지가 중심이었던 인터넷 환경에서는 망 사용료 갈등이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 환경이 데이터 부담이 큰 영상이 중심이 되면서, 그리고 이 트래픽을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주로 차지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데이터를 받아오려면 국내 통신사들은 해저 케이블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 통신사에게 사용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국내 통신사들은 가지고 있는 해외 케이블이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오는 데이터에 대한 사용요금을 그대로 낼 수밖에 없음). 인터넷으로 영상 시청을 많이 할수록 통신사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며 통신사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글로벌 대기업들도 망 사용료를 일정 부분 부담하라고 주장하는데 이르렀다. 국내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인터넷 망에 들어가는 돈은 늘어가는데, 글로벌 CP들은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부담을 하지 않고 이득만 취해가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CP의 주장

1. CP에게 망사용료를 내라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지 인터넷 망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아니다. 고객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통신사를 이용하는 것이니 통신사도 우리 덕으로 이익을 낸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망을 신설하고 유지 관리하는 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의 몫이지 콘텐츠 제공 사업자의 몫이 아니다. 이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우리는 자동차(콘텐츠)를 판매했을 뿐이다. 자동차가 많아져서 고속도로(인터넷 망)가 밀린다고(트래픽 과다 발생) 자동차를 많이 판 제조사(글로벌 CP)에게 고속도로 건설비(망사용료)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2. 망사용료를 내게 되면 소비자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글로벌 CP들이 망 사용료를 부담하게 되면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밖에 없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구독 요금이 올라가거나, 광고가 더 붙거나, 아니면 고화질이 제한되는 등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유튜브나 넷플릭스 서비스가 국내에서 원활히 제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3. 망중립성의 가치가 유지 되어야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누구나 서비스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글로벌 CP들이 망 사용료를 내게 된다면, 통신사에서 이들의 트래픽을 우선해서 처리해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주체가 동일하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망중립성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 

 

4. 우리는 이미 국내(미국)에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건 국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글로벌 룰이다. 한국 CP는 한국 ISP에게, 미국 CP는 미국 ISP에게만 망 사용료를 내면 된다. 미국 CP에게 한국의 ISP에게 망 사용료를 내라고 한다면, CP들은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의 ISP에게 망 사용료를 내게 될 것이다. 이건 장기적으로 미국 CP뿐만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한국 CP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5. 오히려 ISP가 CP에게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통신사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으니 통신사가 우리에게 오히려 콘텐츠 사용료를 내야하는게 더 타당하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방송사에게는 망 사용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송신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고 있다. 방송사나 CP나 콘텐츠를 통신망으로 제공한다는데 있어서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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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P의 주장

1. 글로벌 CP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ISP 자력으로 유지, 보수하는데 한계가 있다.

올해 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국내 트래픽의 27%와 7%를 각각 구글과 넷플릭스가 차지했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서 구글, 넷플릭스, 메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럽 전체 트래픽의 55%를 차지했다고 한다. 어느 정도여야지 전체 트래픽의 3분의 1을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건 정도가 지나치다. 과도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만큼 일정 부분 비용을 부담하는 건 정당하다.

 

2. CP들이 망사용료를 냄으로써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영상 재생 시간의 확대로 기존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려면, 망을 확충하고 유지 보수해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비용의 일부를 구글과 같은 CP가 부담한다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요금 전가를 다소나마 막을 수 있다.

 

3. 글로벌 CP들에게 망사용료는 큰 부담이 아니다.

구글의 지난해 매출이 370조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만 약 113조 원이다. 반면 우리나라 인터넷 전용회선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5,000억 원에 불과하다. 국내 망 사용료가 새발의 피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4. 국내 IT 기업들은 이미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

국내 CP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연간 수백억 원의 망 사용료를 통신사에 납부하고 있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이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건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이슈

CP나 ISP나 망사용료 이슈에 대해 나름의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있다. 대중들의 의견도 엇비슷하게 양쪽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회에 글로벌 기업들의 독점과 폭리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국내 통신 사업자 배만 불려주는 제2의 단통법이란 주장도 보인다.

 

망사용료 갈등의 이면에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는데 바로 망 사용료의 부담 주체가 되는 기업들이 미국의 대기업들이라는 것이다. 구글,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게 곧 미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될 수 있다. 만약 글로벌 CP들이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부담하게 된다면, 미국에서 우리나라에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 유럽도 이게 무서워서 망 사용료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망사용료에 대한 입법을 하기보다는, 글로벌 CP들과 국내 통신사들이 망 사용료 비용 부담에 대한 협의를 통해 적정선에서 타협을 보는 게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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