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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교사의 현실과 일본의 교사 처우 개선 노력 정리(ft. 몬스터 페어런츠와 진상 학부모)

학교 일기/교육 이슈

by Path Follower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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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일본을 봐라라는 말이 있다. 일본과 우리는 사회구조가 닮았다고 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 일본이 산업화를 통해 선진국에 오른 방법과,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통해 선진국에 오른 방법이 비슷하며 두 나라가 오랜 시간 교류해오면서 문화나 언어가 비슷한 면도 있고, 무엇보다 일본에게 36년간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알게 모르게 일본화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고령화와 이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문제이다. 이에 더해 안타깝게도 교사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 역시 일본이 갔던 길을 우리나라가 그대로 따라가려 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교사의 현실을 살펴보고, 열약한 교사의 대우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서 추진하는 대책을 정리해본다.

 

 

일본 교사의 현실

일본의 교육 시스템은 교사들에게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처우는 열악한 편이다. 

 

1. 긴 근무시간

일본 교사의 근무시간은 평균적으로 주당 60시간 정도이다. 평균적인 40시간에 비해 1.5배나 많다. 일본 교사의 근무시간은 OECD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출처 - 머니투데이

 

2. 낮은 급여

일본 교사의 평균 연봉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00만원 정도이다. 여타 직업군 대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경력이 쌓여도 월급 인상폭이 크지 않아서 교사의 처우를 열약하게 하고 있다. 수당도 짠 편인데, 20대 교사 기준 80시간 초과근무를 해도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수당은 약 1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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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낮은 진입 장벽

일본에서 교사가 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쉽다. 진입 장벽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사의 인성이나 실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교사가 가정통신문을 제대로 쓰지 못해 교감이나 교장이 대신 쓰고 있다는 기사가 장난이 아닌 사실이었다.

 

4. 낮은 경쟁률

교사가 인기가 없어졌으니, 교사가 되기 위한 경쟁률도 매우 낮아졌다. 일본 초등교사의 임용시험 경쟁률은 2000년 12.5대 1에서 2020년 2.7대 1로 5분이 1토막 나버렸다. 인기가 없으니 젊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자 나이 제한을 철폐했다. 그랬더니 나이많은 사람이 신입 교사로 들어온다. 이렇게 50대 새내기 교사가 현실이 되었다.

일본 초등교사 임용 경쟁률

 

5. 극성스러운 학부모

일본에서는 극성스러운 학부모를 '몬스터 페어런츠'라고 부른다(우리나라에서는 진상 학부모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몬스터 페어런츠는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자녀의 성공이나 성과에 집착하며 이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학부모를 의미한다. 물불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자식이 조금만 피해를 받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교사와 교감, 교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거나 괴롭히기도 한다.

몬스터 페어런츠

 

6. 낮은 직업 만족도

일본 교사의 직업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많은 교사들이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위에서 이미 설명했다. 낮은 급여, 과도한 업무, 극성스러운 민원 등이 복합적인 원인이다.

 

 

일본 교사 처우 개선 노력

일본 정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내놓고 있다.

 

1. 근무 시간 축소

대표적인 처우 개선 노력은 교사의 장시간 근무를 줄이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주당 수업 횟수를 평균 3.5회 줄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일본 초등교사의 주당 수업 횟수는 평균 24.1회에 달한다. 수업 1회당 45분 수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살인적인 수업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수업 외 근무 시간도 살인적이다. 월평균 추가 근로 시간은 초등학교 교사가 41시간에 달했다. 20일을 출근하다고 치면, 하루에 2시간 정도의 추가 근무를 하는 것이다. 하루 평균 10시간을 근무하면서 월급도 적기 때문에 인기가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다.

 

2. 교사 증원

교사에게 많은 수업이 몰리는 것은, 교사 수가 적다는 의미와 같다. 일본 정부는 교사를 약 7,700명 늘려서 교사의 업무와 수업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늘어나는 교사들을 교과과목 전용 교사로 지정해서 담임의 수업 시수를 줄여줄 계획이다. 또한 늘어난 교사를 통해 학급당 학생수 상한을 기존 40명에서 35명으로 낮추기로 했다.

 

3. 복지 확대

교사들의 격무에 의한 스트레스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교원의 충분한 휴식시간 확보를 위해 퇴근 후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11시간의 휴무를 보장하는 '근무 인터벌' 제도를 도입한다.

 

4. 급여 인상

공립학교 교사에게 지급되는 수당 중 일부를 기본급의 4%에서 13%로 크게 올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월급이 한화 기준 약 28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제가 생겼을 땐 가장 기본적으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살펴야 한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 문제는 차라리 쉬운 문제다.

 

 

정리

교사가 되고 싶은 경쟁률이 낮을수록 능력있는 인재를 교사로 선발하기가 어려워진다. 지금까지 우수한 교사들이 배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능력있는 인재들이 교대나 사대를 희망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교대에서는 휴학을 통한 반수, 전문직 입성을 위한 고시 준비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임 교사들 역시 다시 대학을 가거나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등 교직을 떠날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인재가 떠나는 교육계의 미래가 밝을리 없다. 낮은 수준의 교사로 높은 수준의 공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공교육의 위기는 새로운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일본처럼 우수한 인재를 교직에 붙잡아 둘 유인책과 정책이 필요하다. 많이 내려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교사는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교사를 희망하는 유능한 학생을 학교에 붙잡아두려면 가장 먼저 월급을 현실화 시켜야 한다. 요즘 MZ세대는 자본주의 키즈이기 때문에 돈에 굉장히 민감하다. 돈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낮은 월급을 받으면서 학교에서 헌실할 인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급여 등의 처우개선과 함께 교권 회복 등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우수한 인재들이 계속 학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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