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오랜만에 잠실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 매달 회비를 내는 모임인데, 몇 달치 회비를 모아 가격대가 꽤나 있는 식당들을 다니고 있다. 모임 덕분에 자주는 아니지만 호텔 중식당도 가보고, 뷔페도 가보고 평소에 가지 못한 곳들을 방문하고 있다. 이번에는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 있는 동화고옥이라는 식당에 다녀왔다.
동화고옥은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 있었다. 모든 좌석이 룸 형식으로 되어 있었고, 일부 룸에서는 롯데월드몰 5층이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룸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프라이빗하거나 다소 격식이 있는 만남을 갖기에 좋아보였다. 우리 모임도 주변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오랜만에 모여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동화고옥은 세트메뉴와 단품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단품은 17,000원짜리 골돌면에서부터 119,000원짜리 한우 양념 갈비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우리는 저녁에 만났기 때문에 디너 코스 중 가장 저렴한 '만찬A'를 먹기로 했다(회비의 한도가 딱 여기까지...). 동화고옥 만찬A 1인분의 가격은 2023년 1월 현재 99,000원이다. 만찬A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조금 더 비싼 디너세트와 비교해보면 멘보샤, 떡갈비, 전복증, 장어구이가 빠진다. 메뉴만 봤을 때 가격이 다소 과하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먹고 나서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메뉴판에 나온 순서대로 음식이 준비되었다.
첫 메뉴는 바지락 타락죽이었다. 은은한 바지락 향과 부드럽고 따뜻한 죽의 느낌이 좋았다. 간도 잘 맞고 자극적이지 않았다.
다음은 목석초화라는 음식이었는데 데코가 95%이고 음식이 5%인 음식이었다. 엄청 큰 쟁반에 올라온 음식이라고는 손가락 크기만한 4점이 전부였다. 대구살 타르트, 캐비어 참치군함, 트러플 갈비샌드, 삼계 번을 순서대로 먹으로 안내 받아서 먹었는데 각 음식들의 식감과 맛, 향이 전부 달라서 독특하긴 했다. 4가지 음식 중 개인적으로는 트러플 갈비샌드가 가장 맛있었다. 두 개씩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감질맛 나게 딱 하나씩만 줘서 아쉬웠다.
다음은 홍시 소스에 연어를 곁들인 감빛이라는 음식이었다. 마찬가지로 손가락 한 개 크기만한 연어살 한 점이 접시에 올려 나왔다. 동화고옥이라는 식당 자체가 궁중요리 컨셉이다보니 양보다는 질에 치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홍시 맛이 나는 연어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인상적이었다.
이제부터 메인 요리인 면과 고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동화골동면은 제주산 메밀에 한우, 계란, 들깨와 참깨, 버섯이 곁들여진 면요리였다. 메밀면이 부드럽고 면발에 탄력이 있어서 맛있었다. 깨도 향과 맛이 깊었으며 간도 세지 않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예전 대학로에 있는 한 가게에서 골동면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 골동면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양념 갈비는 룸에서 구워먹는게 아니고 다 구워진 상태로 뜨거운 돌에 올려져 서빙이 되었다. 갈비가 올려진 판이 200도가 넘으니 주의하라고 직원이 안내해주었다. 데코는 갈비가 아니고 회처럼 느껴졌다. 갈비 말고도 마늘과 버섯이 올라와 있었다. 갈비는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져 있었고 입에 넣으니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갈비인데 갈비의 양념 맛이 은은하게만 느껴질뿐, 흡사 생고기를 먹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고기가 정말 부드러워서 살살 씹어도 씹힐 정도였다. 평소에 자주 먹는 호주산 쇠고기와 비교되지 않는 육질이었다.
시래기 된장국에는 우엉과 콩나물, 부추 등이 들어가 있었는데 약간 매콤했다. 고추기름 범벅의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재료 본연에서 나오는 깊은 매운맛이었다. 밥도 같이 주는데 국이 너무 맛있어서 밥을 더 먹고 싶을 정도였다. 친구가 밥 리필이 되냐 물었더니 밥은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다 먹고 후식을 요청하면 후식을 가져다 주는데 후식은 샤베트와 호두정과, 오미자차가 나왔다. 샤베트는 얼음 알갱이가 하나 하나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웠고 시원했다. 오미자차는 마시니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롯데월드몰 동화고옥을 평가해보면 맛은 훌륭하나 메뉴 구성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요즘 물가가 오른걸 반영하더라도, 위 구성에 10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받는건 다소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양이 적은 에피타이저 느낌의 메뉴와 후식을 제외한다면, 고기 150g 1인분과 골동면, 된장국 한 그릇이 메인 메뉴인데 가격에 비해 초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멘보샤냐 떡갈비, 전복증 중 하나만이라도 더 추가되었다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격 면에서는 아쉬웠다.
가격은 아쉬웠으나 맛은 훌륭했다. 양은 먹을 때는 적어보였는데, 막상 다 먹고 나서는 자기 전까지도 허기가 지지 않았다. 소량이지만 캐비어와 참치, 대구살, 연어, 우렁살, 한우까지 다양한 식재료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잠실에서 조용한 식당을 찾거나 격식 있는 식사를 해야하는 경우라면 동화고옥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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