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된 아들이와 함께 남산 서울타워에 다녀왔다. 인터넷에서 평일에만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티켓을 구했기 때문이다.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9,900원에 구매했다. 서울타워 전망대의 입장료는 성인 1명에 16,000원이니 정말 싸게 구입한 것이다. 어린 아기를 데리고 남산에 가실 분들에게 주차나 도시락 먹을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남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남산의 정상부분까지는 일반 승용차가 올라갈 수 없다. 따라서 서울타워를 가기 위한 방법 중 자차는 없다. 서울타워를 가기 위한 방법은 크게 3가지인데 케이블카, 버스, 걷기이다. 비용은 케이블카, 버스, 걷기 순으로 비싸고 반대로 소요시간은 역으로 짧아진다. 케이블카가 돈값은 확실하게 하지만 지나치게 비싸다. 그래서 버스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남산까지 21개월 아기를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갈 자신은 없었다. 남산 주변에 주차할 곳을 찾아야했다.
찾아보니 남산 서울타워를 가는 사람들은 남산도서관, 남산공원주차장, 남산케이블카승차장, 국립극장 등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갔다. 각 주차장별 장단점이 있었는데 나는 국립극장 주차장을 선택했다. 국립극장 주차장은 버스정류장이 가깝고 공연이 없는 날은 주차 공간에 여유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또 남산 정상까지 버스 두 정거장으로 가장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은 주차장이 극장 안쪽에 있어 버스정류장이 있는 도로까지 꽤 걸어 나와야하고 주차요금이 싸지 않다는 점이다. 국립극장의 주차요금은 최초 30분이 2,500원, 이후 10분당 500원이 부과된다(나의 경우 3시간 13분 주차했는데 주차요금이 9,500원이 나왔다). 국립극장 주차장의 마지막 단점은 남산순환버스가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올라갈 때는 제일 빠르지만 다시 내려올 때는 반대로 제일 멀다는 것이다.
날이 너무 더워 주차장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 나오는데도 땀이 흘러내렸다. 다행히 버스가 바로 와서 다행이었다. 버스는 숭숭 달려 남산 정상 정류장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한 100여미터는 어쩔 수 없이 걸어가야 한다. 경사가 꽤 급해서 아기를 안고 걸어가는게 쉽지 않았다.
서울타워의 운영시간이 낮 12시부터라 도착하니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다. 어린 아기를 데리고 갈만한 식당이 없어서 밖에서 도시락을 먹으려고 계획했다. 남산 정산 주변에는 도시락을 먹을만한 적당한 장소가 없다. 그나마 팔각정 아래 벤치나 지붕 아래에 있는 벤치 이렇게 두 곳이 적당했다. 돗자리를 깔고 먹을 수도 있지만 정상에 나무가 많지는 않아 여름철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쉽지 않다. 사람이 많지 않아 자리는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돌아다니려는 아이를 붙잡고 점심을 먹이고 우리도 싸간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다 먹고 남산 서울타워에 올라갔다. 평일 낮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의 수용 용량이 적어 사람이 빠지는 속도는 느렸다. 엘리베이터 한 번에 10여명 밖에 타지 못했다. 올라가는데 30초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기다리는데 10분 이상 소요되었다. 올라올 때보다 내려올 때 사람이 몰려 훨씬 더 시간이 오래걸렸다. 아기는 엘리베이터 기다리기를 매우 힘들어했다. 과자로 어르고 달래고, 옆에서 같이 기다렸언 유치원생 여자 아이가 판다 인형으로 잘 놀아줘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서울타워 전망대에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생각보다 있는지 중간중간 영어와 외국어가 들렸다. 서울타워 전망대는 전망대인지 마트인지 모를 정도로 파는 물건이 많았다. 관광객들을 위한 엽서나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었고 사탕, 초콜릿 등의 간식을 파는 위니비니 가게가 있었다. 문제는 위니비니 가게였다. 전망대에 올라오는 어린 손님들의 시선을 모두 잡아끌고 있었다. 전망대를 구경하는 아기들 손에 사탕 봉지가 하나씩 쥐어져 있었다. 우리 아들이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전망대 구경은 안하고 사탕과 초콜릿 구경만 한 덕분이다. 여기에 매장을 낼 생각을 한 사장님의 아이디어를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참고로 위니비니의 사탕 가격은 1g당 43원이었다. 얼마 담지도 않았는데 4천 원이 나와서 뜨악했다).
다행히 아들이는 전망대 구경을 좋아했다. 신나게 웃으면서 전망대 여기저기를 걷고 뛰어다녔다. 물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 구경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었다. 경치 구경보다는 전망대를 돌고 사탕가게를 보고 엽서와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가 더 좋았다. 아빠가 아닌 아저씨에게 아빠라고 하며 안기려고도 했다. 다행히 아저씨가 웃으면서 이해해주셔서 다행이었다(감사하다 ㅎㅎ). 40여 분 머물다 가족사진을 한 장 남기고 내려왔다.
서울타워에서 차가 주차되어있는 국립극장까지 가는 길이 가장 험난했다. 아기만 없었으면 걸어 내려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여름에 아기를 안고 남산을 걸어 내려오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좀 돌아가지만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01번 버스를 타고 힐튼호텔에서 내려서 남대문시장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한옥마을에서 내려서 다시 01번 버스를 탔다. 서울 시내 도로는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차로 가득했다. 국립극장까지 다시 돌아오는데 30분 정도가 걸린것 같았다.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은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험난했다. 한남대교부터 시작된 정체는 경부고속도로 서초IC에 가서야 간신히 풀렸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은 평일이든 주말이든 안 밀리는 날이 없는 듯 싶다. 전용차선으로 쌩쌩 달리는 카니발을 보며 카니발 사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 가는 길에 잠들어서 콜콜잤던 아들이는 돌아오는 길에서는 자지 않았다. 차가 밀려 힘들었는지 보채고 울어서 엄마가 달래면서 오느라 힘들었다. 정체 구간을 운전하는 것도 쉽지 않긴하나 애기 달래는 것보다는 쉬운듯 싶었다.
날이 더워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남산 나들이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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