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cm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55개월 키작은 아들의 발달 기록을 간단하게 남겨본다.
우리집에서는 '무법자'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아들이 아직 어려서 잘 모르고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시각으로 온갖 창의적인 행동을 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쓰니 아이도 단어를 따라서 쓰게 된다. 그런데 발음이 아무리 들어도 '무법자'가 아니고 '무겁자'였다. 계속 시켜봐도 무겁자로 발음한다. 무 법 자 이렇게 한 글자씩 알려줘도 아들은 무 겁 자로 진지하게 발음하는데 엄청 귀엽다.
모닝빵과 고메 함박스테이크, 치즈와 토마토를 활용해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다. 아내는 아이에게 피자, 라면, 튀김, 과자 등 온갖 안 좋은 것들은 다 주지만, 맥도날드 햄버거병 때문에 햄버거만큼은 절대 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들은 햄버거를 먹고 싶어한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에게 가끔 햄버거를 만들어준다. 이번에 만든 햄버거의 맛은 고메 함박스테이크 소스가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메 함박스테이크 소스의 맛은 완벽했다. 앞으로 자주 먹게될 것 같다.
이마트에서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하나 해서 매주 간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마트에서 전단지를 찍었는데 아들이 이 전단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단지에는 어린이날 맞이 레고 세일 품목에 대한 안내가 나와있었다. 아들은 전단지를 보고 또 보고 계속 보고 닳아서 찢어질 때까지 봤다. 전단지에 나온 레고 품목을 외워버릴 정도였다.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자꾸 보니 갖고 싶어진다. 어린이날은 이주나 남았는데 눈 앞에서 레고가 아른거린다. 빨리 이마트에 가서 사달라고 조른다. 결국 어린이날이 아닌 5월 연휴 첫 날인 5월 1일에 사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5월 1일까지 안 일어날거야"라고 하면서 고집을 부렸다. 귀엽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다. 아내가 적당히 받아주면서 결국 5월 1일에 이마트에 가서 처남이 조카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레고 비행기 세트를 사줬다.
ps. 5월 5일 당일에는 엄마, 아빠도 레고를 사줬다.
아이가 젤리를 너무 좋아한다. 과자, 사탕, 아이스크림 같은 군것질 중에 젤리 선호가 압도적이다. 언제부터 젤리를 좋아하게 된지는 잘 모르겠다. 젤리가 부피가 작아서 어디 나갈 때 아이 간식으로 자주 챙겨가서 그런 것일까? 하리보 젤리로 젤리계에 입문한 아들은 코스트코 젤리, 유산균 젤리 등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젤리는 설탕이 주재료라 나는 아이가 젤리를 안 먹었으면 하는데, 아내는 아이의 젤리 섭취에 조금 관대한 것 같다. 우리집의 악역은 거의 나다. 아내는 아이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한다.
우리 아들의 인생 첫 가요는 QWER의 고민중독이 되었다. usb에 음악을 담아서 차로 이동하는 중에 들려주고 있다. 주니토니 동화뮤지컬과 핑크퐁 동요를 주로 틀어주고, 내가 혼자 운전할 때 듣기 위해 넣어놓은 2~3곡의 가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QWER의 고민중독인데 아이가 이 노래를 몇 번 듣더니 맘에 들었나보다. 요즘엔 차만 타면 '연그림'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한다. 아들이 QWER의 고민중독을 연그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앨범 커버 때문이다. 차에서 음악이 바뀔 때 내비게이션에 잠깐 앨범 커버가 뜨는데 이 그림이 아들 눈에는 연처럼 보인 것 같다.
이거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노래 중에서 자기가 마음에 드는 것만 듣고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가 나오면 "아냐"라고 하면서 듣지 않으려고 한다. 아들에게도 슬슬 음악적 취향이 생기는 것인가? 신기한건 아들이 넘기라고 하는 노래는 나름 객관적으로 봤을 때 퀄리티나 중독성이 떨어지는 노래라는 점이다. 사람 귀는 다 거기서 거기인건가?
아기가 키가 작고 볼살이 통통해서인지 또래에 비해 어려보인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자기를 아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이는 이게 싫어서 친구들에게 "아기 아니야. 아기라고 하지마"라고 여러번 이야기하지만 친구들은 아들 말을 잘 듣지 않는다(이 나이대의 남자 아이들은 자기 엄마 말도 안들을텐데 친구말을 들어줄리가 없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그럴 땐 멘탈이 박살나기도 하지만, 이러면서 조금씩 아들의 멘탈이 단단해지고 있다. 나이가 들면 아기 같다는 말이 어려보인다는 말로 좋은 뜻으로 쓰인다고 설명해줬지만 너무 어른의 시각이라 아들이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아들이 아빠인 나를 아기같다고 놀리길래 "아기같다는 말 엄청 좋은 말인데 고마워~"라고 하면서 좋아해줬다.
이 일 외에도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갈등 상황이 발생 중이다. 한 반에 4명 밖에 없는데도 갈등이 생긴다. 아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친구들이 하라고 하거나 아들의 의견을 친구들이 들어주지 않을 때 주로 갈등이 생긴다. 아직 감정 조절이나 대응이 서툴러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은 살이 생겨야 작은 아픔에 아파하지 않는 것처럼, 아들의 마음에도 굳은 살이 조금씩 돋아나길 바라본다.
이케아 폴 책상과 시디즈 링고 의자 조합 후기(ft. 키 100cm 아이 책상, 의자 골라주기) (0) | 2025.05.22 |
---|---|
부천 디지털 키즈카페 플랜디 - 요금, 이용 방법, 시설과 후기(ft. 웅진플레이도시) (0) | 2025.05.12 |
성남 어린이날 큰잔치 참가 후기 - 주차와 인파, 체험 부스 종류, 문제점 (1) | 2025.05.09 |
54개월 아이 발달 상황과 성장 모습(ft. 감정 발달과 사랑해) (0) | 2025.04.19 |
아이가 먹기 좋은 안 매운 후라이드 치킨 브랜드 5개 정리 (0) | 2025.03.3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