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핸드폰이 주말 아침에 갑자기 고장났다. 가방에 핸드폰을 아이가 먹을 물과 함께 넣었는데, 물병에서 물이 새면서 핸드폰에 들어간 것이다. 아내의 폰은 보급형 폰으로 방수방진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핸드폰이어서 바로 고장난 것이다. 사용한지 4년이 넘은 구형 핸드폰이라 이제 보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핸드폰을 살만한 성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분당에서는 ㅍㅍㄴㅇㅌ와 ㅇㅌㅇ 두 곳이 검색되었는데, ㅇㅌㅇ 성지에 가보기로 하고 방문했다. 분당판교 핸드폰 성지인 ㅇㅌㅇ의 위치와 방문 후기를 남겨본다.
참고로 ㅍㅍㄴㅇㅌ 매장의 위치는 성남버스터미널 정문 앞 ㅍㅍㄴㅇㅌ 입구 옆이다.
ㅇㅌㅇ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오피스텔이다. 판교에 같은 이름의 건물이 서판교에 하나, 동판교에 하나 있는데 동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ㅇㅌㅇ가 맞다. 판교M타워오피스텔로 검색해서 찾아가면 된다.
이곳은 2층부터 주차장이 있는 주차 빌딩 건물이라 주차도 용이하다. 주말에는 근무하는 사람이 없어서 주차장에도 차들이 거의 없었다.
이곳은 카카오톡 채팅으로 사전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카카오톡 친구 등록을 하면 매일 핸드폰 시세표를 올려준다고 했다. 나는 카카오톡 채팅방의 존재는 몰랐기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고 왔다고 말했다. 우선 친구를 등록해서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라고 해서 내용 없는 점 메시지(.)를 보낸 후 상담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사고 싶은 핸드폰은 S23 FE였다. 프리미엄 기종은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고가여서 부담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찾아본 이날 올라온 조건은 소액이지만 소액을 받아갈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시세표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추가 금액이 있었고(카드 미연결 시 추가되는 금액), 시세표에는 올라와 있지 않은 부가서비스 4개가 현장에서 추가되었다. 부가서비스를 빼려면 단말기 금액이 올라가는 구조였다. 순식간에 생각했던 금액보다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게 되어 고민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자급제로 구매하는 것보다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에 진행하려 했지만, 내 선택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내용을 발견했다. KT의 경우 공시지원금으로 구매 시 6개월 이후에라도 47,000원 이하 요금제로 변경하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위약금도 한 두 푼이 아니고 공시지원금으로 받은 금액을 그대로 내야할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실제로 KT의 이 조항 때문에 갈등이 생긴 사례가 인터넷에 꽤 많았다.
우리는 6개월 이후 새로 생긴 37,000원짜리 5G 슬림 요금제를 사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도저히 공시지원금을 받고 핸드폰을 살 수 없었다. 직원에게 위약금에 대해 확인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우리의 선택은 쿠팡에서 S23 FE 자급제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자급제를 사는 게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자급제의 장점은 기존에 사용하던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약정 할인 혜택까지 받으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지라고 무조건 싸지는 않으며, 핸드폰을 살 땐 가능한 여러 방법으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사야한다는 것을 알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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