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서울,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땅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더 이상 새롭게 뭔가를 지을만한 땅이 그린벨트 지역 일부를 제외하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남은 땅이 강남역 주변 롯데칠성 부지와 오늘 소개할 서울교육대학교 부지이다. 롯데칠성 부지는 개발 계획이 잡혀있지만 사실 서울교대 부지는 개발 계획이 없다. 당연한 게 서울교대가 이전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저출산의 여파로 서울교대는 10년 이내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본다. 따라서 이 부지는 조만간 개발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만약 서울교대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다면 어느 정도를 지을 수 있는지 계산해봤다.
서울교대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한 교육대학교이다. 원래는 왕십리 행당동에 있었으나 1970년대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당시에는 2호선 지하철 역과 서울교대만 덩그런히 있었을 뿐, 비만 오면 장화를 신지 않고서는 등교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컨디션을 가진 동네였다고 한다. 그러던 동네가 50년이 지난 지금은 서울의 핵심지역이 되었다.
서울교대는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교대역에서 200~400m 떨어져있다. 바로 옆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역세권이라 불릴만한 자리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노선인 2호선이 지나고 강남을 종으로 지나는 3호선이 만나는 대중교통의 핵심 지역이다. 거기다가 법원까지 근처에 있다. 강남역도 빠른 걸음이면 20분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지방에 거주 중인 서울교대생이라면 고속터미널과 남부터미널이 모두 교대역과 한 정거장 떨어진 위치라 집에 가기도 매우 수월한 위치다.
이 정도면 강남 중에서도 강남인 입지라고 볼 수 있겠다.
서울교대 부지 면적을 네이버 지도로 대충 재어봤더니 약 8만 6천 제곱미터가 나왔다.
평으로 환산하면 26,270평 정도의 크기이다.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보니 정확한 면적은 86,349.9제곱미터였다)
서울 지역 주요 대학교 캠퍼스 크기와 비교해보면 당연히 작다.
서울대학교가 51만평, 연세대학교가 26만 평, 고려대학교가 20만 평이니 서울대학교의 1/20, 연세대학교의 1/10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에는 광운대, 숙명여대, 명지대, 동덕여대, 한성대, 서경대 등 서울교대보다 더 작은 학교도 의외로 꽤 있다.
서울교대 부지는 거의 평지라 땅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교대 근처에 위치한 아파트 면적과 용적률을 참고해서 계산해봤다.
먼저 서초동에 자리한 서초그랑자이 아파트와 래미안리더스원 아파트를 살펴본다.
서초그랑자이 아파트는 약 6만 2천 제곱미터(19,000평) 면적에 용적률 299%를 적용하여 1,446세대가 들어섰다.
래미안리더스원 아파트는 약 5만 6천 제곱미터(17,200평) 면적에 용적률 299%를 적용하여 1,317세대가 들어섰다.
서초그랑자이 아파트는 1세대당 43.38제곱미터가, 래미안리더스원 아파트는 1세대당 43.12제곱미터가 사용되었다.
좀 구축 아파트도 살펴본다. 교대역 북쪽에 있는 삼풍아파트다.
삼풍아파트는 약 12만 7천 제곱미터(38,500평) 면적에 용적률 221%를 적용하여 2,390가구가 들어섰다.
1세대 당 53.14제곱미터가 사용되었다. 용적률이 위의 두 아파트에 비해 낮은만큼 세대당 면적이 더 큼을 알 수 있다.
만약 용적률 299%를 적용해서 세대당 43.25제곱미터를 적용한다면 서울교대 부지에는 약 2,004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교대 부지가 지적도의 용도지역상으로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최대 용적률이 250% 이하이다. 별도의 용도지역 변경이 없는 한 299%로는 지을 수 없다.
삼풍아파트처럼 용적률 221%를 적용해보면 약 1,631가구를 지을 수 있다. 용적률을 250%까지 적용 가능하니 이보다는 조금 더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용적률이 250%에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찾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았다.
서울특별시 강동구에 있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다. 약 18만 4천 제곱미터 부지에 용적률 249%로 3,658세대가 들어섰다. 1세대당 50.33제곱미터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서울교대 부지에 적용해보면 1,722세대가 나온다.
서울교대 부지에 용적률 250% 이하를 적용해 아파트를 짓는다면 최대 1,700여 세대 정도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세대 면적 평균을 공용면적으로 약 90제곱미터로 잡고 평당 분양가를 보수적으로 잡아 5천만 원 정도로 가정하면 1세대당 분양가는 약 13억 6천만 원 정도가 나오고 1,700세 대면 2조 3천억 원의 분양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건 재미로 해본 계산이고 정확도는 0%에 수렴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그만큼 비싼 땅이고 부지를 개발한다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다. 강남 한 복판에 있는 학교 부지로 쓰던 땅을 정부가 민간에 아파트를 지으라고 팔리는 없을 것이다. 단순 아파트만 들어선다면 무엇보다 서초구민이 엄청나게 반대할 것이다(과천 시민들이 기를 쓰고 신도시 반대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음).
만약 개발을 시도한다면 땅을 좀 잘라서 일부는 역세권 청년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일부는 공원으로, 일부는 고밀도 복합 상업시설이나 오피스로 개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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