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기가 코로나19에 걸렸다. 말로만 듣던 코로나가 드디어 우리 집에도 온 것이다. ㅠ
먼저 걸린건 아내였다. 아내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결국 감염되었다. 아내는 약속도 안 잡고 집 - 직장만 왔다갔다하며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가 되고 말았다.
코로나는 강력했다.
아내는 목이 너무 아파 목소리를 낼 수도 없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병원에 가서 확진 진단을 받고 처방 받은 약을 먹은 후에야 말을 조금 할수 있었다. 오한과 근육통 때문에 오랜 시간 누워있어야했다. 다행히 아내는 약을 먹으니 회복 속도가 빨라져서 이틀만에 일어났다(그러나 못 일어날 정도의 상황에서 벗어났다 뿐이지 여전히 기침은 꽤 나오는 편이다. 후유증이 남은게 아닌지 걱정된다).
문제는 아들이었다. 아들이는 아내보다 이틀정도 증상이 늦게 나타났다.
잘때까지 문제가 없었는데 새벽에 안 깨고 잘 자던 아기가 깨서 울기 시작했다. 열을 재어보니 38도가 나와서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가검진키트를 사용해 검사해보니 선명한 두 줄이 나왔다. 집에 가지고 있던 해열제를 먹이고 달래준 다음에 아들이를 다시 재울수 있었다. 아들이의 잠은 길지 않았고 아침에 일어난 아들이는 역시나 불덩이였다. 오전 내내 코도 막히고 목도 아파하는 것 같아서 오후에 결국 병원에 다녀왔다. 신속항원검사 때 면봉을 코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아들이는 크게 울었다. 코에 이상한게 깊숙히 들어오니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ㅠㅠ 검사 결과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양성으로 나왔고 약을 처방받고 약을 타서 집으로 왔다.
저녁부터 약을 먹이기 시작하는데... 우리 아들이는 약을 정~~말 싫어한다.
아기들 약은 시럽 형태의 물약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이걸 실리콘 약병에 담아서 먹이는 방식으로 약을 아들이에게 주고 있다. 숟가락으로 주는 방법도 시도해봤지만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아 포기했다. 아들이 약 먹이는건 전쟁에 가까웠다. 하기 싫지만 꼭 해야하는, 그리고 꼭 이겨야하는 전쟁이었다. 약 먹기 싫은 아들이는 계속 울고 약을 줘도 반은 먹고 반은 흘리고 흘린 약은 옷과 목, 얼굴에 다 묻고... 정말 약 한 번 먹이면 집이 다 뒤집어질 판이었다. 먹여야 할 양은 어찌나 많은지... 아침 저녁은 한 번에 5.5ml나 먹여야했다(5.5ml가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아기한테 먹이는건 엄청난 양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아들이는 코로나19 확진 전 안과에서 다래끼까지 확진을 받은 상태였다.
아들이는 밖에 나가면 길가에 있는 풀이란 풀, 꽃이란 꽃, 돌이란 돌은 다 만지고 다녔다. 집에 오면 바로 손부터 깨끗이 씻었지만, 집에 오기 전이 문제였다. 집으로 오는 동안 더러워진 손을 손가락으로 빨기도 하고 얼굴에 갖다 대기도 했던 것이다. 물티슈로 닦아주기도 했지만 부족했나보다. 어느날 아침에 보니 오른쪽 눈꺼풀이 빨갛고 퉁퉁 부어있었다. 하루 정도 기다려봤는데 차도가 없어서 병원에 가니 다래끼라고 했다. ㅠㅠ
이 다래끼 약도 무려 4ml나 되었다. 합치면 무려 한 번에 9.5ml나 되는 약을 아들이에게 줘야하는 것이었으니 약을 주는 부모나 약을 먹는 아들이 모두 매우 힘들수밖에 없었다(다행인건지 아닌건지는 모르겠으나 병원에서 두 약 동시에 먹어도 상관 없다고 했다). 두 약을 연이어 먹이려다 결국 아들이가 토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결국 시간 텀을 두고 두 종류의 약을 먹이기로 했다. ㅠ
약을 다 먹이고 나면 아들이의 울음소리에 미안해지고 기가 빨려서 뻗기 일수였다. 심지어 다래끼는 먹는 약 말고 눈에 넣는 안약도 있었다. 이 안약이 진짜... ㅋㅋ 하루 8시간 마다 넣으라고 했는데 도저히 아들이가 깨어있을 때는 넣을수 없는 상황이었다. 진료 받으러 갔을때 안과 선생님은 아들이 눈 잡고 진짜 1초도 안되어서 싹 넣어버리셨는데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라 도저히 할수 없는 것이었다(전문가의 손길 리스펙트!!). 결국 8시간은 깡그리 무시하고 아들이가 잠든 후에 넣어주는 걸로 만족해야했다.
다행히 아들이의 코로나19 증상과 다래끼는 날이 갈수록 빠르게 호전되었다.
약을 먹기 시작한 다음 날부터 증세가 크게 완화되었고 그 다음 날이 되자 열도 나지 않고 콧물도 나지 않았다. 다래끼도 좋아져서 금요일에 확진 판정을 받고 일요일 저녁까지 약을 먹이고 월요일부터는 약을 먹이지 않아보았다. 다행히 약을 안 먹어도 나빠지거나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 나은 것이다. 코로나19는 대부분의 영유아들에게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우리 아들이에게도 해당되어서 다행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는 다 나았지만 밖으로는 나갈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내와 아들이가 일주일간 격리 대상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집에서 밖으로 나갈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아들이의 산책도 일주일간은 불가능해졌다. 밖에 나가는걸 좋아하는 아들이를 달래는 일이 힘들다. 이건 지금도 진행형이다... 앞으로 격리해제까지 남은 날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걱정이 앞선다.
부디 아들이가 이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주고 잘 넘겨주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도 힘들지만 아들이도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아들이의 힘듦을 우선하고 나의 힘듦을 뒤로 미루는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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