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문제가 되는 분야들이 많다. 그 중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야는 초중등 교육 분야다. 저출산으로 인한 파도가 가장 먼저 몰려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 시작된 신생아 20만명 대 여파가 초등학교에 미치는건 고작 7년 뒤인 2027년이다. 학생수가 줄어든다는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수도 어느 정도 감소가 불가피하는걸 의미한다. 작년 10월,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가 교원수급모델을 바꾸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결과가 아직 정식 발표되진 않았으나 뉴스 보도를 통해 교원수급 적정 인원이 발표되었다. 교원수급계획 정책연구를 수행해온 교원정책중점연구소가 발표한 2023~2030 교원수급모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살펴봤다.
OECD 평균 교사 1인당 학생수를 기준으로 필요한 교원 수를 산정한 경우에는 초등과 중등, 고등학교 교원 수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나, 학급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필요한 교원 수를 산정한 경우에는 오히려 지금보다 초등, 중등 교원을 더 늘려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OECD 평균 교사 1인당 학생수를 기준으로 한다면 초등학교 교원의 감축 규모는 2030년까지 4만 5천명, 중학교 교원의 경우 2만 1천명 정도다. 고등학교 교원은 충원과 감축을 거듭하다 2029~2030년 기간동안 3천명을 줄여야 한다.
반면 학급당 학생 수(학급당 학생 수 최대 21명)를 기준으로 한다면 2030년까지 초등교원은 9,720명, 중학교 교원은 7,704명, 고등학교 교원은 3,464명을 더 늘려야 한다. 과밀학급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미 존재하는 과밀학급을 줄이는 과정에서 필요한 교원 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만약 학급당 학생 수 대로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게 된다면, 2023~2030년의 8년 동안 전국적으로 1년에 약 1,200명 정도의 초등TO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OECD에 제출하는 우리나라 교사 1인당 학생 수 기준 통계는 아래와 같다.
2021년 기준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는 14명, 중학교는 11.9명, 고등학교는 9.9명이다. 이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감소하고 있다.
OECD 평균(2019년 통계 기준)과 비춰보면 조금 높은 수준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가 24명 대로 가장 많고, 그리스가 8명 대로 가장 적다. 이것만 보면 우리나라 학교 교실은 평균은 하고 있는 환경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학생들로 가득찬 교실을 보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 숫자다. 그렇다. 이 통계에는 함정이 있다.
이 통계에 포함되는 교원 수에는 담임교사 뿐만이 아니라 교장, 교감, 전문상담교사, 실기교사, 보건교사, 사서 등이 포함된다. 직접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교사수로 산정하니, 자연히 한 학급에 존재하는 실제 학생수보다 학생수가 적게 나올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OECD 평균 교원 1인당 학생수를 정식 기준으로 삼고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봤듯이 실제 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교원까지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학교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기는 어려운 통계이다.
그렇다고 학급당 학생수 통계를 따르자니 이것도 어려운 점이 많다. 사실 교사수도 문제이지만 교실수가 문제이다. 과밀학급을 일반 학급으로 만드려면 교사도 필요하지만 교실이 필요하다. 그러나 교실이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게 아니며(이미 체육관, 급식실 등의 건설로 더 지을 부지가 없음), 지금 교실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밀려올 저출산 쓰나미가 본격적으로 닥치기 시작할 때쯤엔 결국 빈 교실로 전락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교사수 역시 2030년까지는 더 필요할 수 있으나, 연간 신생아수가 20만명대가 유지되거나 혹은 그 이하로까지 떨어진다면 결국 과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립학교 교사의 신분이 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원이 된 인력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교육부에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서 수급 계획을 작성할 때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의 질이 교육의 질을 담보한다고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교사의 수를 무작정 줄이기 보다는 교사의 수를 유지하거나 소폭 늘림으로써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게 좋다고 본다. 초등학교에는 담임 교사만 필요한게 아니고 교과전담교사, 기초학습교사, 문해력교사 등 다양한 역할의 교사가 필요하다. 지금은 제도의 미비로 실시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교사의 역할과 종류를 크게 늘려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게끔 교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기초학력 신장에 역점을 두고 있으니 기초학력 신장을 위해 개인 지도를 할수 있는 교사를 신설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교육 역할의 중요성이 입증되지 않았나. 코로나19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공교육이 사교육에 비해 부족하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막상 공교육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자 학생들의 학습 수준은 더 저하되었다. 학생 교육에 공교육이 큰 역할을 하고 있었음이 증명된 것이다. 효과가 입증된 공교육에 교육부는 더 많은 힘을 싣어줄 필요가 있다. 학교 현장에 힘을 싣어줄 가장 좋고 쉬운 방법 중 하나가 교원 수 증가, 학급당 인원수 감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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