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가 33개월을 지나가고 있다. 이제 세 돌이 정말 보이기 시작한다. 이번 달은 엄마와 아빠가 방학이기도 하고 아들이도 어린이집 방학이 있는 달이라 아들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무더운 여름이었던 아들이의 33개월, 발달 상황과 모습을 기록해본다.
이번 달에는 아빠의 생일이 있었다. 아빠의 생일이라고 하니 아들이가 아빠를 위해 생일상을 차려주었다. 하나도 먹을 수 없는 생일상이었지만, 살면서 받아본적 없었던 세상 그 어떤 생일상보다 맛있고 아름다운 생일상이었다. 고마워 아들아.
날이 더우니 집을 떠나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떠돌아 다니게 된다. 판교현대백화점에 가서 책도 보고, 간식도 사먹고 돌아 왔다. 지하 1층 식품관에는 정말 없는 게 없다. 사람도 정말 많고 맛있는 음식도 정말 많다. 유부초밥도 먹고, 타코야끼도 먹고, 김밥도 먹고 돌아왔다.
33개월 아들이가 기저귀를 잡아 떼길래 "쉬 마려워?"라고 물었더니 "쉬"라고 말했다. 아기 변기로 데려가서 앉히니 몇 방울의 오줌이 나왔다!! 역사적인 날이었따. 문제는 다 싼줄 알고 기저귀를 벗겨놓은 채로 있었는데 변기 옆에 서더니 곧 노란 폭포수가 콸콸콸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줌을 치우느라 애는 먹었지만, 그래도 이제 기저귀 땔 때가 되었나란 희망을 갖게 된 하루였다.
변기가 남자 아이가 쉬를 하기에는 불편해보여서 이후 아기를 위한 소변기를 하나 구입했고, 소변기 앞에서 쉬해보자 하며 기저귀를 내리면 변기에 쉬를 하고 있다. 33개월이 다 지나가도록 아직 쉬가 마렵다는 의사를 표현하지는 못했고, 대신 기저귀에 쉬를 하면 기저귀라고 이야기를 하거나 갈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수준이다.
마중을 장소로 인식하는 아들이다. "마중은 어디에 있나?"를 외치며 아빠를 마중나왔다고 한다. 말을 배우는 중이어서 그런지 문법적인 오류가 곧잘 발견된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면서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마구 해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인 것 같다.
요즘 들어 미운 4살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잠이 오고 졸리면 "졸려~"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 잠이 오면 졸리다고 말은 안 하고 되도 않는 생떼를 부리기 시작한다. 없는 장난감을 달라는게 주된 떼다. "장갑자 장난감 어디갔니~"라는 말을 짜증과 함께 계속 반복하는 데 계속 듣고 있으면 없던 화도 생긴다. 개인적으로 아들이가 하는 행동 중에 가장 참기 어려운 행동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졸릴 때만 떼를 부리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일상 속에서도 떼를 부린다. 떼의 90%는 장난감 자동차를 사달라는 것이다. 날이 더워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에 가서 장난감 코너를 좀 돌아다녔더니, 집에 와서 보고 온 장난감을 기억했다가 달라고 하는데 환장할 노릇이다. "없어. 마트에 있어"라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아들이도 계속 "빨간 자동차 어디로 갔나?", "빨간 자동차아~~~", "사줘~~"라고 말하는 통에 매우 힘들다. 서로 자기 말만 하고 있는 걸 보면 예전 가족오락관이라는 프로그램에 '고요속의 외침'이라는 프로가 있었는데 아들이와 내가 그 프로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된듯한 기분이 든다. "없다고!!!", "사달라고!!!"
더 큰 문제는 그렇게 원하는 장난감을 사줘도 또 다른 장난감으로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데 있다. 떼를 강화할 것 같아서 떼를 안 부릴 때 기존에 말했던 장난감을 몇 번 사줬는데 언제나 새로운 자동차를 요구하고 있다. 왜 자동차 장난감 포장지에는 다른 자동차의 모습이 들어가 있는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아기들이 포장지에 있는 다른 자동차를 보고 그 자동차까지 사달라고 한다. 포장지에도 이런 심오한 이치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세상의 모든 일과 현상에는 이유가 있음에 틀림없다.
지난 달에는 노래를 계속 불러달라고 하더니, 이번 달에는 노래 대신 "~은 뭐해?", "~은 어디가?" 패턴의 문장을 계속 연습하고 있다. 가끔 아들이가 어디 갈 수 없는 대상, 뭔가를 할 수 없는 대상을 주어로 삼아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해서 난감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빨간 스포츠카는 뭐해?"라고 물어보면 음... 주차장에 주차중인데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라고 고민이 된다. "블루베리는 어디가?"이런 질문을 하는데 "흠... 그러게... 블루베리는 어디를 가는 걸까?", "네가 먹어서 네 뱃속에 가있는데?" 라고 말해준다. 계속되는 반복에 지치지만 언어가 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영어를 배우려면 저렇게 지독하게 발화 연습을 해야하는 걸까?
여름이라 동네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집에서 블록 놀이도 하고 재밌는 여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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