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았다. 생일이 지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생일이 느린 관계로 예전 한국나이로 6살이 되었다(6살 이라고 쓰고 만 4세로 읽는다). 새해가 되고 나서 보면 나이 부심이 있는지 은근히 자기가 6살이 된 것에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51개월 아들의 발달 기록을 남겨본다.
아들이가 아빠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주먹으로 아빠의 다리를 살짝 톡톡 치고 밀었다. 폭력은 안된다는 것을 지도하기 위해 아들의 두 손을 꽉 잡고 강하게 쥐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생각했는지 웃다가 시간이 지나고 점점 손이 빨개질 정도가 되자 아팠는지 울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상대를 때리면 상대가 이렇게 아프다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힘을 많이 주었다. 그러나 지도 방법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았다. 아이가 아직 어린지 자기 아픈 것만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후 아들이가 나타낸 반응을 보면 '왜 아빠는 나를 아프게하지? 아빠 미워'로 사고가 흐른 듯 싶었다. 육아는 어렵다. 만약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그땐 물리적 힘 대신 잘 타일러 봐야겠다.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빌려온다. 이번에 빌려온 책 중에 키우던 고양이가 죽은 내용이 있는 책이 한 권 있었다. 사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도 주인공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거나 하는 주제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별 다른 생각 없이 빌려서 읽어줬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들이가 죽은 고양이가 어떻게 되는 건지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아닌가. 다시 못 보고, 만날 수 없고, 하늘나라로 갔다고 하니까 아들이가 갑자기 입을 쭈뼛거리면서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책 던질거야, 필요 없어, 안 빌릴거야" 라고 말하면서 감정의 동요를 일으켰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적은 또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심지어 장소가 도서관이었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아이가 죽음에 대해서 인지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할아버지가 또봇을 보너스로 주셨다. 원래 원하는 선물은 토미카 소방차 세트였고, 또봇은 엄마가 이벤트로 얻게 되어 아들은 말하지 않았지만 받게 된 선물이었다. 아들이가 로봇은 별로 안 좋아해서 이게 인생 첫 변신 로봇 선물이었는데 생각보다 잘 가지고 놀았다. 로봇이 하나여서 외롭다고 느꼈는지 요즘 부쩍 늘어난 창작 욕심을 발휘해 색종이와 테이프를 이용해 친구 로봇을 만들었다. 그 이름은 바로 '망천보이~' 뜻이 뭔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그냥 망천보이~라고만 한다. 어쨌든 망천보이는 또봇과 달리 날개도 있어서 하늘을 날 수 있다. 비대칭이긴 한데 또봇이랑 함께 출동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면서 재밌게 놀았다.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으라고 했거나 간단한 지시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들은 굉장히 피곤한 말투로 "엄마 아빠는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냐~"라고 하는데 처음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엄마 아빠가 언제 너를 힘들게 했다고 그러는 지 참. 정말 힘들게 한글 공부를 시키거나 운동을 시켰으면 억울하지라도 않다. 아무 것도 안 시키고 일단은 규칙이나 예절, 안전 수칙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주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다니 황당했다. 앞으로 정말 엄마, 아빠가 아들이를 힘들게 하면 아들은 어떤 말을 할까?
한글 공부를 조금씩 시키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정규 교육과정에서 한글을 공식적으로 배우지만 이때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는 거의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정규 교육과정으로 영어 알파벳이 등장하지만 영어 알파벳을 이때 처음 접하는 아이가 거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서점에서 파는 한글 교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한 3권은 푼 것 같다. 처음에는 제대로 따라 쓰지도 못하고 괴발쇠발 쓰고 하기 싫다고 낙서를 해대고 했는데 요즘에는 그래도 필순은 정확하지 않지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글을 따라 쓰고 있다.
잡월드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홍보 코너에 스스로 원하는 모빌리티를 선택해서 꾸미고 이름을 붙인 후 화면에 보여주는 장치가 있다. 여기서 이름을 쓸 때 키보드로 쓰는데 자기 이름에 들어가는 자음을 맞게 고르는 데 성공했다(아직 모음은 잘 고르지 못했다). 조금씩 한글에 대한 개념을 익혀가는 것 같아서 기특했다.
다른 집 6살 아이들을 보면 아기 티를 완전히 벗고 완전히 어린이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아들이는 6살이지만 여전히 아직 아기 티가 난다. 달리기 하는 것도, 뛰는 것도 6살 치고는 어설퍼 보인다. 그래도 난 아들이가 좋다. 오히려 아기 때의 귀여운 모습을 조금 더 오래 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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