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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도 로스쿨처럼? - 전문대학원 체제를 통한 교사 양성의 장점과 단점

학교 일기/교육 이슈

by Path Follower 202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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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관이 교육 현안을 두루 다루느라 바빠 보인다. 취임 후 행보를 보면 유아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건드리지 않는 곳이 없다. 하나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에도 벅차 보이는데,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양새다. 다른 부서에 비해 늦게 취임한 만큼 마음이 급한 듯싶다. 교육부 장관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대학 지원 문제, 유보통합 등의 이슈와 함께 교대와 사대의 개혁 구상도 언급했다. 이번 글에서는 교육부 장관이 언급한 교대와 사대의 전문대학원화에 대해 정리해봤다.

 

 

교대와 사대를 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혁할 것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정부 내에 교대(교육대학)와 사범대를 법학전문대학원처럼 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문대학원 체제로의 전환 이유는 '교사들에게 변화의 동력을 주기 위해서'이다. 교대와 사대를 없애고 로스쿨 방식의 교육전문대학원을 만들자는 것은 교육계에서 꾸준히 나오는 주장이며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교육회의에서도 논의된 내용이지만 교대 등의 반발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한다.

 

교대와 사대의 전문대학원체제 전환이 10년 이상 충분히 연구되고 논의되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 내에서는 실제 개혁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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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원 체제의 장점

전문대학원체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부터 법대와 의대 대신 각각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등이 신설되면서 시작되었다. 교육전문대학원 교원 양성 체제의 장점은 다양한 학부 출신이나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사람을 교사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전공에 전문지식을 결합시켜 다양한 발전을 이루고, 전문가 집단(변호사, 의사 등)의 다양성을 만든다는 게 도입 취지이자 전문대학원 체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교대나 초등교육과 출신의 초등교사가 아닌 경제학과 출신의 초등교사, 성악과 출신의 초등교사, 인문학과 출신의 초등교사를 학생들과 학부모가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웹사이트(강원대학교)

 

또한 뒤늦게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 시간 낭비와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전문대학원 체제의 장점 중 하나다. 현행이라면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두고 교대나 사대에 다시 입학하거나 교직 이수를 통해 교원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인데,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뀌게 되면 기존의 학업을 마치고 추가로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면 되기 때문에 자격 취득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학교에 남아있는 교대 카르텔을 깰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사대는 전국에 워낙 많기 때문에 덜하지만, 교대는 지역별로 위치해 있고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교대 출신 초등교사가 해당 지역에 많이 근무하고 있다. 각 초등학교 별로 교대 동문회도 활성화되어 있으며 선후배와 동기 등의 인맥으로 많이 연결되어 있는 편이다. 지역 가산점이 유명무실화된 이후로 특정 교대의 특정 지역 집중은 나아지고 있으나, 전문대학원 체제가 되면 동문 문화는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학원 체제의 단점

이미 도입되어 운영 중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교육전문대학원 체제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비싼 학비이다. 로스쿨과 의전원은 기존 법대와 의대 체제 때에 비해 학비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교대의 경우 국립대학 형태로 운영 중이라 현재 매우 저렴한 등록금을 유지 중이다(한 학기 당 150만원 전후). 만약 교육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뀌면서 등록금이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면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여기서 두 배 늘어봤자 300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긴 함).

 

또 다른 단점으로는 교사 양성 기간이 전체적으로 길어진다는 것이다.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교사가 된다는 점에서 장점이라고 볼 수 있으나, 교사를 희망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학부 교육 4년에 교육전문대학원 교육 2~3년을 더 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가 되기 위해 소요되는 총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늘어난 양성 기간만큼 근무를 못하게 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감소도 크게 느껴진다(교사의 월급이 많지 않아 더 그렇게 느껴진다).   

 

기득권(존재하고 있는 교대와 사대)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관건이다. 전국에 교대가 10개, 사대는 수도 없이 많은데 새롭게 만들어질 교육전문대학원의 수는 소수일 것이다. 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전문대학원과 TO를 어떤 방식으로 대학들에게 배분할지 논란이 불거질게 뻔하다. 이미 로스쿨 도입 당시 대학별로 로스쿨 선정과 TO를 가지고 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사대를 잃게 된 대학에서는 반발할게 뻔하고, 국립대 교수 신분인 교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교대에서도 반발할 것이다.

 

만약 정부에서 기존 교대와 사대 출신들만을 대상으로 교육전문대학원을 운영한다면, 현재의 교대, 사대 체제와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의문이다. 현행 4년 학부제에서 3년 학부와 2년 대학원, 총 5년 과정으로 바뀌는 것인데 1년 더 공부하는게 교사로서 소양을 크게 키울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만약 교육전문대학원 진학자들을 대상으로 임용 면제까지 시켜준다면 교육전문대학원 학생 선발권을 가진 교수들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건 자명하며, 현재 임용 수험생과의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정리

개인적으로 현행 교대 체제는 10년을 못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저출산을 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당장 10년 뒤면 초등학생의 40%가 감소하게 되는 현실을 보게 될 것이다. 초등학생 수에 비해 교대는 너무 많고 비대하다. 여기서 발생하고 있는 비효율을 개선할 때가 되었다.

 

다만 그 방법이 교육전문대학원이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교사들에게 변화의 동력을 주기 위해 추진한다는데,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뀐다고 변화의 동력이 생길지 의문이 든다(개인적으로 교사에게 변화의 동력을 기대한다면, 교사 양성 과정의 개혁보다는 현재 학교 운영 시스템과 인사 체제를 통째로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대 교육을 내실화한다면, 학부 4년 교육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교사를 길러낼 수 있지 않을까? 가뜩이나 군대 등의 이유로 사회 진출이 늦다는 게 우리나라 사회 문제 중 하나인데, 양성 기간이 늘어나는 전문대학원 체제가 능사는 아닐 것 같다. 전문대학원 체제 외에도 교대 간 통합, 교대와 국립대 통합, 교대와 사대 통합 등 다양한 방안을 염두에 두고 개혁을 추진했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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