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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통계로 보는 6년 뒤 초등학교의 미래(feat. 서울 초등교사 과원 문제)

학교 일기/교육 이슈

by Path Follower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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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이 아닌 정년을 목표로 생활하게 된 지 몇 년 된 것 같다. 공무원의 최대 장점은 승진이 아니라 정년에서 나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승진과 정년을 함께하면 최상의 조합이다. 그러나 현행 교원 승진 제도 속에서 승진을 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력 대비 산출을 생각하면 그리 남는 장사는 아니라는 게 지금까지의 내 판단이다. 문제는 정년을 목표로 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데 있다. 잦은 교권 침해와 민원, 학생들과의 세대 차이는 정년이라는 목표를 힘들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인한 필요 교원수 감소까지 겹치면서 교사라는 직업은 더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글에서는 전국 시도 지역별로 교원당 학생수를 비교해보고, 곧 입학하게 될 2017~2022년 연도별 신생아수를 보면서 기존 교원들의 자리, 특히 저출산의 성지인 서울의 교사수가 유지될 수 있는지 고민해 봤다.

 

 

시도 지역별 교원당 학생수 비교

아래 통계에서의 교원은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장, 교감, 수석교사, 담임교사, 교과전담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영양교사, 사서교사, 보건교사의 수를 모두 더한 것이다. 실질적인 교실 1인당 학생 수와는 다름에 유의해야 한다(실제로 우리 반 교실에 학생이 14명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시도 지역별 교원당 학생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15.55명의 경기였고, 가장 적은 지역은 10.34의 전남이었다. 경기는 지금도 일부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과밀 학급이 문제가 되는 지역이라 교사 대비 학생수가 많다. 전남은 작은 섬이나 면에 거주하는 학생들까지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교의 규모가 작고, 교원당 인원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는 도시와 도지역을 평균 내봤을 때 도지역의 교원당 학생수(12.28명)가 특별 및 광역시 지역의 교원당 학생수(13.97명) 보다 적은 것과 결을 같이한다.

 

지역별 교원당 초등학생 수 순위는 아래와 같다.

 

  • 경기 - 15.55명
  • 인천 - 14.99명
  • 부산 - 14.70명
  • 울산 - 14.65명
  • 광주 - 13.92명
  • 서울 - 13.89명
  • 제주 - 13.68명
  • 대구 - 13.60명
  • 세종 - 13.29명
  • 경남 - 13.25명
  • 대전 - 12.75명
  • 충북 - 12.26명
  • 충남 - 12.22명
  • 경북 - 11.72명
  • 전북 - 10.89명
  • 강원 - 10.57명
  • 전남 - 10.34명

 

 

시도 지역별 인구 대비 초등학생 비율

이제 본격적으로 서울 지역의 교사가 저출산 문제에서 괜찮을지 통계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살펴볼 통계는 인구수 대비 초등학생수의 비율이다. 아무래도 초등학생의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이 많을 것이며, 학생이 많으면 이에 따라 필요한 교사수가 많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시도 지역별 인구수 대비 초등학생수 비율은 아래와 같았다.

  • 세종 - 8.35%
  • 제주 - 6.15%
  • 울산 - 6.01%
  • 광주 - 5.89%
  • 경남 - 5.74%
  • 경기 - 5.63%
  • 충남 - 5.56%
  • 대전 - 5.33%
  • 충북 - 5.26%
  • 인천 - 5.23%
  • 전북 - 5.18%
  • 대구 - 5.14%
  • 전남 - 4.98%
  • 경북 - 4.92%
  • 부산 - 4.67%
  • 강원 - 4.67%
  • 서울 - 4.17%

지역별 인구수 대비 초등학생수 비율

 

놀랍게도 서울이 인구수 대비 가장 적은 초등학생이 사는 지역이었다. 5%가 되지 않는 지역들의 공통점은 서울을 제외하면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라는 점이었다. 세종은 몇 년간 계속 출산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압도적으로 전체 인구수 대비 초등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100명 중 8명이 초등학생이라니, 고작 4명 정도인 서울의 두 배에 가깝다.

 

 

시도 지역별 인구 대비 교원수 비율

그럼 교원수는 어떨까? 초등학생이 많을수록 많은 교원이 필요할 것이고, 해당 지역의 초등학생 비율이 높을수록 초등학교 교원의 비율도 높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인구 대비 초등학교 교원 비율은 아래와 같았다.

 

  • 세종 - 0.63%
  • 전남 - 0.48%
  • 전북 - 0.48%
  • 충남 - 0.45%
  • 제주 - 0.45%
  • 강원 - 0.44%
  • 경남 - 0.43%
  • 충북 - 0.43%
  • 광주 - 0.42%
  • 경북 - 0.42%
  • 대전 - 0.42%
  • 울산 - 0.41%
  • 대구 - 0.38%
  • 경기 - 0.36%
  • 인천 - 0.35%
  • 부산 - 0.32%
  • 서울 - 0.30%

 

놀랍게도 1등과 꼴등이 인구대비 초등학생 비율과 일치했다. 교원의 숫자로만 보면 서울은 경기 다음으로 교원이 많은 곳이었으나, 인구 대비 비율로 봤을 땐 전국에서 낮은 곳이었다. 인구 대비 초등학생 비율이 높았던 세종이 인구 대비 교원수 비율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많은 지역인 경기, 인천, 부산, 서울이 순서대로 인구 대비 교원수 비율이 가장 낮았다. 대도시에 인구가 많고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6년 뒤 서울 초등학생 수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지만, 진짜 문제는 출생아수 40만 명과 30만 명 마지노선이 깨진 세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이다. 연간 출생아 40만 명대가 깨진 2017년생이 2024년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시작하며, 이제 순서대로 급감한 아이들이 초등학교 교실을 채우게 된다. 2017년생부터 2022년생까지 초등학교를 채우게 되는 2029년 전국의 초등학생수를 예상해 본다.

 

전국의 초등학생은 현재 약 266만 명인데, 2017년~2022년에 태어난 출생아는 약 204만 명에 불과하다. 6년 뒤 초등학생수는 현재 대비 약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지역별 초등학생수 대비 2029년 예상 초등학생수 비율을 계산해 보면 전북이 69%로 가장 낮았고, 세종과 서울이 각각 83%, 81%로 가장 높았다. 저출산의 대표 도시인 서울이 높은 게 의외다. 그러나 그럴 리 없다. 서울은 유아 인구의 유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2011~2016년 생의 지역별 출생자수와 현재 지역별 초등학생수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2023년 대비 2029년 지역별 초등학생수 예상 비율

 

2011년에서 2016년까지 서울에서는 약 51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그러나 현재 서울 지역 초등학생수는 2023년 기준 약 39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태어난 12만 명의 아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경기도는 같은 기간 69만 명이 태어났으나, 현재 초등학생 수는 76만 명이 넘는다. 서울에서 태어난 상당수의 아이가 경기도로 이주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통계를 보면 전남, 부산, 울산, 경북, 대전, 서울은 출생자 대비 초등학생수가 적은 지역이며, 세종, 제주, 경기, 광주, 강원, 충남, 전북, 경남, 대구, 인천, 충북은 출생자 대비 초등학생수가 더 많은 지역이다.

지역별 출생자수 대비 초등학생 비율

 

이 통계를 분석하면, 태어나기는 서울에서 태어나지만 서울에서 태어난 아이가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비율이 낮다는 의미다. 앞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2017~2022년 생에게 서울에 남아있을 비율인 77%를 적용하면 6년 뒤 서울의 예상 초등학생수는 31.7만 명 *0.77 = 24.4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초등학생수 대비 6년 후 초등학생 예상수 비율이 83%가 아닌 62%까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2023년 4월 1일 기준 서울의 학급수는 17,043개이다. 지금과 학급당 인원수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면, 6년 뒤에는 학급 수가 10,500개까지 감소하게 된다. 사라지는 담임교사의 숫자만 약 6,500명이다. 2023년 기준 교원수인 27,010명의 24%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교원에는 담임뿐만 아니라 교장, 교감, 기타 비교과 교사까지 모두 포함된 숫자이기 때문에, 초등정교사로만 따지면 이 비율은 더 올라갈 것이다. 

 

서울 지역의 신규 교사 모집 정원이 100명 대인 게 이해가 된다. 아니 통계를 살펴보니 100명도 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청에서는 최대한 퇴직 인원으로 감소하는 담임 자리를 채우려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교원수가 남는다면? 과연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줄까? 서울에서 남는 교원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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