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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에라스 투어 - 아이맥스 관람 후기(feat. 스위프트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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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 Follower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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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의 오랜 라이트 팬이다. 2014년 1989 앨범 때 부터 팬이 되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가 명반은 명반인게 팝의 문외한인 나 조차도 듣자마자 앨범에 실린 노래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다수 사람들의 생각도 나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1989 앨범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미국을 넘어 글로벌 탑 레벨의 팝 가수의 위상으로 올려주었다. 그러나 라이트 팬인 관계로 새로운 앨범이 나왔을 때 타이틀 곡을 중심으로 몇 번 들었을 뿐 그 이상의 관심은 없는 상황이었다. 단지 뉴스를 통해 테일러 스위프트가 10년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는 것만 느끼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CGV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미국 투어 콘서트인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를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예매 버튼을 눌러 관람하고 왔다. 이번 글은 테일러 스위프트 10년 라이트 팬의 디 에라스 투어 아이맥스 관람 후기이다.

 

'디 에라스 투어'를 상영하는 CGV 판교
'디 에라스 투어' 아이맥스

 

 

미국 콘서트 스케일과 아이맥스

미국은 공연 시장에서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인구는 중국보다 적지만, 중국에서는 공연 문화가 아직 성숙되지 않아 시장이 크지 않다. 미국은 3억 명이 넘는 인구에 넘쳐나는 소비력, 세계를 주도하는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공연 스케일도 보통이 아니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단순히 알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본다는 것은 차이가 컸다.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는 미국 투어 마지막 공연 장소인 LA의 SoFi 스타디움에서 촬영한 것인데 수용 인원이 자그마치 7만 명이다. 그 큰 미식축구 실내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외쳐대는 함성과 그 큰 곳을 가득 채우는 사운드는 첫 곡의 첫 소절을 듣자마자 나를 지리게 만들었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진짜 콘서트장에 와 있는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사운드가 강렬했고, 왜 사람들이 그렇게 아이맥스를 외쳐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마치 미국 LA SoFi 스타디움에 있는 것처럼 공연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1집 ~ 10집 총 출동

투어의 이름이 Eras(시대란 뜻을 가진 era의 복수형)인만큼, 테일러 스위프트의 17년 가수 인생 커리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플레이 리스트 순서는 앨범의 발매 순서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신 앨범의 노래부터 십 년 전 발매된 노래도 들을 수 있다는게 테일러 스위프트의 오랜 팬으로서 참 좋았다. 

 

이번 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개인적으로 Lover와 Red 앨범이었다. Lover 앨범은 공연의 시작을 여는 앨범이었는데 잘 몰랐지만 듣자마자 귀에 꽂히는 명곡들이 많았다. Red 앨범에서는 아는 노래가 많이 나와서 그렇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퍼포먼스와 무대 장식이 Red가 가장 강렬했던 것 같다.

 

1989는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앨범이고, 테일러 스위프트 팬들도 가장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래도 공연 후반부에 배치한 점, 그녀의 최고 히트곡인 Shake if off를 콘서트의 절정에 배치하는 등의 모습은 있었다. 

 

 

괴물체력

영화 러닝 타임은 3시간이 안되지만, 실제 공연 중 대기 시간 등을 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공연 시간은 이것보다 길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게스트도 없이 혼자 3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동안 40곡이 넘는 노래를 부른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될 것 같은데 투어 진행 일정을 보면 이런 공연을 2일 연속 진행한다. 그리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면서 일주일 정도 쉬고 다시 2일 연속 공연을 한다. 이렇게 50번이 넘는 공연을 한 번의 펑크 없이 모두 소화했다. 지금까지 진행한 앨범별 투어로 콘서트가 많이 단련되었다고 해도 대단한 체력을 가진 것은 확실하다.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 미국 일정

 

 

스태프들과의 호흡

테일러 스위프트가 작심하고 준비한 투어답게 같이 무대에 오르는 스태프와의 호흡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서로 눈빛만 보아도 어떤지 안다는 듯한 표정과 그 느낌이 스크린을 뚫고 나에게까지 전달되었다. 특히 여성 댄서분들의 활짝 웃는 표정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키가 유독 작은 동양인 느낌이 나는 여성 댄서 분이 작은 체구임에도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넘쳐서 놀라웠다. 메인 기타를 맡은 아저씨의 인자한 인상과 훌륭한 연주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알고 보니 테일러가 스태프들을 위해 보너스로 7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고 한다. 공연 소품을 운반하는 트럭 기사에게도 1억원이 넘는 보너스를 줬다고하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이쯤되면 무대 위 댄서들의 미소는 자본주의로 인한 미소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서울신문

 

 

노래 몰라도 괜찮음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잘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콘서트다. 실제로 영화가 친절하지는 않다. 노래 가사나 자막을 일절 띄워주지 않는다. 외국 영화를 이렇게 자막 없이 본 게 처음이라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되었다. 아는 노래가 나왔을 때는 x10배로 신났지만, 모르는 노래가 나왔다고 해도 그리 재미없지는 않았다(그래도 내 취향에 안맞는 포크노래가 중심인 앨범인 evermore, folklore는 조금 힘들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창력이 좋은 가수는 아니지만, 퍼포먼스가 굉장히 훌륭한 가수이기 때문에 아는 노래가 없더라도 3시간 동안 그녀의 무대를 보고 노래를 듣는 즐거움만으로도 돈값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 앉은 관객도 영화가 끝나고 "아는 노래 하나도 없었는데 안 봤으면 큰일 날뻔 했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Shake if off 한 장면

 

미국의 아이유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을 보고 와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해 이것 저것 찾아보게 되었다. 2006년 컨츄리 장르의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고 지금까지 10장의 정규 앨범이 나왔고 수 백곡을 발표했다. 1집부터 10집까지 발표한 앨범 모두 한 곡 이상이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히트곡도 정말 많고 여성 중 유일하게 대중음악상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의 앨범상을 3회 수상한 가수라고 한다(fearless, 1989, folklore). 앨범이 나왔다 하면 백만장 이상 팔리고, 빌보트 핫100 차트의 1위 ~ 10위를 자신의 노래로 채운 첫 가수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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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떠오르는 우리나라 가수가 있다. 바로 아이유다. 아이유도 자신이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이며, 여성 솔로 가수이다. 최정상의 인지도와 팬덤을 가진 여성 솔로 가수라는 점, 앨범이 나왔다하면 음원 차트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자신의 노래로 채울 수 있는 영향력과 실력을 가진 가수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테일러 스위프트를 미국의 아이유로 생각하나보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아이유, 출처 - 멜론

 

스위프트 노믹스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경제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리는 20여개 도시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해 호텔, 음식점 등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한다. 언론은 이를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경제적 효과 때문에 미국의 주요 도시들의 시장들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자신들의 도시에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애리조나주의 글렌데일 시장은 '디 에라스 투어'의 시작을 기념해 도시 이름을 이틀간 '스위프트 시티'로 변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산타클라라에서는 공연 기간 동안 테일러 스위프트를 명예시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출처 - 조선일보

 

매 공연은 당연히 매진이고, 암표로 수십 배 비싼 가격에 팔림에도 사람들이 표를 못 구해서 안달이 났다. 52번의 공연으로 얻은 수익이 자그마치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로 알려졌다. 이처럼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는 기존 가수들의 투어 콘서트 기록을 모두 깨고 있는 상황이다. 33세의 여자 솔로 가수가 전설적인 팝스타들의 기록을 도장깨기 하고 있다는게 신선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정리

영화를 보고 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콘서트 음악 소리가 귀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은퇴하기 전에 그녀의 투어 콘서트에 한 번 가보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올리기로 했다. 이번 월드 투어에서 우리나라는 제외되었는데 5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 시설이 없다는게 방한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잠실주경기장이 멋지게 리모델링 되어서 수 만명의 사람들과 함께 테일러스위프트의 공연을 즐길 수 있기를 하고 바라본다. 만약 우리나라에 안 오면 일본에라도 가서 보고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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