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발달이 느려서 만 2세 때부터 분당차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만 4세가 된 지금 언어와 사회성 발달은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더 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소근육 활동 중심의 작업 치료를 주 1회 받고 있고, 6개월에 한 번 정기 검진을 받고 있다. 지난 달 있었던 정기 검진에서 내심 이제 더 안 오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이의 신체발달에서 약간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아기는 소아과가 아니고 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중이다. 담당 의사가 재활의학과 전문이여서 그런지 정신적인 발달 지연뿐 아니라 신체적인 발달 지연이나 문제 등을 잘 찾아주는 것 같았다. 교수를 만나기 전 실시한 검진 결과 대근육 발달, 특히 허리 힘이 약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교수는 아이를 진료실에서 걸어보게 시켰고 아이가 걷는 모습을 보고는 다소 이상했는지 침대에 눕히더니 다리와 발을 굽혀보고, 들어보고, 눌러보고, 벌려보고 하면서 진찰을 했다. 그러더니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에 비해 0.3cm 정도 짧다는 소견과 허리 근육이 약해서 다른 부위에 부하가 실려 또래에 비해 몸이 뻗뻗하다는 소견을 냈다. 평발이 약간 있다는 소견도 냈다. 짝다리는 이정도 차이면 전문적인 보조기구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관리는 해줘야 한다고 했다.
아기의 짝다리와 평발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맞춤 깔창을 맞춰서 신발에 끼우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운동화나 신발을 신는 게 좋다고 했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니 간호사가 연락처를 남겨주면 짝다리 전문 맞춤 깔창 제작 업체에서 연락이 갈 것이고, 업체와 일정을 조율해서 깔창을 맞춰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하… 아무 일 없는 줄 알았더니만… 아무래도 육아는 아이에 대한 걱정이 365일, 24시간 끊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락처를 남기고 집에 온지 일주일 쯤 지났을 때 업체에서 전화가 왔다. 맞춤 깔창을 맞추려면 아기 발 치수를 재야해서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치수는 우리 집에 출장 방문을 해서 재어준다고 했다. 다음 주로 날짜를 잡았고 시간이 흘러 약속한 날이 되었다. 묵직한 짐이 실려 있는 것 같은, 짐으로 꽉 찬, 하얀 가루로 뒤덮힌 검은색 서류 가방을 든 직원분이 약속된 시간에 집을 방문하셨다.
가방에 뭍은 하얀 가루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가루의 정체는 금방 밝혀졌다. 아기 발의 치수를 재기 위해 사용하는 석고 가루였다. 아기 발의 본을 뜨기 위해서 석고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석고는 붕대처럼 말려있었는데 여기에 물이 닿으면 부드러워졌다. 석고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빨래 대야에 물을 약간 담아서 가져다 드려야 했다. 부드러워진 석고를 아기 발 주변에 바르면서 발 모양의 본을 떴다. 석고는 이내 굳었고 아기는 석고의 차가운 감촉에 다행히 저항하지 않고 잘 견뎌주었다. 본을 뜨는데 걸리는 시간은 총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짝다리 교정용 깔창의 가격은 왼쪽, 오른쪽 한 세트가 25만 원이라고 했다. 가격은 이미 약속을 잡을 때 안내가 되었지만 직접 확인할 때도 귀를 의심할 수준이었다. 수요가 부족해서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싸도 너무나 비쌌다. 가격을 알기 전에는 유치원 실내화에도 넣어주고, 운동화에도 넣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가격을 듣는 순간 한 세트만 사서 쓰는 걸로 생각이 바뀌었다.
제작까지는 일주일 무렵이 소요되었다. 일주일 뒤에 직원이 직접 배송해준다고 했다. 비용은 깔창을 받을 때 주면 된다고 했다. 카드는 안되는 것 같았고 계좌이체로 비용을 처리했다. 일주일 뒤에 직접 깔창을 받아서 아기가 신는 신발에 깔아주었다.
짝다리와 평발 교정용 깔창은 일반적인 깔창과는 다르게 굉장히 딱딱했다. 깔창 바닥에는 통기를 위한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깔창의 형태 역시 일반적인 깔창과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인 깔창이 앞과 뒤가 평평한 형태라면, 주문 제작한 짝다리 깔창의 특징은 여성들의 하이힐처럼 뒤쪽 굽이 높고 앞쪽이 낮은 형태였다. 높고 낮은 정도가 다리의 길이에 따라 달랐다. 아무래도 평발이 있기 때문에 평발 부분을 눌러주기 위해 굽을 둔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짝다리 교정용 깔창을 신발에 까니 아기 신발 신기는 과정이 조금 번거로워졌다. 신발이 잘 안들어가는 느낌이 난다. 교정용 깔창이 키높이 깔창처럼 뒷굽이 높아서 일반적인 운동화를 신으면 발목이 나와서 불편하다. 깔창을 깔아보니 왜 의사가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을 신기라는지 알 것 같았다.
짝다리 교정용 깔창을 신은지 한 달쯤 되어가는데 아직까지 아기가 불편하다고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다음 검진 때 잘 교정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면 좋겠다.
50개월 아이 발달 모습 기록 - 등산, 만들기, 아보카도 키우기 (4) | 2024.12.14 |
---|---|
남한산성공원 가을 유아숲체험 후기(ft. 성남 유아숲체험 신청 방법) (1) | 2024.11.25 |
49개월 아들 발달 기록(ft. 만 4세 숫자 세기 수준, 두 발 점프, 어른 변기 사용) (4) | 2024.11.07 |
노랑풍선 서울시티투어 버스 시간표와 버스 위치 확인 방법, 2층 뷰, 주차장 정리(ft. 49개월 아이와 함께) (8) | 2024.11.06 |
서울시티투어 버스 가족 동반 여행 코스(ft. 49개월 아이) - 통인시장과 인사동 관광 (4) | 2024.11.0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