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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육아의 힘든 점 - 날씨, 곤충, 불쾌지수, 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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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계절 중 여름을 가장 싫어한다. 싫어하는 이유는 날씨가 너무나도 덥고 습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추위는 옷을 껴입으면 그만이지만 더위는 옷을 아무리 벗어도 피할 길이 없다. 줄줄 흐르는 땀은 피부를 끈적이게 하고 불쾌지수를 높인다. 뜨거운 태양에 타들어가는 내 피부를 보기 싫은 것도 여름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여름 날씨는 아기가 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철 날씨에 더해 두 돌이 되어가는 아기까지 키워야 했다. 이 글에서는 한 여름을 맞아 육아를 하며 힘들었던 점을 남겨 놓는다.

 

 

여름 육아의 힘든 점 - 날씨

 

 

여름 육아의 가장 힘든 점은 날씨였다. 바깥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기는 하루에도 3~4번씩 바깥 바람을 쐬어줘야 한다. 낮잠도 집 안에서는 결코 자지 않는다. 아기를 안고 나가든, 푸시카에 태워 나가든 무조건 밖에 나가서 재워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더운 날씨는 아기와 엄마 아빠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나마 올여름은 지금까지 흐린 날이 많아 직사광선은 많이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땡볕이 내리쬐지 않는다고 해도 더위는 여전했다. 아기의 이마와 머리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맺힌 땀이 많아지면 주르륵 흘러내려 아기 눈에 들어가 아기가 눈을 비비는 경우가 많았다. 날이 더워 산책 시 물을 반드시 챙겨가야 했고, 아기 피부가 탈까 봐 햇볕이 강한 날에는 양산까지 들고나가야 했다. 아기는 무거워지는데 한 손으로 양산까지 받쳐 들려면 매우 힘들었다. 이는 비 오는 날도 마찬가지였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반드시 써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힘이 들었다. 아기 비 안 맞게 하려고 우산을 골프 우산처럼 큰 장우산을 쓰고 다녀서 힘이 배로 들었다. 특히나 올여름은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육아 근육이 단련되는 게 느껴졌다. 아기 덕분에 본의 아니게 땀 흘려 운동하게 되었다(장점인가??).

 

 

여름 육아의 힘든 점 - 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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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벌레의 계절이다. 파리부터 모기, 나방에 하루살이까지 별의 별 곤충들이 활기를 치고 다닌다. 난 곤충이 싫다. 나 말고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람과는 다른 생김새가 거부감을 몸속 깊은 곳에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나마 우리나라 곤충들은 크기가 작아서 다행이다. 어디선가 우리나라 겨울이 너무 춥고 혹독하여 동남아처럼 큰 벌레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이후로 난 겨울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만약 동남아였다면? 집 변기로 뱀도 나오던데... 끔찍하다.

 

아무튼 여름철 육아를 힘들게 하는 두 곤충은 모기와 매미였다. 모기는 자타공인 최고의 해충이다. 지금까지 인류를 말라리아와 기타 질병으로 수 억 명 죽인 곤충으로 유명하다. 말라리아가 아니더라도 모기에 물리면 가렵기 때문에 모기가 정말 싫다. 차라리 내가 물리면 낫지 아기가 물린다? 피부가 약한 아기는 더 벌겋게 피부가 부어오르고 가려워 긁으면 피부가 덧난다. 생각만 해도 싫은 일이다. 그래서 요즘 산책하다가 모기에 물리면 차라리 내가 물려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비 온 다음날 나가면 짧은 산책임에도 모기에 3~4방씩 물려 온다. 날이 더워서 긴 옷을 입을 수도 없다. 행여 내가 긴 옷을 입고 나가서 아기가 물릴 수도 있으니 그냥 반팔을 입고 나간다. 그나마 위안인 건 나이가 들면서 모기의 가려움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체감상 나이가 들수록 모기에 물려도 덜 간지럽다(아내도 그렇다고 한다).

 

또 다른 주인공은 매미다. 사실 매미는 내게 그냥 시끄럽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곤충이었다. 그런데 아기와 산책을 자주 나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동네에 오래된 나무가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동네 산책로가 매미밭이었다. 산책로에 떨어진 매미를 심하면 하루에 5마리 이상 볼 정도였다. 떨어진 매미가 모두 죽은 매미는 아니었다. 행여 근처로 지나가면 매미가 갑자기 휭 날아오르는데 너무 놀라서 소리를 내며 뒤로 뛰었던 적도 있다. 죽은 매미를 밟는 느낌은 너무나도... 좋지 않았으며 심지어 타려던 엘리베이터에 매미가 들어있던 적도 있었다(다행히 문이 열리고 바로 나가서 다행이었다). 복도식 아파트라 복도에 매미가 앉아서 쉬다가 문이 열리면 파드닥 날아올라 놀란적도 많다. 하루는 방충망과 샷시 사이로 매미가 집에 들어온 적도 있었다. 매미를 내보내기 위해 발코니와 거실 사이의 창문을 닫고 방충망을 열고 노력한 끝에 간신히 매미를 체망에 잡을 수 있었다. 

 

나는 매미를 못잡지만 외할아버지는 매미를 잘 잡으신다. 우리 아기는 외할아버지가 잡은 매미를 덜컥 잡는다. 아기는 선입견도, 편견도, 겁도 없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기가 힘 조절을 잘못해 잡은 매미의 날개를 찢어 먹었는데 찢어 먹은 날개가 우리 집 안방 이불 위에서 발견되었다...

 

모기와 매미. 올 여름 나의 육아를 괴롭힌 최고의 적들이었다.

 

 

 

여름 육아의 힘든 점 - 불쾌지수

날씨가 더우니 땀이 나고 땀이 자꾸 나니 끈끈해지고, 피부가 끈끈해지니 짜증이 늘어난다. 평상 시라면 그냥 넘어갈 일도 짜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지니 빨리 지치게 되고 몸이 힘드니 아기에게 더 예민하게 대하게 되었다. 가뜩이나 3월 휴직 후 8월까지 5개월 이상 달려오면서 체력이 고갈되고 있었는데 무더위가 하이라이트 격으로 찾아와서 나를 힘들게 한 것이다. 다행히 아내가 7월 말에 방학을 해서 망정이었지, 방학이 아니었다면 나의 심신은 더 고달파졌을 것이다. 육아를 하게 되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내 자신이 너무나도 부족하고 소심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무더위와 높은 불쾌지수는 내 소심한 마음을 더 작게 만들었다. 이유 없이 아빠의 짜증에 당황했을 아기에게 미안할 뿐이다.

 

 

여름 육아의 힘든 점 - 수면

여름에는 잠들기가 어렵다. 날씨가 덥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틀어도 상황은 비슷한데 우리집이 소음이 심한 편인 창문형 에어컨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끄자니 덥고, 에어컨을 켜자니 소음과 진동이 문제다. 에어컨의 소음과 진동에 적응했다 쳐도 아기 때문에 자는 내내 에어컨을 틀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시간 정도 타이머를 맞춰놓고 잠드는데 에어컨이 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워진 기온에 나도 잠에서 깬다. 이땐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놓고 다시 잠을 청하는데 열대야가 지속되는 날이면 잠에 다시 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이제 누워서 멍을 때리다가 자는 듯 안 자는 듯 선잠이 든 상태로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 컨디션은 최악이 되고 다음 날 육아에도 악영향을 준다. 겨울엔 적어도 날씨 때문에 잠에서 깨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여름은 너무 가혹하다.

 

 

무더운 여름, 아기를 키우며 고생하고 계실 전국의 아빠 엄마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 

모두 힘내세요~ 나도 파이팅!!(이 와중에도 창밖 방충망에 매미가 달라붙어 울고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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