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약물 중 '위고비(wegovy)'라는 약이 있다. 덴마크의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에서 출시한 주사 형태의 비만 치료제이다. FDA 승인을 받은 후 미국에서 출시되어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이 맞고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선풍적인 인기는 위고비의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를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고의 기업으로 올려놓았다. 위고비는 노보 노디스크가 속한 덴마크의 1년 GDP를 바꿨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런 위고비가 2024년 10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위고비의 원리와 효과, 국내 출시 공식 가격과 1년간 드는 비용, 위고비 투약 방법과 이모저모 등을 정리해본다.
위고비는 현재 처방 중인 비만 치료제 중 하나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기반으로한 약품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줘서 당뇨병과 과체중 관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성분이다. 처음에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당뇨병에만 효과가 있는 줄 알았는데, 지켜보다보니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이용해 당뇨병 치료제로는 '오젬픽'이라는 약을, 비만 치료제로는 '위고비'를 만들어서 판매 중이다. 위고비와 오잼픽의 관계는 비아그라가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품에서 파생된 것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다.
위고비의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몸에 넣는 것이다. 우리 몸 속 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은 식사 후에 분비되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위고비는 이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줘 식욕을 줄이고 음식 섭취량을 감소시킨다. 음식이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고 이로 인해 포만감이 증가하고 식사량이 감소하며, 뇌의 식욕 조절 중추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이다. 결과적으로 살이 빠지게 된다.
위고비의 효과는 막강하다. 위고비의 체중 감소 효과는 14.9%에 이르렀다. 위고비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은 평균 2.4%의 체중 감소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위고비를 사용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는 것 사이에 유의미한 확실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이외에도 위고비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주요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 20%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감소도 획기적인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줄여준다니, 대단한 약이 아닐 수 없다.
위고비는 먹는 형태의 경구형 약이 아닌, 주사 형태의 치료제라 약 가격이 비싼 편이다. 거기다가 위고비는 국내에서 처방 시 건강보험이 1%도 적용되지 않는 전액 비급여 약품으로 분류되었다. 원가도 비싼데 보험처리까지 안되니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10월 중순 국내에 출시 예정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출하 가격은 2.4mg 기준 약 37만 원(37만 2,025원)으로 책정되었다. 이전에 출시된 노보 노디스크사의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와 비슷한 가격이다. 위고비는 주 1회 복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한 달이면 4주를 기준으로 약 150만원의 비용이 예상되며, 1년이면 1,8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먼저 위고비가 출시된 국가인 미국에서는 위고비 한 달 구매 가격은 약 180만 원 수준이며, 일본은 37만 원 수준이다. 미국에 비해 일본 위고비의 가격이 5분의 1인 수준으로 저렴한 이유는 일본에서는 위고비가 건강보험 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위고비가 건강보험 처리가 되었으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비교 시 20%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위고비의 수요가 많을 경우 위의 출하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릴 가능성도 있다. 출하 가격과 실제 소비자 가격 사이에 발생하는 가격 갭도 국내 출시 예정인 위고비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비급여 약품이기 때문에 병원이나 약국에서 임의로 가격을 책정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약국마다 가격이 달라서 위고비가 저렴한 약국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위고비는 0.25mg에서 2.4mg까지 5가지 제품으로 출시된다. 성분은 동일한데 약물의 양이 다르다. 약물의 양을 다르게 출시하는 이유는 약물 사용 시 약물에 대한 적응 기간을 두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출하 가격은 약물의 양과 상관 없이 동일하다. 약물 양이 많은 것을 사서 나눠 맞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주사 시 약물 투입량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위고비의 투약 방법은 투약 초기에는 주 1회 0.25mg으로 시작해서, 16주까지 유지용량인 주 1회 2.4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하는 방식으로 처방된다.
위고비는 위고비 포장 상자에 넣은 채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위고비 포장 상자는 빛으로 부터 위고비가 성분이 변하지 않게 보호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사용 30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과 온도를 맞춰주면 된다.
위고비 주사기에는 약의 상태를 알려주는 상태창이 있다. 상태창을 통해 약물을 볼 수 있는데 약물이 뚜렷하게 나타나야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상태창이 흐릿해서 약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사용하면 안 된다.
위고비 주사를 놓는 부위는 보통 복부, 허벅지 또는 상완(팔의 알통) 부분이다.
다음과 같은 6단계에 따라 주사를 놓는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위고비가 출시되는 9번째 국가이다.
위고비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다. 약국에서 살 수는 있지만 처방전에 명시되어 있어야 구매 가능하다.
위고비의 공식 국내 유통사는 '쥴릭파마코리아'이다. 쥴릭파마코리아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위고비를 주문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쥴릭파마코리아는 전문의약품 유통을 주로 하는 다국적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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