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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빠의 육아휴직 첫 날 이야기 - 유모차에서 낮잠 재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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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휴직을 시작한지 5일여가 지났다. 첫 날의 기록을 이제서야 남겨본다...

첫 날의 기록을 이제서야 남기는 이유는? 그간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기 때문이다. ㅠㅠ

그럼 육아휴직의 첫 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첫 날부터 육아는 쉽지 않았다. 항상 엄마와 함께 있었는데... 아빠랑 아들이랑 같이 하루를 보낸 적은 많지 않았는데...

어색했다. 아내가 현관문을 나간 순간부터 집 안의 적막함, 고요함, 쓸쓸함이 느껴졌다. 동시에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아들이를 부족하지 않게 잘 키워낼수 있을까? 엄마만큼 아빠를 편안하게 여길까? 등등 의문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머릿속의 생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아들이가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아들이는 아빠를 상념에 젖게 할만큼 시간을 주지 않았다. 책을 꺼내 읽어 달라고 들이밀었고, 일어서서 자기 손을 잡아달라하며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아빠를 이끌었다. 집안 곳곳을 누비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인팅하고 들어주지 않으면 끙끙거리고 손이 안 닿는 곳에 있으면 안아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양 손 가득 이어폰을 잡고 흔드는 아들이

 

베란다에도 나가고 싶다고해서 나갔는데 베란다 보관함에 놓여져있던 오렌지를 귀신같이 찾아서 이거 뭐냐고, 먹고 싶다고 신호를 보냈다. 그래서 오전에 간식으로 오렌지를 같이 까먹었다. 처음 먹여봤는데 너무 좋아해서 많이 먹여줬다. 아들이가 먹는걸 보면 내 배는 안 불러와도 기분은 좋아졌다(아무리 아들이가 예뻐도 먹는거만 봐도 배가 부르지는 않다. 나도 먹어야 배가 부르다).

 

간식을 먹이고 정리하니 11시 정도가 되었다. 겨울이라 집 안에만 오래오래 머물렀었는데 날이 풀리면 하고 싶었던 오전 산책에 성공했다. 신발 신고 걷기 싫어했던 아기가 신발 신고도 잘 걸어줘서 좋았다. 처음부터 걷겠다고 한건 아니었으나, 아들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옆에 내려주니 자동차를 포인팅하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후로 아들이는 계속해서 걸었다. 아들이는 길가에 있는 모든 것들을 만지고 싶어했다. 관목이며 자전거 보관대에 있는 자전거며 자동차 바귀며 문이며 나무며 울타리며 모든 것들을 손과 손가락으로 터치하며 지나갔다 ㅎㅎ;; 아... 손 지지... ㅠㅠ

 

산책을 하다가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볼수 있었는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 아들이에게도 저런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했다(아... 부디 좀 빨리 오기를!!).

산책 중인 아들이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당장 손부터 씻겼다. 손에서 검은구정물이 나왔다. ㅠㅠ 다음 산책 때는 물티슈를 꼭 챙겨가리라고 다짐해본다. 

 

쉴틈이 없다. 바로 점심 준비를 해야한다. 아내가 나 편하라고 식판에 아기 밥을 다 세팅해주고 갔다. 난 전자레인지에 데워주기만 하면 된다(고마우이!!). 다행히 아들이는 산책 후 배가 고팠는지 가리지 않고 잘 먹어주었다. 

 

그렇지만 점심 완밥을 하고 나서 울기 시작했다. 우는 이유는 졸리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똥까지 쌌다. 우리 아들이의 대변 패턴은 식사 후에 똥을 싸는 것이다. 혼자 으쓱한 곳에 가서 끙~하는 똥 싸는 모습이 귀엽긴한데 그 후에 뒤처리는 조금 힘들다. 기저귀를 벗기고 건티슈에 따뜻한 물을 적셔서 똥을 닦아주고 화장실로 가 샤워기로 엉덩이 주변을 물비누로 닦아준다. 그리고 수건으로 닦고 로션을 바르고 다시 기저귀와 바지를 입혀주면 마무리. 말이 쉽지 한 번 하고나면 온 몸에 진땀이 난다. 오늘은 무슨 불편함이 있는지 똥 닦아주는데 계속 울기까지했다. ㅠㅠ 또 하필 이때 아기 엄마한테 전화까지 와서 걱정을 잔뜩 안겨주었다. ㅠ 엄마는 왜 아들이가 우냐며 무슨 문제가 있냐며 걱정하듯 말하는데... 이때 말고는 괜찮았는데... 괜히 억울해졌다. ㅠ

 

힘들게 아들이를 씻기고 외출 준비를 마치고 유모차에 싣고 나왔다.

유모차에 아들이를 싣고 나온 이유는 아들이의 낮잠을 재우기 위해서였다. 우리 아들이는 잠을 잘 자지 않는다. 특히나 낮잠은 잘 유모차에서 자는게 습관이 들었다. 그래서 낮에 산책을 나와줘야한다. 많이 피곤했는지 아들이는 산책 후 10분만에 잠들었다. 잠든걸 확인하고 바로 집으로 와서 눕혀주었다. 아들이는 피곤했는지 낮잠을 많이 자줬다. 2시간을 넘게 자서 중간에 일부러 깨웠을 정도로 많이 자줬다. 고마웠다.

 

아들이가 깨니 4시가 넘었고 엄마의 퇴근 시간까지는 1시간여 밖에 남지 않았다.

5시가 되어 저녁을 먹이고 있으니 기다리던 엄마가 왔다!!(쏘리 질러~~~) 엄마가 오니 하룻동안 긴장했던 마음이 탁하고 풀리면서 몸이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일하고 온 아내에게 모든 걸 다 맡길수는 없었기에 저녁 준비도 하고 뒷정리도 했다. 아내가 오니 마음도 편해지고 무엇보다 말할 상대가 생겨서 좋았다. 17개월이 다되어가는 우리 아들이는 아직 말을 못한다. 뭔가 말을 하지만 도저히 알아들을수 없는 옹알이가 전부다. 단어 몇 개를 말하긴 하는데 일방적인 발화라 소통은 무리다. 그러나 언어 자극은 필요하기 때문에 혼자 계속 무언가라도 말을 해주려고 노력중인데 이걸 몇 시간 하고 있으면 정말 진이 빠진다. 벽보고 하는건 스쿼시나 배드민턴, 테니스 연습만 있는줄 알았는데 벽보고 말하기도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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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육아휴직 하루가 갔다.

반 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1학기 수업일수 99일로 따지면 99일 중에 1일을 마무리한 샘이다.

퀘스트 1.01% 완료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으니 마음은 50%로 생각해보련다. 내일도, 다음 주도 파이팅이다!!

널부러진 아들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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