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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에 들어선 아들, 투정과 고집과 짜증이 늘어난다(ft. 산책 좋아하는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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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가 지난 주부로 18개월이 되었다. 드디어 욕이 절로 나온다는 마의 18개월에 접어들었다.

자기만의 생각과 세상이 처음으로 생기는 시기라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혼란을 느끼고 주양육자에게 다시 어리광을 부리는 재접근기가 오기도 한다고 들었다. 우리 아들이도 전반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이는듯하다.

지난 주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놓는다.

 

 

산책을 좋아하다못해 사랑하는 아들이

요즘 아들이의 주요 일과는 야외 산책이다. 부모가 키우는게 아니고 길이 아들이를 키우고 있다.

엄마 출근할 때 한 번, 오전 10시 넘어서 한 번, 점심 먹고나서 한 번 이렇게 3번이 기본이고 추가로 엄마 퇴근 때도 나가면 하루 4회 산책이 완성된다. 매번 덜 지겹게 느끼게 하기 위해 코스도 다르게 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많이 나가버리니 산책 코스 짜는 것도 꽤나 수고스러운 일이 되었다. 18개월이 되어서 활동성이 증가한건지, 호기심이 늘어나서 바깥 세상을 더 탐험하고 싶어진건지, 날씨가 따뜻해져서 바깥이 좋은건지 모르겠으나 무튼 바깥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아들이 되시겠다. 덕분에 살이 조금씩 타고있는 것 같다. 손등이 뽀얗었는데 어느새 거무튀튀해진 느낌이다. 해가 좀 더 뜨거워지면 선크림을 발라주든지 해야겠다.

 

잦은 산책 덕분인지 걷기는 매우매우 좋아졌다. 거의 살짝 뛰는 느낌이 날 정도로 평지를 걷기도하고 넘어지는 일도 확 줄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경사면도 척척 오르락 내리락 한다(차가 다니는 길인데 넌 왜 그리 차도를 좋아하니 ㅠㅠ). 탄천변에 있는 지압 돌길도 척척 걷는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다.

 

아들이의 산책에 가장 괴로운 존재는 아들이도, 엄마도, 아빠도 아닌 우리 동네 주변의 풀과 꽃들이다. 

아들이가 지나가면서 알록달록 예쁜 색의 꽃들과 새로 난 연한 잎들을 잡아서 뜯어버리기 때문이다... 파괴 본능 만렙인 것처럼 마구 잡아 뜯어버린다. 뜯어서 공중으로 흙과 함께 날리기도 한다. 이게 엄마 아빠 눈에는 귀엽고 자연탐구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환경을 훼손하는 행위라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마냥 하게 둘수도 없고, 아예 못하게 하자니 아들이의 발달이 걱정되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걸로 방침을 정하고 행동하고 있다. 처음 몇 번은 하게 하지만 많이는 못하게 한다.

 

 

자신의 신체 부위를 이해하는 아들이 - 언어발달도 Go Go??

자신의 눈, 코, 입, 손, 다리 등 신체 부위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책을 보거나 동요를 들을 때 해당 단어가 나오면 손으로 자신의 신체부위나 엄마 아빠의 신체 부위를 가리킨다. 그런데 눈은 진짜 자기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려는 듯 만지려고 해서 걱정이 된다. 왜 눈도 감지 않은채로 너의 손가락을 콕콕 찍으려는 것이냐... 무섭지도 않니??

 

만 두 돌이 될때까지 단어 두 개를 붙여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아들이는 아직 언어 발달은 또래에 비해 느린듯 싶다. 24개월까지 시간이 6개월여 남았지만 아직 단어 말하기는 서툴다. 단어 이해하기는 굉장히 잘하는 느낌인데 아직 혀는 덜 풀린 느낌. 오늘 한 3분 정도 엄마 아빠 앞에서 폭풍같은 옹알이를 선보였는데 옹알이를 하면서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고 예뻐서 정신을 놓고 봤었다. 엄마 아빠가 웃으면서 따라해주고 무슨 뜻인지 물어보니 신나서 더 얘기하는 아들이었다. 주말에는 엄마아빠를 동시에 말하기도 했다. 부엌에 있는 엄마와 거실에서 아들이와 함께 놀고 있었던 아빠 모두 정확히 엄마아빠라고 들었을 정도로 발음도 정확했다. 앞으로 자주 들려줄꺼지 아들아??

 

 

가족 첫 피크닉

엄마, 아빠, 아들이가 최초로 피크닉을 다녀왔다. 장소는 집에서 1km도 떨어져있지 않은 탄천변이었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벚꽃이 만개를 했다. 집에만 있을수 없어 돗자리를 챙기고 편의점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와서 나왔다. 도착한 탄천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주말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탄천에 나무가 별로 없어서 그늘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있는 나무 밑에는 사람들이 벌써 다 자리를 잡은 상황이어서 어쩔수 없이 땡볕 밑에 돗자리를 깔수밖에 없었다. 4월의 햇살치고는 너무나도 따가운 햇살이어서 오래 있을수가 없었다. 사갔던 간식만 먹고 조금 있다가 돌아왔다. 그래도 우리 가족 첫 피크닉이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마의 18개월, 허언이 아니었다

고집과 투정이 크게 늘어난 느낌이다. 자신의 뜻대로 모든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들이에게 인내와 기다림은 없다.

욕구가 생기는 순간 욕구를 해결해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끙끙거리는 소리와 울음이 엄마와 아빠를 기다린다. 아기의 투정이 정말 사람을 힘들게 한다. 투정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듣다보면 화가 치밀기도 한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되는데, 이 조금을 못 기다려서 저렇게 짜증을 부릴까... 아빠도 힘든데 ㅠㅠ 어느새 아들이에게 퉁명스럽게 이야기하는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이내 반성한다.

 

주말에 먹었던 맥반석 달걀이 맛있었는지 냉장고에 있는 달걀을 꺼내달라는 아들이의 요구가 있었고 날계란이라 꺼내줄수 없자 이내 아들이의 투정이 시작되었다. 원하는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얻으려고 하는 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유혹으로도 계란에 대한 욕구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날계란을 줄수는 없어서 빠르게 계란을 삶아줬지만 시간이 필요했고, 아들이는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게 계속 짜증과 투정을 부렸더랬다. 이런 일이 요즘 부쩍 많이 생긴다. 요구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들인데 다 들어주기가 힘이 든다.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위험한걸 아기가 하고 싶다고 해주게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육아는 대부분이 고되고 힘든 순간이고 정말 소수의, 찰나같은 아름다운 시간이 있다. 인생도 대부분의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 짧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과 기억, 사람들이 있기에 살만한 것 아니겠나. 육아도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짧은 행복의 순간이 있어 요즘을 지낸다. 18개월 아기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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