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에 접어든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나도, 아이도 이제 슬슬 어느 정도 서로에게 익숙해져간다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엄마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거의 1년 반을 함께 보낸 엄마와의 시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아무리 아빠가 좋더라도 한 달이 1년 반을 이길 수는 없겠지).
지난 주에 아이와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놓는다.
정말 소중한 시간들이고 기억들인데 아기와 함께 있다보면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잊어버리게 된다. 손으로 모래를 잡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잡을 땐 손 안에 있지만 이내 스스르 빠져나가버리는 그런 느낌. 조금이라도 간직해보고자 기록해 놓는다.
아들이의 단어 이해력이 점점 향상되고 있다.
단어 카드에 있는 단어와 벽그림에 있는 단어, 에듀테이블에 있는 단어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는 단어가 부쩍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는다. 시계 카드를 보면 집에 있는 시계를, 티비 카드를 보면 집에 있는 티비를, 전화기 카드를 보면 집에 있는 전화기 장난감을 가리킨다. 볼 때마다 정말 정말 신기하고 아들이가 잘 커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은 잘 못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모습은 곧잘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베이비룸에 걸려있는 빨래를 가져오라고 이야기하면서 빨래를 포인팅하면 아들이가 빨래를 가지고 온다거나 아빠 뽀뽀라고 이야기하면 아빠 볼에 살짝 입을 맞춰 준다거나, 돼지를 이야기하면 코에 자기 손을 댄다거나 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특히나 '사과'라는 단어에 아주 잘 반응하는데 사과라는 단어를 들으면 바로 냉장고로 향해 냉장고 문을 열어달라고 손짓한다. 의미는 빨리 사과를 내어 놓으라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사과 대신 애플이라는 단어를 쓰기로 했다. 과연 아들이가 애플이라는 단어를 언제쯤 이해할 수 있게될지 궁금하다.
느리지만 뛰는 모습이 포착된다. 집에서도 그렇고 밖에서 신발을 신고서도 뛰는 모습이 보인다.
안정적이지 못해서 뒤뚱뒤뚱 거리며 가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는게 함정이다. 지금이야 옷이 두꺼워서 괜찮지만 옷이 얇아지는 여름에 밖에서 넘어지면 상처가 생길 수 있어 고민이다. 무릎 보호대라도 해줘야하나...
걸음이 느린 아이였어서(15개월이 되어서야 걷기 시작했다) 걷기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느새 뛰는 모습까지 보게 되다니... 정말 기쁘다. ^^
도시에 산다면 집 밖에서 볼수 있는 생명체들(동물들)이 상당히 제한적이 될수밖에 없다.
도시의 거리에서 볼수 있는 동물들은 대표적으로 개, 고양이 등의 반려 동물들과 도시 생태계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비둘기, 까치, 참새, 까마귀와 같은 조류들이다(하천가 주변에 산다면 오리나 왜가리 등도 볼수 있겠다).
우리 아들이는 이중에 특히 조류에 관심을 보인다.
산책하다가 비둘기나 참새를 보면 손으로 가리키면서 종종종 뛰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까치나 참새는 날아가는데 비둘기는 날아가지 않고 총총 걸어서 도망을 간다. 아들이의 뛰는 속도와 비둘기가 총총 걸어서 도망가는 속도가 비슷해 서로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정말 귀엽다. ㅋㅋ
일단 며칠 전부터 자기 전에 먹었던 분유를 끊었다.
모유 수유도 하루 아침에 거부해서 중단되었는데 분유도 하루 아침에 먹지 않겠다고 거부당했다. 자기 전에 200ml 타주면 다 먹는 날도 있고 절반 먹는 날도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입에도 안 대겠다고 하신다.
파프리카를 먹기 힘들까봐 익혀서 줬고 제일 좋아하는 채소였는데 익힌 파프리카도 어느 순간 먹지 않았다. 대신 잘라서 생으로 줘보니 맛있다고 먹는다. 파프리카 말고 쇠고기에서도 조금의 변화가 관찰된다. 아기 소화 잘 되라고 간고기를 이용한 반찬을 주로 해줬는데 요즘은 간고기보다 불고기를 더 잘 먹는 모습이다.
더이상 자기를 신생아로 취급하지 말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먹는게 어른스러워지는 것 같다.
언제쯤 엄마, 아빠가 먹는 음식을 아들이도 같이 먹을 수 있게 될까??
책에 나온 똥 그림에, 튤립 장난감에서 나오는 똥 노래에 관심을 보이고 좋아한다.
책에 있는 변기 안의 똥 그림을 가리키면서 스스로 웃는다. ㅎㅎ 정말 찐으로 웃어서 그걸 보는 나도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두 번 연속으로 화장실 안에서 응가를 했다.
물론 기저귀를 찬 상태에서 응가를 하긴 했지만 화장실이 응가하는 곳이라는걸 조금 눈치 챈 모습이다. 화장실에서 기저귀를 열고 변기에 아기 똥을 넣고 변기 뚜껑을 닫은 상태로 물을 내리려고 하는데 아들이가 닫힌 변기 뚜껑을 열더니 자기 똥을 유심히 쳐다봤다. 손을 들어 넣어보려고 하길래 재빨리 뚜껑을 닫고 변기 물을 내리자고 했다(아직 힘이 부족해서 변기물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스위치 쪽으로 자신의 손을 갖다 대는 모습을 보인다).
18개월부터 대변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하는데 슬슬 준비해야하는걸까?
그렇다고해도 아직 쉬가 마렵다거나 똥이 마렵다거나 의사를 표현하지는 못해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할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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