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목동의 특징과 장점, 한계, 전망

목동신시가지아파트단지(이하 목동 아파트)는 1980년도 중반 전두환 정권 때 추진된 택지개발의 일환으로 서울특별시 양천구(당시 강서구) 일대에 조성된 아파트이다. 목동 아파트는 1단지에서 14단지까지 총 392개 동, 2만 6천여 세대가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이다. 과거 이 지역은 논과 가난한 노동자들의 쪽방촌이었다. 비만 오면 잠기는 상습 침수 지역이었으나 목동 아파트 개발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띄게 되었다. 서울의 고덕지구, 개포지구, 상계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었고 위 지역들 모두 지금은 서울의 핵심 주거지역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목동 아파트만의 특징과 장점, 한계점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다.

 

 

목동 아파트의 특징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택지지구와 그 후 조성된 여러 신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목동 아파트만의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것들을 들수 있다.

 

반응형

 

1. 일방통행

목동의 도시 구조는 상업과 행정 건물이 밀집되어있는 중앙블록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아파트가 배치된 구조로 되어있다. 그리고 중앙 블록을 지나는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운영된다. 서울에서 일방통행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적용된 지역은 목동 말고는 없다. 그만큼 목동을 대상으로 꽤나 혁신적인 도시계획 실험을 한 것이다. 목동동로와 목동서로가 일방통행 도로이며 목동 중심부를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이다. 일방통행 도로는 초행길인 사람에게 다소 당혹감을 선사하며 목동의 첫인상을 그리 좋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목동의 일방통행로

 

2. 상업과 행정 기능 밀집

같은 시기에 조성된 택지지구들인 상계, 고덕, 개포지구에 비해 상업과 행정 기능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목동의 중심 블록을 보면 백화점, 상가, 오피스텔, 관공서, 공원이 밀집되어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목동지구가 서울과 인천을 잇는 새로운 중심지로 기능할걸 기대하고 도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목동은 다른 택지지구가 아파트가 절대 다수인 주거 중심지역인 것에 비해 꽤나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으며 공원, 상점, 학교 등을 도보 가능한 거리에 배치하여 근린주구를 추구하는 도시 형태를 가졌다..

 

 

3. 넓직한 보행자 전용 도로와 녹지공간

목동 아파트 단지는 단지와 단지 사이를 지나는 도로가 차도뿐만 아니라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인도인 경우가 많다. 이 인도가 차도만큼 폭이 넓어서 보행자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되어준다. 더불어 보행자 도로 주변과 차도 주변으로 널찍한 녹지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있다. 단지 안에 있는 나무들이 시간이 흐르며 크게 자라 거의 숲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동네 이름 그대로 목(木)동이라는게 실감 날 정도다.

목동 아파트의 넓은 보행자 전용도로

 

4. 시그니처 문양

목동 아파트 단지는 지은지 40년이 다되어가는 아파트이지만 외부 도색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디자인으로 유지되고 있다.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모두 목동을 상징하는 한자 나무 목(木) 자가 들어가 있는 외부 도색 디자인을 유지 중이다. 아마 목동 아파트라는 자부심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인 듯싶다. 만약 재건축이 되더라도 이 나무 목 한자 디자인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목동 아파트의 시그니처 마크

 

 

목동의 장점

1. 학군

목동의 최대 장점은 바로 학군이다. 목동 중심블록에 자리한 많은 학원은 대치, 중계와 더불어 서울 3대 학원가로 칭해진다. 목동의 라이벌 격인 잠실에 비해 교통, 입지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게 목동이지만 이 학군 때문에 그나마 잠실과 비벼볼 만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넓은 대지지분

목동 아파트 단지는 몇 개 단지를 제외하고는 저층과 고층이 혼재된 단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평균 층수가 낮다. 그리고 동과 동 사이의 간격도 널직널직하다. 이와 같은 내용이 의미하는 건 아파트의 용적률이 낮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목동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은 120 ~ 1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의 용적률이 대부분 200% 내외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이다. 27평 아파트의 대지지분이 무려 20평이나 나오는 아파트가 목동 아파트이다. 건물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부동산 가격은 땅값에 수렴하기 때문에 이 대지지분 가격이 지금 목동 아파트 시세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지지분이 높다는 건 재건축에 유리하다는 것이고 목동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지금의 모습이 아닌 재건축으로 상전벽해된 목동 아파트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목동 용적률표

 

3. 쾌적한 환경과 편의시설

넓은 동 간격과 넓은 보행자 전용도로가 계획적으로 구성된 목동 아파트는 살기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한대로 공원, 학교, 상가가 모두 도보로 접근 가능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생활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목동이 외부 지역으로 나가기는 불편하지만 어지간한 건 목동 내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불편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다.

 

 

목동의 한계

장점도 많은 목동이지만 최근 들어 한계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목동이 가진 장점도 많지만 어쩔수 없이 가지는 한계점도 살펴본다.

 

1. 대중교통 접근성 

목동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게 대중교통이다. 목동이 지하철이 없는 동네는 아니다. 2호선 지선, 5호선, 9호선 3개의 노선이 목동 신시가지를 지나간다. 그러나 목동을 지나는 노선의 선형과 역의 위치가 다소 아쉬운 곳에 있다는 게 문제다.

 

북쪽에 있는 역부터 살펴보면 9호선 신목동역은 말만 신목동역일 뿐 목동 신시가지 지역 밖에 자리하며 실제적으로 목동 1단지를 제외하면 도보로 접근이 어려운 곳에 있다. 급행열차도 서지 않는 역이라 아쉬움은 더 크다. 5호선의 경우 그나마 목동의 중심부를 관통하고 있고 역도 목동역과 오목교역 두 개나 있어 그나마 이용객이 가장 많은 노선이다. 그러나 목동역은 7, 8, 9단지를 제외하면 이용이 어렵고 오목교역은 현대백화점 등의 중심 상업지구와 가깝지 아파트와 가까운 역은 아니다. 2호선 양천구청역 역시 아쉬운데 일단 본선이 아니라 지선이라는 점이 단점이고(신도림 환승 필수), 위치가 목동 신시가지의 남쪽에 치우쳐있다. 양천구청역 바로 옆에 기피 시설인 신정차량기지가 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2호선 지선 청라 연장과 함께 이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다).

 

이를 종합해보면 목동 2,3,4,5,6,10,14단지는 도보로 지하철을 이용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입지임을 알수 있다. 국평 20억 원 대 지역치고 이렇게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네는 사실 찾기 힘들다.

목동 지하철 분석 - 종축노선만 있고 횡축노선이 없다. 역 위치도 애매함.

 

목동을 지나는 지하철 노선들이 모두 종축(가로-세로) 방향이라는 것도 단점이다. 목동은 가로보다는 세로가 긴 형태인데 이 세로축을 연결해주는 철도 노선이 없다. 서울 3기 지하철 계획에는 11호선이 목동 신시가지를 세로 형태로 지나는 걸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IMF 위기로 무산되었다. 지금은 비슷한 형태의 노선으로 경전철 목동선으로 추진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참고로 경전철 목동선은 당산역과 신월동을 잇는 노선으로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사업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재정 사업으로 추진된다.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전철 목동선 노선도, 목동 신시가지 지역에 5개 역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2. 지리적 입지

목동이 갖는 한계 두 번째는 서남쪽에 치우친 지리적 입지이다. 서울 강남이 성장하면서 강남 접근성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했다. 이 점에서 목동은 상당히 불리해졌다. 목동이 서울 서남쪽에 위치했기 때문에 서울 동남쪽에 자리한 강남과 물리적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잠실의 경우 강남과 같은 서울 동남쪽에 위치하여 강남 접근성에서 득을 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그나마 5호선을 통해 광화문과 여의도 접근성은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다.

 

 

정리 - 목동 저평가??

사실 목동 아파트가 가진 어마 무시한 대지지분과 재개발 가능성을 생각해봤을 때 지금 시세는 목동이라는 이름 치고는 다소 낮게 느껴진다(윗 단지보다는 특히 아랫 단지들이 가격이 낮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고 곧 나올 250만 가구 공급 대책에 따라 재건축이 구체화된다면 지금보다 한 단계 점프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지역이 바로 목동이다. 주변에 마곡, 공덕 등 목동을 대체할만한 고급 주거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목동이 가진 장점인 학군과 쾌적함을 따라오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학령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들을 대상으로 목동이 가지는 장점은 상당하다. 같이 근무하던 부장님도 자녀 교육을 위해 금천구에 살던 집을 팔고 목동에 전세로 들어가셨고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목동이 가진 학군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사례다. 

 

당분간은 목동이 가진 파워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목동의 발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