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들이의 발달 상황을 기록해 놓는다.
아들이는 길눈이 밝다. 자주 가는 장소(지하철역, 빵집, 놀이터, 마트 등)의 위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해당 장소에 가고자 마음먹으면 손가락으로 방향을 지시하여 원하는 장소에 도착한다. 엄마와 아빠가 자신의 손가락 방향에 따르지 않으면 떼를 쓰며 저항하기 시작한다. 원하는 장소에 가고 싶은 열망에 따라 떼의 레벨이 달라진다. 가능하면 아들이의 희망을 따라주는 편이나, 꼭 가야 하는 곳이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이의 희망이 좌절되곤 한다. 요즘에는 그래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떼를 비교하자면 조금 떼를 덜 쓰는 느낌이다. 조금 커서 그런가?
아들이는 루틴이 확실하다. 예전 삼성라이온즈의 타자 박한이의 타격 전 준비 자세를 보는 것 같다. 산책을 하다가 특정 장소에 가면 꼭 하는 것들이 있다. 생각나는 것들만 써보면 산수유나무 나오면 열매 따 달라고 조르기, 맥문동 열매 보이면 따러 풀 속으로 들어가기, 아파트 화단 울타리 너머 들어가려고 시도하기(제지한다), 초등학교 앞에 있는 횡단보도 대기하는 인도에 그려진 야구공, 축구공, 당구공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죽은 나무에 자란 버섯 발로 밟기, 다리의 내리막 구간을 걸을 때에는 소리 내며 걷기, 큰길을 건널 때는 횡단보도 대신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건너가기, 걸을 때 인도 울타리에 그려진 은행나무잎 만지기 등이다. 다른 아기들도 우리 아들처럼 일정한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지 궁금하다.
최근 우리 아들이가 가장 많이 말하는 단어는 냠냠이다. 과일도 냠냠, 자동차도 냠냠, 놀이터에서 만난 형을 보고도 냠냠을 말한다. 자동차를 들고 동물 그림한테 가서 냠냠할 때마다 "자동차는 먹는 게 아니야"라고 계속 이야기해주고 있는데도 아직도 계속 냠냠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다 아들이와 실내 놀이터에 가서 편백나무 조각 풀에서 놀다가 우연히 만난 어떤 형아 옆에서도 계속 냠냠을 말한 걸 보게 되었다. 아들이의 목적은 형아가 가지고 놀던 덤프트럭이 가지고 싶은 것이었는데 이것을 계속 냠냠으로 표현했다. 이점으로 미루어봤을 때 아들이의 냠냠은 먹을 때가 아닌 다른 상황에서 여러 의미를 표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예를 들면 '나도'라거나, '좋다'라거나, '네'라거나 하는 의미와 연결되는 듯싶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아들이가 냠냠을 할 때, 각 상황에 맞는 단어들을 연결시켜서 말해주려고 한다. 아들이의 언어 발달에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샌가 땅콩 껍질과 귤 껍질을 자기가 깔 수 있게 되었다. 귤은 처음에 조금만 까주면 자기가 나머지 부분은 다 까고, 땅콩은 한 손으로 집어서 얇은 속껍질을 손가락으로 다 벗기고 알맹이만 먹는다. 땅콩은 정말 좋아한다. 한 입에 두 세 개씩 넣고 먹을 때도 있다. 땅콩 하루 권장량을 찾아보니 하루 15개에서 20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아들이는 이것보다 더 먹을 때도 있었던 듯싶은데... 앞으로 양을 조금 조절해줘야 할 것 같다.
아들이가 총의 쓰임새를 알게 된 것 같다. 아들이가 작은 총을 들고 빵 하며 손을 흔들면 엄마 아빠가 "으악"하고 쓰러진다. 몇 번 하니 엄마 아빠가 웃으며 쓰러지는 모습이 재미있었나 보다. 할 때마다 좋아하고 있다. 아들이가 웃으면서 하니 아빠도 기분이 좋다. 아들이가 지금 쏘는 총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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