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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 이유

생활/자동차

by Path Follower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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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차량 판매량과 각 차종별 판매 대수가 발표되고 있다. 최근 판매량을 살펴보면 국내 시장에서 중형급 이상의 차량이 많이 팔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10월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 순위를 보면 10위 이내에 중형 이상의 차량이 아반떼와 캐스퍼, 스포티지를 제외하고 7개나 됨을 알 수 있다.

2022년 10월, 국내 차종별 차량 판매 대수 순위

 

이번 글에서는 큰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봤다.

 

 

대한민국, 큰 차가 필요한가?

큰 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에 다니는 어마무시한 크기의 픽업트럭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사람들은 큰 차를 타고 다닌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의 큰 차 선호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미국은 동부 일부 대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자동차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도시 구조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 번 마트에 가거나 주유소에 갔을 때 왕창 사 오는 소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큰 차는 필수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도권이나 지방 광역시만 가도 지하철이 깔려있다. 버스망도 거미줄처럼 촘촘한 편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배차간격 등의 이유로 차량이 필요해지긴 하지만, 대도시에서는 차가 없으면 불편할 정도지 생활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눈앞에 편의점이 지천으로 깔려 있고 대형마트도 차로 20분 이내면 대부분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다. 아이를 키운다고 큰 차를 사는 경향이 많은데 아이를 키우는 건 유럽과 일본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들은 큰 차를 사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걸까?

 

 

큰 차 선호, 우리나라의 특징

우리나라 사람들 말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큰 차를 선호할까? 다른 나라 사람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지 안 하는지는 정확한 자료가 없어서 모르겠다. 그러나 차량 판매량으로만 본다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 나라,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는 큰 차보다 작은 차가 많이 팔리고 있다.

 

객관적인 근거는 없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얘기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큰 차 선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비용 부담이 적다

우리나라는 큰 차를 사더라도 비용 부담이 적은 편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차량의 절대적인 가격 자체가 국민들의 소득 대비 수준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차량 가격의 이유에는 우리나라에 현대나 기아 같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기업이 있는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대적으로 싸 보인다는 거지 절대적으로 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최근 찻값 너무 많이 올랐다). 

 

찻값 뿐만이 아니라 유지비용 자체도 다른 나라, 특히 일본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일본은 주차비와 세금 등 자동차 유지비 때문에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세금이 무서워서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저렴한 차량 유지비 역시 큰 차를 구입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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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인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한다. 내가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보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람들은 '내'가 아닌 내가 타고 다니는 '차'를 보며 나를 판단한다. 이게 뭔가 싶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엄연한 사실이다. 유명 연예인이 경차를 타고 나갔을 때와 비싼 외제차를 타고 나갔을 때 차이점을 이야기하는 영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차량의 가격에 따라 도로 매너도 달라지는 게 우리나라다. 이런 문화와 사회 분위기상 자연히 사람들은 더 비싼 차, 더 큰 차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3. 세금 구조

우리나라에서 자동차에 대한 세금은 차량 가격이나 크기가 아닌 배기량에 따라 책정된다. 따라서 차가 크고 비 싼더라도 배기량만 적으면 세금이 적게 나온다. 쏘렌토 1.6 하이브리드나 아반떼 1.6 하이브리드나 세금은 똑같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자동차 크기나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했다면 큰 차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 늘어나 큰 차에 대한 인기가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다.

 

4. 쾌적한 도로와 주차 환경

구축 아파트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요즘 짓는 아파트나 공공시설, 상업시설의 주차장은 꽤나 넓게 만들어져 있다. 점점 커지는 자동차의 크기를 반영한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소형차를 선호하는 일본이나 유럽은 주차 공간이 좁다. 도로도 좁다(프랑스 파리 도로 정말 좁다). 우리나라는 도로 폭도 비교적 넓은 편이고 큰 차를 운전하고 주차하기에 옛날에 지은 상가 지하주차장 같은데 못 들어가는 걸 제외하면 큰 불편함이 없다.

 

5. 살만한 차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소형차를 사고 싶다고 쳐도 살만한 소형차가 많지 않다는 것도 큰 차가 많이 팔리는 이유다.

최근 차량의 고급화, 대형화 추세에 따라 많은 소형 차종들이 단종되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i30, 엑센트, 스토닉 등의 소형차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경차는 혜택이 있고 장점이 명확하여 그나마 신규 차종이 나오고 시장이 유지 중이지만 소형차 시장은 경차와 준중형 사이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소형차가 잘 안 팔리니 차를 만들지 않고, 차를 만들지 않으니 차를 살 수 없는 악순환이 진행 중이다.

 

 

정리

위의 근거들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자료는 찾아봤으나 찾기 힘들었다. 어느 정도 뇌피셜도 있는 자료라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차를 선호하며, 세금 제도나 기타 상황들이 큰 차 선호를 권장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차카 크고 여유 공간이 많으면 편리하고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자동차의 가격도 비싸지고 자동차가 차지하는 공간도 늘어나게 된다. 자동차의 무게가 늘어나는 만큼 연료 소비량도, 연비도 안 좋아진다. 꼭 큰 차를 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까지 사회 분위기에 따라 큰 차를 사게 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 급에 눈치 안 보는 사회, 자신이 필요한 크기의 차를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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