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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필요한 자질 생각해보기 -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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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하라는 말을 많이 봐서 찾아보니 같은 제목의 책이 있었다(읽어보지는 않음).

내용을 떠나 책의 제목을 참 잘 지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의 온도'같은 책이 히트쳤듯이 책의 제목이 책의 판매량이나 인식에 정말 중요한것 같다는 생각을 뜬금없이 해본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된다.

태도는 일관성 있어야 타인에게 신뢰감을 줄수 있다. 태도가 그때 그때 기분에 휩싸이면 좋지 않다. 직장 생활에서도 필요한 자질이라고 하겠지만 난 육아에도 이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되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육아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 중 하나가 부모가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해야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부모가 기분에 따라 아기를 대하면 아기는 혼란을 느낀다고 했다. 원칙을 배우지 못하고 그때그때 달라지는 기준에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고. 심한 경우에는 애착 형성에도 문제가 생길수 있다고 했다.

 

 

알긴 알아. 그런데 말야...

이게 참... 어려운게 머릿속으로 이해는 잘되고 정말 중요하구나!! 라는건 안다. 그런데 실천이 힘들다.

힘든 정도가 아니라 너무너무너무 어렵다. 어려움을 넘어 고통스럽다. 내 자신 부터가 상황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고 기분이 안정적이지 못해서 더 그런것 같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삶을 살아왔는데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행동하려니 미치겠다. 노력하지만 이내 실패한다. 한 번 참지만 두 번 참지 못한다. 두 번 참아도 세 번 참지 못한다. 스킬을 쓸수록 카사딘의 궁극기 마나 사용량이 배로 증가하듯 나의 에너지 소모량도 배로 증가한다.

 

 

오늘도 밤에 아들이를 재우기 위해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데 아들이가 책에 있는 불도저 그림을 가리켰다. 그래서 "불도저야, 흙을 옮겨주는거야"라고 이야기해줬는데 계속 불도저를 찍으면서 아니라는 의미의 소리를 냈다(아직 말은 못하지만 소리의 뉘앙스로 아들이의 의중과 심기는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 그래서 굴착기? 포크레인? 등 비슷한 단어들을 마구 이야기해줬지만 아들이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뭐!!"라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큰 소리는 아니었는데 방에서 자고 있던 아내가 놀라서 나왔다. 말을 뱉고 이내 후회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말은 언제나 그렇듯 한 번 뱉으면 다시 주워담을수 없는 것이니까.

 

 

육아는 도 닦기이다

속으로 마음을 삭히고 다스리려고 했지만 이게 또 단시간에 되지 않는다.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게 멘탈 관리의 중요성이다. 육아로 몸이 피곤해지니 정신까지 약해진다. 정신이 약해지면 몸이 또 힘을 못쓴다. 악순환이다. 정신은 점점 약해지고 피곤해진다. 작은 불편과 불만, 실수에도 화와 짜증이 나게 된다. 이것 밖에 안되는 내 자신에게 화가나고, 저것 밖에 못하는 타인(주로 가족)에게 화가 난다. 나의 짜증이 옆에 있는 가족에게 튀는 경우도 빈번하다. 아내도 사람인지라 잦은 짜증에 좋아할리 없다. 분위기는 냉각되고 그럼 더 힘들어진다. 멘탈이 무너지면 나도, 가족도, 집안 분위기도 다 무너지더라.

 

 

부처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수양했다면 나는 아들이 아래에서 수양하는 중이다.

도를 닦는 느낌으로, 내 자신을 수양한다는 느낌으로 육아를 하고 있는데 역시나 도 닦기는 쉽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걸 억제하고, 가지고 싶은걸 참고, 배고픔을 견딘다. 살은 빠지고 흰머리는 늘어간다. 나의 시간을 온전히 아들이와의 시간으로 채우는게 행복하기도 하면서 아빠라는 책임의 무게에 버겁기도 하다. 아들이를 잘 키우고 있는건지, 부족하게 키우는건 아닌지, 뭔가 잘못되고 있는건 아닌지 항상 염려된다. 시간은 빠르지만 느리게 흘러간다. 어느새 19개월이지만 19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아들이가 커갈수록 걱정은 더 많아지고 깊어진다. 육아의 허들이 점점 더 높아지는 느낌이다. 아기가 걸어다닐 때 보다 기어다닐 때가, 기어다닐 때 보다 누워있을 때가, 누워있을 때가 뱃속에 있을 때가 더 낫다는 말이 격하게 와닿는다.

도를 닦자 도를 닦자

 

결국엔 현재

뱃속에 있을 때가 지금보다 훨씬 편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아들이는 나와서 뛰어다니고 있는걸.

결국엔 현재다. 현재, 지금에 집중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야한다. 행복의 열쇠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있다. 도닦는 현재의 나를 사랑하고 아껴야한다. 아들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겁게, 의미있게 보내야한다. 지금 내 모습이 육아로 힘들어보이고 우울해보이더라도 그게 나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을 사는 수밖에 없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일수 있게, 현재를 누리는 삶을 살수 있게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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