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는 2015년 최초 출시되어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선도했던 차다. 판매량도 좋았고 인기도 좋았어서 티볼리는 경영 위기였던 쌍용차(현 KG모빌리티)를 지금까지 멱살 잡고 끌고 온 일등공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티볼리는 지난 2017년과 2019년 각각 페이스 리프트가 진행되었고 올해인 2023년에 세번째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더 뉴 티볼리가 출시됐다. 더 뉴 티볼리가 기존 티볼리에서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외부 디자인, 실내 디자인, 성능, 연비, 가격을 중심으로 확인해 봤다.
헤드램프는 그대로 쓰고 그릴의 위치를 중심으로 디자인이 바뀌었다. 전면 상부에 있었던 전면 그릴을 전면 하부로 내린 게 가장 큰 변화다. 이를 통해 전기차 느낌을 낼 수 있게 했다. 전면 디자인에 다소 비대칭적인 요소를 도입해서 매력을 살렸다. 기존 쌍용차의 로고는 사라지고 'TIVOLI'라는 각인이 들어갔다.
타이어 주변 디자인이 조금 바뀌었다. 조금 더 두툼해진 느낌이 난다. 주유구의 모양이 사각형에서 원 모양으로 바뀐 점도 차이점이다. 타이어 휠의 색깔이나 디자인도 다소 바뀌었지만 타이어 크기는 그대로다. 램프가 바뀌지 않아서인지 확실히 측면 디자인의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후면 디자인은 하단 범퍼를 중심으로 변경되었다. 하단 범퍼에 그릴 느낌을 주게끔 변경되었다. 중앙 후방 안개등이 사라졌다. 전면과 마찬가지로 기존 쌍용차 로고가 사라지고 TIVOLI 레터링이 조금 더 강조되는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KG모빌리티로 바뀌었다. 우측 하단에 'KG MOBILITY' 각인을 새로 새겨 넣었다.
외부 디자인에서는 달라진 점이 바로 보였지만, 내부 디자인에서 달라진 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센터패시아 디자인, 계기판 디자인 모두 기존 모델을 계승했다. 그나마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 공조장치가 터치식 패널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내비게이션이 다소 돌출된 느낌으로 바뀌었는데 대충 봐서는 알아채기 힘들다. 기어 모습도, 사이드 브레이크 위치도, 핸들 모양도, 센터페시아 디자인도 모두 그대로다.
기존 모델이 1.5 가솔린 터보 모델로만 나왔던 것과는 달리, 더 뉴 티볼리는 1.5 가솔린 터보 모델 외에 1.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다. 가격은 1.5 터보 엔진이 조금 더 비싸지만 대신 출력도, 연비도 더 좋다. 사용된 엔진은 동일하며, 1.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은 2015년 최초 티볼리에 사용되었던 엔진을 사용한다.
두 모델 모두 기존 쌍용차 답게 아이신 사의 6단 미션을 사용한다.
두 모델 모두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토션빔(멀티링크)이 사용되었다.
단,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1.6 자연흡기 모델의 후륜 장치는 토션빔이다.
기존 모델에서 존재했던 수동 변속기 모델은 이번 페이스리프트로 사라졌다.
차량의 외부 디자인과 내부 디자인만 소폭 변한 모델이라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성능 차이는 거의 없다.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 길이와 높이 모두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과 동일하다.
두 모델 모두 50L로 변경 없이 동일하다.
기존 427L, 2열 폴딩 시 1,115L로 두 모델 모두 동일하다.
차 자체의 크기 변경이 없었기 때문에 트렁크 용량도 달라지지 않았다.
연비는 1.5 가솔린 터보 모델 기준 같은 엔진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동일하다. 공차 중량까지 1,360kg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 참고로 1.6 자연흡기 엔진 모델은 연비가 리터당 0.3km 정도 낮아진다. 이 정도면 '정말 변한 게 있긴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에서는 V1과 V3, V3 R-PLUS 블랙, V3 R-PLUS 화이트 모델 네 가지로 출시되었다. 가장 저렴했던 V1 모델의 가격은 자동변속기(A/T) 기준 1,883만 원, V3 모델이 2,101만 원, R-PLUS 블랙과 화이트가 각각 2,260만 원이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V1 모델의 가격은 페이스리프트 이전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엔진 성능이 떨어지는 1.6 자연흡기 엔진을 달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가격 인상이라고 봐야 한다.
더 뉴 티볼리의 가격은 1.6 자연흡기 엔진 모델인 V1, V3와 1.5 터보 모델인 V5, V7을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
V1모델의 경우 깡통 가격이 1,883만 원으로 소형 SUV 중 유일하게 2천만 원 이하의 가격대인 모델이다.
그렇다고 너무 가격에 집착해선 안 되는 게, 말 그대로 순수한 깡통이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은커녕 라디오도,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도, 인조가죽 시트도, 스마트키도, 핸들 열선도 없다. 120만 원짜리 내비 정도는 넣어야 하는데 그러면 2천만 원이 넘어간다. 말 그대로 낚시용 트림.
V3모델은 2,244만 원에 출시되었다. 역시나 내비게이션은 없다... 60만 원 추가해야 넣어준다. 하이패스도 25만 원을 넣어야 넣어준다. 나름 1.6 자연흡기 모델에서는 최상위 트림이지만 빈틈이 많다.
V5모델은 같은 깡통이어도 V1보다 훨씬 낫다. 가격이 300만 원인 더 비싼 만큼, 엔진 출력도 더 좋고 기본적으로 내비게이션도 들어가 있다. KG모빌리티에서 사실상 V5모델을 깡통으로 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V5와 V7의 가격 차이는 약 400만 원 정도인데 바뀌는 것들을 살펴보면 타이어 크기를 비롯한 외부 디자인, 이중접합 차음 실드, 인조 가죽시트, 스마트키, 오토 에어컨, 하이패스, 전동시트, 열선 및 통풍시트, 운전 편의 기능 등이다. 400만 원이라는 가격을 더 주는 만큼 추가되는 옵션이 꽤나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와 비교해 보면 편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많이 부족한 건 인정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티볼리의 풀옵션을 선택하더라도 HUD는 언감생심이고 메모리 시트, 서라운드 뷰, 원격주차 보조, 후측방 모니터 등 경쟁 차종인 셀토스나 코나에 들어간 편의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동 트렁크 기능도 없다.
쌍용차가 KG모빌리티로 바뀐 이후 성장 동력을 조금씩 찾아가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투자 자금이 들어오다 보니 늦어졌던 신차 개발이나 페이스 리프트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 티볼리 페이스 리프트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외부 디자인이나 내부 디자인, 성능 측면에서 눈에 확 띌만한 차이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KG모빌리티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곳은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아니라 신차 개발이다. 회사의 장기적 발전, 아니 생존을 위해선 이 방향이 맞다. 티볼리 페이스 리프트는 최신 트렌드에 최소한은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 가격적인 메리트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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