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교대 경쟁률 하락 이유와 시사점(ft. 일본 초등학교의 현실)

학교 일기/교육 이슈

by Path Follower 2023. 1. 19.

본문

반응형

최근 유튜브에 수능시험에서 모든 과목 9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경인교대 정시 1차에 합격했다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경인교대는 정시 1차에서 모집인원의 1.5 배수를 선발하는데, 2023학년도 정시 경쟁률이 1.3대 1에 불과했기 때문에 지원한 모든 수험생이 성적과 관계없이 합격처리된 게 그 이유였다. 이번 글에서는 교대 경쟁률 하락의 원인과 시사점에 대해 정리해 봤다.

 

2023학년도 전국 교대 정시/수시 경쟁률

2023학년도 전국 교대와 초등교육과 경쟁률과 전년도인 2022학년도 경쟁률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 전국 10개 교대 평균 경쟁률 - 1.87대 1 (전년 평균 경쟁률 2.2대 1)
  • 청주교대 경쟁률 - 2.42대 1 (전년 2.65대 1)
  • 춘천교대 경쟁률 - 2.29대 1 (전년 2.5대 1)
  • 전주교대 경쟁률 - 2.08대 1 (전년 2.22대 1)
  • 광주교대 경쟁률 - 1.99대 1 (전년 2.14대 1)
  • 공주교대 경쟁률 - 1.88대 1 (전년 2.47대 1)
  • 진주교대 경쟁률 - 1.83대 1 (전년 2.44대 1)
  • 부산교대 경쟁률 - 1.77대 1 (전년 2.03대 1)
  • 서울교대 경쟁률 - 1.77대 1 (전년 2.10대 1)
  • 대구교대 경쟁률 - 1.73대 1 (전년 2.06대 1)
  • 경인교대 경쟁률 - 1.37대 1 (전년 1.82대 1)
  •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경쟁률 - 3.88대 1 (전년 경쟁률 6.18대 1)
  • 제주대 초등교육과 경쟁률 - 2.14대 1 (전년 3.48대 1)
  •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경쟁률 - 8.36대 1 (전년 7.77대 1)

 

출처 - 괜찮은 뉴스

 

정시모집 경쟁률을 보면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대와 초등교육과의 경쟁률이 전년 대비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정시뿐만 아니라 2023학년도 교대 수시모집 경쟁률도 전년 대비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응형

 

교대 경쟁률 하락 이유

교대의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는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꼽힌다.

 

1. 줄어든 티오로 인해 높아진 임용 경쟁률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지역의 초등교사 티오는 매년 800명 ~ 1,000명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서울 초등교사 티오는 100명대로 급감했다. 티오가 줄어든 만큼 교대의 정원이 줄어들지 못했고, 이로 인해 임용시험에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티오 감소가 일시적이라면 4년 후 미래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티오가 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이미 저출산의 웨이브는 시작되었고, 불과 5년만 지나면 초등학생수의 40%가 감소한다. 현재도 어려운데 미래는 더 암울한 것이다. 교대 자체가 초등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대학이기 때문에,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교사가 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따라서 이는 수험생들에게 교대 입학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2022.09.22 - [학교 일기/교육 전반] - 서울 초등교사 임용티오 통계와 티오 폭망의 이유 분석(2010년 ~ 2023년도 서울티오 정리)

2022.10.23 - [학교 일기/교육 전반] - 2023년 시도별 초등 임용시험 경쟁률 분석

 

2. 추락하는 교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급속하게 추락하고 있는 교권 역시 교대 경쟁률 하락의 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교권 침해는 어느새 교실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되었고,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의 정당한 지도가 아동학대로 지목되어 재판까지 가는 일이 많이 지면서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수업하기 어려워졌다. 과거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고, 이제 스승이 학생의 그림자를 밟지 말아야 할 지경이 되었다. 학생이 "선생님이 내 그림자를 밟아서 마음의 상처가 됐고 제 정서에 문제가 생겼어요"라고 말할지 누가 알겠는가.

추락하는 교권과 교권침해 사례

 

3.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도입

최근 교육부 장관은 내년부터 초등과 중등 교원양성을 위한 교육전문대학원 두 곳을 시범 운영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교육전문대학원 졸업생들에게는 임용을 보지 않고도 교사가 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는 내용도 들리고 있다. 교대생은 국공립학교 임용을 위해서 반드시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임용시험을 통하지 않고 교사가 되는 길을 만들어준다고 하니 시험을 봐야 하는 길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은 교육전문대학원에 대해 자세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 많은 걸 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022.12.17 - [학교 일기/교육 전반] - 교대도 로스쿨처럼? - 전문대학원 체제를 통한 교사 양성의 장점과 단점

 

 

교대 경쟁률 하락의 시사점

교대 입학 경쟁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교대 입학 성적이 떨어지는 것과 정확히 1:1의 상관관계를 갖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있다고 봐야한다. 교대의 경쟁률이 낮아진다는건 경쟁이 사라진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교대에 입학하기 쉬워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입학이 쉬워지면 어느정도 입학 성적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교대 입학 성적이 내려가는 현상은 당장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현장에서 학생을 만나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이라는 교육 기간과 임용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들어오는 시기부터는 교사의 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교대 입학 성적 = 교사의 질'이라고 단언하기는 조심스러운 문제이나, 우리나라 입시 체제 하에서는 입학성적이 높은 사람들이 조금 더 성실하고 우수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단일 학과로 수백 명을 뽑는 교대의 특성상 입학생의 성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특징이 있으나, IMF 외환위기 직후 수도권 교대의 입학 성적은 서울 상위권 대학과 비슷했으며 그 후에도 서울 중위권 대학 이상 수준은 유지했었다. 경쟁률이 낮아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입학생의 성적은 점점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일본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일본의 초등교사는 기피직업 중 하나라고 한다. 고강도 업무량에 낮은 급여와 대우가 그 원인이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래 기사 내용을 보면 젊은 교사들이 가정통신문을 제대로 못 쓸 정도로 수준이 낮아 교장이 첨삭을 해야 하고, 교육과정 내용이 어려운 고학년을 젊은 교사에게 맡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아래와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과밀 학급과 낙후된 시설로 대변되는 열악한 교육 환경과 무너져내리는 교권 속에서 공교육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수준의 교사들이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개떡 같은 공문을 내려보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며 교육과 행정 업무 모두를 처리해 왔다. 비위를 저지른 교사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교사는 선량한 마음으로 학생을 지도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이제 슬슬 지쳐가는 느낌이다. 내 후배들이 나보다 더 뛰어난 인재들이었으면 좋겠다. 부디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미래 모습이 현재 일본과 같지 않기를 바라본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

< >